대선보다 치열하다는 한국세무사회 회장선거가 지난 15일 첫 격전지 대구지방세무사회를 시작으로 16일 제주지역회에 이어, 19일 서울지방세무사회에서 혈전이 펼쳐졌다.
이번 선거에는 회장후보로 기호1번 구재이 전 한국세무사고시회장, 기호2번 유영조 중부지방세무사회장, 기호3번 김완일 전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이 나섰으며 윤리위원장에는 기호1번 김겸순 한국세무사회 감사, 기호2번 남창현 감사가 출마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당사자인 출마 후보자들의 동의 없이 소견발표회를 없애 버려 다소 맥 빠진 선거가 진행되고 있지만, 지방회 정기총회장에서 출마 후보와 운동원들이 명함을 나눠주며 한 표를 호소하는 풍경은 여전했다.
지금까지 치러진 대구지방회, 제주지역회, 서울지방회 등 3곳의 선거 과정을 보면 예년과 달리 일부 지방회의 몰표 현상이 많이 누그러졌다는 회원들과 후보 진영의 조심스런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과거 ‘정심(鄭心)’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작용했던 대구지방회의 경우 구광회 전 회장이 감사에 출마해 무투표 당선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이번에는 전현직 지방회장을 비롯한 지방회 임원과 지역회장 등 회직자들이 회원들에게 특정후보를 찍도록 종용하는 등의 사례가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게 각 후보 진영의 반응이다.
과거에는 부산, 대구, 대전, 광주지방회 등에서 차기회장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정구정 전 회장의 영향으로 지방회 임원들이 일반 회원들에게 특정후보를 지지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몰표나 표 쏠림 현상이 벌어졌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때문에 서울 등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나오는 몰표나 표 쏠림으로 당락이 결정돼 출마후보들은 지방회원들에 공을 많이 들여왔다.
19일 두 번째 투표가 진행된 서울지방회의 경우도 전통적으로 야성이 강한데다 김완일 전 서울회장의 중도사퇴와 후임회장 보궐선거를 폐지한 한국세무사회의 규정개정에 대한 반발 심리가 확산돼 표 쏠림 현상은 거의 없었다는 게 회원들과 출마 후보진영의 공통된 시각이다.
6개월 이상 임기를 남겨두고 회장이 중도 사퇴하는 경우 회칙에서 보궐선거를 명시하고 있음에도 ‘지방회설치운영규정’의 준용 조항을 삭제하고 소급 적용해 보궐선거를 없앤데 대한 부정적 여론이 적잖은 탓이다.
이례적으로 역대 서울세무사회장들은 지난 14일 세무사회관에서 ‘규정 개악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어 서울회 역대 회장 모두는 19일 정기총회 참석을 보이콧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빚어지면서 회원 표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방회장 보궐선거를 없앤 규정개정에 대해 대다수 지방회장과 지방 회직자들이 ‘본회의 지방회 장악’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어 투표가 예정돼 있는 나머지 지방회의 회원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19일 코엑스에서 치러진 제33대 세무사회장과 윤리위원장 선출을 위한 서울지방세무사회 회원 투표율은 61.3%(유권자 6522명, 투표자 4004명)로 2021년 투표율 66.4%에 비해 5.1%p 낮았다.
세무사회장과 윤리위원장 선거는 이번 주에 20일 중부회, 21일 인천회 등 수도권과 22일 대전회, 23일 광주회까지 계속되고, 다음주 26일 부산회를 끝으로 지방회별 순회투표가 마무리된다.
각 지방회별 투표함은 오는 30일 한국세무사회 정기총회에서 개표돼 당선자가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