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제조업, 여름성수기 끝나며 부진 예상…제조업, 대내외 리스크 확대
지난 5월부터 회복세를 보이던 기업 경기 전망 흐름이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9월 BSI 전망치는 92.9를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전월 대비 4.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에 대한 긍정 응답이 부정보다 많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 응답이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한경협은 "5월부터 상승세를 이어가며 기준치에 근접하던 BSI가 중동 사태, 세계 경기 둔화 전망 등으로 인한 경기 심리 불안과 내수 부진 우려가 겹치면서 반락했다"고 분석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BSI는 각각 93.9, 91.9로 동반 부진했다.
특히 비제조업은 지난 7월 105.5로 기준치를 초과했으나, 건설업 불황 지속, 여름 성수기 종료 등으로 두 달 새 13.6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은 미국의 실물 경기 둔화, 중국의 경제 성장 부진, 내수 여력 약화 등 대내외 리스크가 확대되며 경기 전망이 부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의약품(125),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14.3), 식음료 및 담배(105.3)가 호조 전망을 보였고, 목재·가구 및 종이가 기준치에 걸쳤다.
이를 제외한 6개 업종은 모두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 중에서는 도·소매(101.9)가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고, 전문과학·기술 및 사업지원 서비스가 기준치에 걸쳤다.
나머지 5개 업종은 기준치를 하회했는데, 이중 여가·숙박 및 외식업(78.6)은 여름 휴가철이 끝난 데 따라 업황이 가장 부진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부문별 BSI는 모든 부문에서 부진이 예측됐다. 전 부문 부진은 지난 7월 이후 3개월 연속이다.
내수 96.3, 수출 94.5, 고용 94, 자금 사정 93.7, 채산성 92.9, 투자 91.4, 재고 102.6을 기록했다.
재고는 기준선 100을 넘으면 재고 과잉을 의미한다.
내수는 고금리 부담에 따른 가계 소비 약화로 2022년 7월부터 27개월 연속 기준치를 하회하고 있으며, 수출은 전월 대비 BSI 값이 4.7포인트 떨어지면서 2022년 8월 이후 2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한경협은 수출 대부분이 반도체 호황에 기인하고 있어, 반도체를 제외하면 수출 증가세가 미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세계 자본시장 충격, 중동정세 악화, 미중 경기 불안에 더해 내수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며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상법 개정 논의를 지양하고 거시 지표를 안정시켜 기업이 국내외 정세의 급박한 변화 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