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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상 금융보험사 범위 재검토 촉구....“현실 반영 시급”
공정거래법상 금융보험사 범위 재검토 촉구....“현실 반영 시급”
  • 이예름 기자
  • 승인 2024.09.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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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 의결권 제한 규제 금융사는 ‘고객 자금’ 수신 경우 인정
신산업 활성화·규제 현실화 위해 ‘금융보험업’ 정의 재검토 필요
한경협, 공정거래법상 금융·보험회사 의결권 제한 규제 검토 보고서

공정거래법상 금융·보험회사의 의결권 제한 규제’의 대상 범위를 재검토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은 현행 규정상 상호출자제한(상출제) 기업집단에 속하는 국내 회사로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금융·보험사)는 취득 또는 소유하고 있는 국내 계열회사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홍대식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의뢰한 ‘금산분리 규제로서 공정거래법상 금융·보험회사 의결권 제한 규제 검토’ 보고서를 통해 최근 카카오 기업집단 관련 판결(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4두31727, 서울고법 2023. 12. 7. 선고 2023누36352)을 분석하고 관련 규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현행 상출제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로서 국내 계열사 주식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금융보험사의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법상 ‘금융업 또는 보험업’의 범위는 통계법에 따른 한국표준산업분류를 그대로 따르고 있는데 이 기준에 따르면 고객의 자금을 예탁 받는 은행, 보험 등 수신(受信) 금융사뿐만 아니라 캐피탈, 신용카드업 등 여신(與信) 기능만 수행하는 회사도 금융보험사에 해당한다.

또한 공정거래법 제2조 제10호에서 인용하고 있는 한국표준산업분류는 본질적으로 통계를 위해 작성된 것에 불과하고 금융과 산업의 융합으로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표준산업분류를 기준으로 금융보험업을 정의하는 것은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환경을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특히 이러한 의결권 제한 규정은 과거 기업집단이 고객의 예탁금 및 보험료가 주된 자산인 금융보험사를 소유하면서 향후 고객에게 되돌려 줘야 하는 자금이 대주주의 지배권 강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를 고려해볼 때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최근 사법부도 고객 자금을 예탁받은 경우에만 공정거래법상 의결권 제한 규제 대상 금융사에 해당 하는 것으로 제한적으로 해석했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 기업집단 소속 케이큐브홀딩스가 배당 등 금융 관련 수익이 95%를 넘는 금융사인데도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한 것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금융사 의결권 금지 규제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해 검찰에 케이큐브홀딩스를 고발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작년 12월 이러한 공정위 판단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금융회사의 의결권 제한 규정은 고객의 예탁자금을 이용해 계열사 확장을 방지하는 데 취지가 있기 때문에 규제 대상이 되는 금융업은 타인 자금 운용을 업으로 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등법원은 따라서 공정위 처분을 취소했고 대법원도 올해 5월 공정위 항소를 기각해 고등법원 판결을 확정했다.

서울고법은 판결(서울고법 2023. 12. 7. 선고 2023누36352)을 통해 “한국표준산업분류에서는 '금융업'에 관해 타인자금의 운용과 자기자금의 운용을 구분하고 있다‘고 밝히고 ”공정거래법상 의결권 제한 제도의 입법취지와 연혁 등에 비추어 볼 때 舊 공정거래법 제11조(현행법 제25조)에서 말하는 ’금융업‘이란 타인자금, 즉 고객의 예탁자금을 운용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산업활동 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한해석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특히 이번 대법원 판결이 한국표준산업분류 상 금융보험업 중에서도 고객의 예탁자금(타인 자금)을 운용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산업활동과 자기의 고유재산(자기 자금)을 운용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산업활동을 구분하고, 타인 자금 운용업 만을 의결권 제한을 적용 받는 금융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제한 해석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홍대식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공정거래법상 금융보험업의 정의를 기존의 한국표준산업분류를 따르는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우선 현행 금융보험사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회사를 ‘기능별’로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금융서비스 현대화법(Gramm-Leach-Bliley Act)에서는 금융지주회사가 보유할 수 있는 자회사를 금융업(financial in nature)이나 금융 행위에 부수하는 행위(incidental to such financial activity), 또는 금융 행위에 보완적이고 예금기관이나 금융시스템 전반의 안전성이나 건전성에 실질적인 위험을 주지 않는 행위 등을 하는 회사로 구분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해외 입법례를 참조해 신용평가업, 세무대리서비스와 같은 핀테크 및 가상자산거래소 등과 같이 금융 행위에 부수하는 업종(금융유관업)을 금융보험사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회사로 규정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상출제 소속 금융보험사들이 핀테크 등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정거래법 의결권 행사금지 규제를 받는 금융보험사의 범위를 이번 대법원 판결 취지를 고려해 고객의 자금을 수신하는 금융사로 한정할 것도 제안했다.

보고서는 또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금융소비자보호법)상 금융상품·서비스 분류를 참고해 의결권 제한 규제가 적용되는 대상을 ‘금융소비자보호법 및 시행령에 따른 예금성 상품을 취급하는 금융·보험업’으로 한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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