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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 칼럼] 세무사를 슬프게 하는 각자도생의 시대
[국세 칼럼] 세무사를 슬프게 하는 각자도생의 시대
  • 이종탁 세무사·경영학박사
  • 승인 2024.09.2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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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쩜삼 등 플랫폼과의 전쟁은 내부 협력자 단호한 대응서부터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는 9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세무사회가 제기한 세무사법 위반 고발사건 항고에 대해 서울고등검찰청이 지난 6일 항고를 기각하고 불기소 처분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한국세무사회는 이날 배포한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한국세무사회는 개인정보와 과세정보를 영리목적으로 유린하고 불법적인 세무대리까지 일삼으면서 성실납세를 방해하고 국가재정을 좀먹는 삼쩜삼이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도록 즉각 재항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무사회는 “이러한 언론 보도는 검찰의 발표 없이 삼쩜삼에서 만들어 언론에 제공된 보도자료에 기반한 것으로, 한국세무사회는 당사자인 항고인으로서 어떠한 통지도 받지 못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삼쩜삼의 보도자료를 기반으로 한 이번 언론내용은 피항고인 삼쩜삼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보도한 것으로 정작 항고인인 한국세무사회의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인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삼쩜삼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세무사회의 단호한 투쟁 의지에 역행하는 내부 협력자도 있고 다른 회원의 거래처에 대한 영업이익 극대화에만 신경 쓰는 세무·회계법인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따라서 회원 단합과 세무사 업무정화의 정의를 세우기 위한 세무사회의 단호한 대응이 주목되는 시점이다.

각자도생의 시대에 세무사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세무사회가 올해 종합소득세 신고를 앞두고는 삼쩜삼 등 세무플랫폼 업체와 대대적인 고소·고발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드러난 무리한 환급과 과도한 수수료 챙기기 등 공평한 세금과 공정한 수수료에 역행하는 사기업의 부도덕한 면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세무사회의 원칙적인 대응에 삼쩜삼을 바라만 보고 있던 회원들은 호응을 보내고 있다.

반면에 ‘삼쩜삼과 협업한 세무사, 5월 평균매출액 6300만원 찍었다’고 모 경제신문은 6월 말에 기사를 냈다. 세무사회의 대응에 호응하며 응원했던 대부분 세무사를 비웃기나 하듯 삼쩜삼의 ‘세무사 신고 서비스’ 출시에 협업한 세무사들은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협력 세무사가 어떤 일을 했는지는 소수의 경험담에서 밝혀지고 있으나, 이런 세무사들의 자찬은 많은 세무사들을 참으로 슬프게 하는 현실이다.

“삼쩜삼 솔루션과 특화플랫폼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협력세무사로 참여한 것에 대해 사후적인 당위성으로 포장하는 세무사도 있으며, “업력이 적어 경제적으로 힘든 세무사들도 많은데, 빠르고 간편하게 고객을 만나고 손쉽게 신고할 수 있어 동료 세무사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손쉽게 욕구를 해결해서 좋았다는 의견을 말한 세무사도 있다. 

나아가 “삼쩜삼 플랫폼을 통한 세금 신고가 성장할수록 세무 사각지대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며 “세무사와 상생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삼쩜삼과 협력한 세무사의 이상한 정당성을 합리화하며 그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잘못된 평가까지 더하는 세무사도 있었다.

진화하는 플랫폼 전성시대에도 최소한의 도덕과 윤리는 필요

올해는 삼쩜삼은 물론 ‘세이브잇’, ‘비즈넵 환급’ 등이 더해져 5월 소득세 환급 시장은 더욱 뜨거웠다. 또 세무·회계 전문가들이 개발한 경정청구 서비스도 ‘더낸세금’ ‘리택스’, ‘택스리서치’ 등의 서비스명으로 합세해 세무사들의 업역을 혼란하게 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특화된 세무플랫폼 특징에 따라, 유명 플랫폼 중 제4인터넷은행 설립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삼쩜삼이 참여하는 U-뱅크 컨소시엄에는 IBK기업은행이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캐시노트로 서비스하고 있는 한국신용데이터의 KCB뱅크 컨소시엄에는 우리은행이 투자를 확정했다고 한다. 세무 플랫폼이 이제는 금융의 영역까지 확대해 지지기반을 굳건히 할 태세다.

비슷한 세무 플랫폼이 계속 등장하고 있는 실정에 세무플랫폼 업체들은 다른 영역까지 아우르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세무사법 위반을 교묘히 따돌리기 위해 세무사들의 플랫폼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형국에서 세무사회와 세무사의 대응책도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어지럽다고 해서 원칙 없는 대응과 자존심을 저버리는 줏대 없는 행동을 하는 회원이 많아진다면 수습할 수 없는 지경으로까지 갈 수 있다. 따라서 어려운 시기에 현명한 대책과 개인의 행동 기준을 재정립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까지 삼쩜삼 협력세무사로 참여한 세무사는 참여 전에 세무사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고민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협력세무사 참여 광고성 문건에 고민한 경우는 별로 없었다고 하나, 지인 세무사로부터 직접 제의를 받았을 때는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어떤 세무사는 영업이 안 돼 폐업 위기에 이르러 사업체 보존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삼쩜삼의 협력세무사로 참여했다고 토로했다.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세무사업계 전체를 생각해 볼 때 그럴 수는 없는 행동으로 생각된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대사 “이러다 우리 다 죽어”

2021년 9월에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나오는 유명한 대사이다. 잘못된 선택을 하여 엉뚱한 방향으로 가거나 상황이 부정적으로 흘러가는데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을 때 등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예상되는데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을 때를 일컫는 표현이다.

공리주의 철학자 ‘재러미 밴덤’은 기본적인 원칙을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으로 표현했다.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큰 행복을 주는 행위가 도덕적 선(善)이라는 것이다. 개인의 행위가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 더 나아가 사회 전체의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을 때 더욱 바람직하고 올바른 것으로 평가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삼쩜삼에 협력하는 세무사 개인은 보도자료에서 보는 바와 같이 5월 한 달 간 세무사무소 1곳당 평균 매출이 6310만원을 달성했다고 하고,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한 사무소는 4억340만원을 벌었다고 했다. 또 1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사무소만 12곳에 달한다고 했다. 이런 만족감(?)을 느낀 세무사는 삼쩜삼에 참여한 극소수이다. 이에 비해 삼쩜삼으로 인해 고통을 느낀 세무사는 1만6000여 세무사의 대부분이다.

삼쩜삼을 따른 소수의 세무사를 위해 대다수 세무사는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 고통을 참으면서 삼쩜삼의 부당성을 알린 대부분은 자신이 일을 수행하고 돈을 벌어 얻는 이득보다는 공익을 중시하는 세무사의 사명을 먼저 생각했다 무엇보다 부당한 업체의 판단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세무사의 자존심을 가장 먼저 고려해 불참을 결정한 것이다.

외부 대응과 함께 내부 정화도 이루어야

외부와의 싸움은 원칙에 따라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 원칙이 부당성의 근거자료를 바탕으로 할 때 힘은 제대로 받게 된다. 하지만 이에 반하는 내부 협조자가 있을  때에는 그에 대한 계도와 강력한 처벌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그것은 철저한 조사 후 실시해야 한다.

세무 플랫폼기업의 등장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를 영업 성장의 기회로 여기는 세무사들도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소수이지만 이미 협력세무사의 영업성적표가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우선, 이러한 일시적 달콤함을 반기지 않도록 회원들에 대한 윤리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다음으로는 이를 위반한 회원들에 대한 철저한 정화조사를 실시하고, 위반한 회원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로 일벌백계해야 한다.

회의 존립과 발전은 회원의 참여와 원칙에 입각한 회무의 집행에서 비롯된다. 지난 주 서울지방세무사회는 업무정화조사위원회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하고 업무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경찰수사연수원의 교수를 초빙해 체계적인 조사기법 등을 정화조사위원들에게 교육했다. 

이런 공정한 업무정화조사와 그에 따른 단호한 징계가 이뤄질 때 세무사회가 바로서고 불법 세무플랫폼의 업역 침해도 막아낼 수 있다.

이종탁 세무사·경영학박사
이종탁 세무사·경영학박사

 

• 서울지방세무사회장   
•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 경희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 세무법인 윈윈 대표    
• 국세동우회 자원봉사단 부단장 및 칼럼리스트
• 대한세무학회 총무부학회장      
• 전) 한국세무사회 부회장
• 전) 서울지방세무사회 부회장    
• 국립세무대학 2회 졸업 
• 경희대학교 대학원 경영학박사


이종탁 세무사·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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