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담대 월평균 4.6조원, 전년동월비 7.5% 증가, 2년새 급증
"재정 역할 결여된 내수 진작용 기준금리 인하, 부동산대출 증가영향 대비해야"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이 주요국 중 높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금리인하로 인한 부동산 대출의 추가 증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임광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IMF 자료(World Economic Outlook)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2.1%로 경제규모 30위권 국가(대만, UAE 제외) 중 다섯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상위 5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보면 스위스가 127.7%로 가장 높았으며 호주 110.3%, 캐나다 101.4%, 네덜란드 94.9% 순이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상위 5개국의 5년간 추이를 보면, 호주는 2020년 2조4150억달러(오스트레일리아달러 AUD 기준)에서 2024년 2조9140억 달러로 4990억달러 늘어 20.7%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캐나다는 2020년에 2조4910억 달러(캐나다 달러 CAD 기준)에서 2024년에 2조9600억 달러로 19.4%(4690억 달러↑) 증가했다.
한국은 2020년 1998조2700억원(원화 KRW 기준)에서 2024년에 2248조2050억원으로 249조9350억원 늘어난 12.5%의 증가율을 나타내 상위 5개국 중 세 번째로 가계부채비율이 높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주택담보대출이 1100조원에 육박해 가계대출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최고치로 나타나고 있다.
임광현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 받은 ‘가계대출 용도별 잔액 및 비중’자료를 보면, 2024년 올해 2분기 가계대출 규모는 1780조원으로 늘어났고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1092.7조원으로 전체의 61.4%를 차지했다. 2020년 말 주택담보대출 비중 55.8%에서 5.6%p 증가한 규모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액은 월평균 4.6조원 늘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2022년에는 월평균 1.7조원 증가, 2023년에 월평균 4.3조원 늘어난 수치에 비해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증가율 또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년 동월대비 기준으로 7.5%로 나타나 지난 2년간 각각 4.6%, 3.8%를 나타낸 증가율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지난 10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4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 0.25%p 인하를 결정했다. 시장금리가 하락해 대출금리가 낮아지면 차입비용이 감소하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의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9월 한국은행의 자체분석 결과 대출 금리가 1%p 하락하면 1년 이후 가계대출 증가율은 0.6%p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또한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로 대출금리가 25bp 하락할 경우에 1년 뒤 전국 주택가격은 0.43%p 추가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주택매매 실거래가격을 보면, 서울을 중심으로 6월에 1.5%, 7월에 2.4% 급증해 2021년 이후 월별 기준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서울의 주택시장 위험지수 또한 2021년 1분기에 1.61에서 2023년 4분기에 0.50으로 떨어졌으나 올해 7월에는 1.11로 3년전 위험지수 상황으로 다시 악화된 상황이다. 주택가격이 고평가 구간인 0.5를 넘어 과열위험 구간인 1.5에 근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광현 의원은 “GDP 기준년도 개편에 따라 GDP 대비 가계대출 비중이 축소됐으나 여전히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며 “국가재정 여력이 급격히 저하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 조치만으로는 내수 진작을 도모하기 어려우며 자칫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부채 증가폭의 추가 확대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면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