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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해, 또 다른 이야기
소의 해, 또 다른 이야기
  • jcy
  • 승인 2009.01.0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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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政칼럼] 金鎭雄本紙 論說委員
   
 
 
[아시아의 희망 소]
소로 상징되는 기축년이 밝았다. 소는 십이지 중 두 번째 동물이다. 정월 첫 축일(丑日)은 ‘소의 날’이라 하여 소를 편히 쉬게 하고 소에게 밥과 나물까지 먹였다. 인도에서는 신으로까지 모셔지는데, 소는 신석기 초에 길들여진 것으로 추정되며 인류의 역사에서 귀한 존재가 되었다.

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에는 소 뼈가 점을 치는 도구였다. 동아시아에서 소는 농사, 운반에 요긴하게 활용되는 튼실한 일꾼이어서 소비재(쇠고기)가 아닌 재산목록 1호였다. 따라서 아시아인들에게 있어 소는 우직하고 근면한 삶의 동반자이다. 아시아인들에게 소의 해는 소망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희망을 주는 해이다.

[방귀세]
얼마 전 TV방송에서 사라져가는 북극을 특집으로 방영하여 좋은 반향을 얻었지만 이제 북극 곰만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하여 인간도 울게 되었다.

지속적인 해수면 상승으로 남태평양의 섬 나라, 투발루(Tuvalu)가 물에 잠기고 있어 미구에는 나라가 사라질 판이기 때문이다. 뉴질랜드는 기후 변화 피해가 다른 나라보다 더 심각하여서 ‘기후변화대사’(Ambassador for Climate Change)라는 특이한 직책까지 만들었다. 기후변화대사로 Adrian Macey씨가 작년에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원인에 대하여 예상 밖의 이야기를 하였다. “뉴질랜드는 농업과 목축업의 비중이 크다 보니, (소의 방귀와 트림, 쇠똥 등을 통해 배출되는) 메탄가스가 무려 뉴질랜드 전체 온실가스 발생량의 50%나 됩니다. 유제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산림을 훼손해 마구잡이로 목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우리는 소를 비롯한 가축들의 메탄가스 배출이 이리 심각한 줄은 미처 몰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년 전 뉴질랜드는 농부들이 기르는 소에 대하여 예전에는 듣도 못한 소위 ‘방귀세(稅)’라는 세금을 물리는 방안까지 추진했다고 한다. 물론 농민들의 강한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지만 이런 기묘한 이름의 세금이 언젠가 나타나지 말란 법은 없다.

[서양의 소]
북극에서 곰이 눈물을 지어야 하고, 남태평양에서는 투발루 섬이 물에 잠겨가는 위기는 이렇듯 엉뚱한 곳에서 그 원인의 한 자락을 포착하게 된다. 다름아닌 대규모 목축이 기아와 환경문제를 야기시킨 거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소들이 지구 온실가스의 무려 18%에 대하여 유죄라는 것이다.

이제 소를 기르는 것은 지구 생태계에 큰 부담을 주며, 심각한 환경 문제로 부상했다.

‘Livestock’s Long Shadow’라는 또 다른 보고서도 15억 마리에 달하는 전세계의 소들이 다양한 다른 생물들의 멸망과 기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대로 가면 2050년까지 소는 두 배로 늘어나게 되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란다.

[육식과 기아]
존 로빈스는 세계 최대의 유명한 아이스크림 회사 배스킨 로빈스의 상속자으로서 가업인 유제품 사업을 물려받기를 사양하고 채식주의자(Vegen)로서의 생활에 충실했다.

반면에 그의 혈육들은 육식과 유제품 탓에 비만에 시달렸고 숙부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떴다고 한다. 그는 이미 1987년에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는 저서로 큰 반향을 얻었다. 육식에서 오는 위험을 지적하고, 사회적 부작용에 대하여 “미국 축산업이 배출하는 폐기물은 인간이 배출하는 것의 130배에 달한다.

미국의 경우 한 가구당 떠안아야 할 축산 폐기물의 양이 무려 20톤에 이른다”고 경고했다.

빈민국 기아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는 메시지로 “농경지 2.5 에이커에서 양배추를 생산하면 23명의 에너지를 충족시킬 수 있다. 감자를 생산하면 22명, 쌀을 생산하면 19명, 옥수수를 생산하면 17명, 밀을 생산하면 15명, 닭고기를 생산하면 2명, 쇠고기를 생산하면 1명의 에너지를 충족시킬 수 있다. 육식을 끊는 행위에는 모든 대륙의 자연을 대대적으로 회복시키는 생태계적 르네상스가 동반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존 로빈스 저, 시공사 간 ‘음식혁명’)

[희망의 밥상]
아프리카에서는 굶어서 죽어가는데 선진국에서는 너무 많이 먹어서 죽어가고 있으니 안타까운 아이러니이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육식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이다. 인간의 몸은 해부학적으로 많은 양의 고기를 자주 섭취하는 데 적당하지 않다.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은 장의 길이부터가 다르다. 육식동물의 장은 짧아서 먹이 중에서 소화되지 않은 것도 부패하기 전에 재빨리 몸 밖으로 내보낼 수 있게 돼있다.

초식동물은 식물성 먹이로부터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더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의 길이가 길다. 인간의 장도 길다.

따라서 육식을 하면 고기 찌꺼기가 장에 너무 오래 머무르게 된다. 다른 측면에서 봐도 인간은 육식에 적합한 신체구조를 갖고 있지 않다.”고 제인 구달은 역설한다. (제인 구달 저, 사이언스 북스 간 ‘희망의 밥상’)

[신년의 바램]
새해가 밝았다. 기축(己丑)년은 육십간지 중 26번째 해이다. 나이로 치면 이십 대 후반의 건강한 성년이고 치유능력이 뛰어난 시기이다. 우리도 올 해 아시아의 소처럼 부지런히 일하고 한 걸음, 한 걸음, 우보(牛步)로 나아가서 꼭 경기회복을 일구어내는 희망의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또한 세계인으로서 저개발국가의 기아를 해소하는데 일조하기 위하여, 개인적으로는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하여, 그리고 지구가 숨쉬고 살 수 있도록 건강한 삼림 유지를 위하여 우리 각자가 무언가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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