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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이 4일부터 본격시행 되면서 금융업은 새로운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했다.

금융선진화를 꾀하고 글로벌화에 새롭게 도전하는 금융사들의 발걸음이 이제부터 바빠지겠지만 시행 첫날부터 명암이 엇갈리며 모든 금융회사가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사실 자통법은 금융시장의 칸막이를 허물고 모든 금융회사가 자유롭게 다양한 금융상품을 취급할 수 있도록 하기위한 법이다.

따라서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신탁회사 등으로 구분되어 운영되어온 업무영역이 없어지고 은행이 독점해온 지급결제업무도 개방됨에 따라 새로운 금융상품과 서비스출현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자통법은 기존의 은행보다 증권사에 혜택부여가 많아 은행 쪽은 업무영역침해를 우려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미 시중은행들은 은행권의 보통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출현으로 대규모 자금이탈을 경험한바 있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자통법 시행으로 증권사의 소액지급결제 서비스가 오는 6월부터 시행되면 은행 전유권의 지급결제시장이 빠르게 잠식당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사의 CMA상품 한 가지 경우만 해도 은행계좌가 가진 지급결제 기능까지 갖추면 주식투자와 같은 특화된 기능에다 현금인출, 신용카드 결제, 지로서비스, 자동이체, 현금자동지급기(ATM)이용, 급여계좌 등의 개설이 자유자재로 가능해져 날개를 다는 격이 된다.

이같은 민감한 반응은 주식시장에서 빠르게 나타났다. 자통법 시행기대에 3일 증권주들은 일제히 강세를 보이며 코스피시장 지수상승(16p)을 견인했다. 반면 은행주들은 기업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주는 상승 모멘텀에 합류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자통법 시행으로 인해 은행예치자금 가운데 CMA 등으로 빠져나갈 자금은 20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다 새로 도입되는 투자자 보호제도가 정비되면 은행보다는 증권사가 유리하다.

자통법은 금융선진화의 발판을 구축하는 점에서 큰 의미가 담겨져 있다.

한국은 세계13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지만 금융 산업 환경은 열악해 금융산업 경쟁력은 40~50위권에서 맴돌고 있다.

이러다보니 인프라구축이 뒤쳐진데다 전문 인력마저 부족해 새로운 사업 및 상품개발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형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투자은행업무는 외국계 회사들이 독식해 왔다.

금융당국자는 자통법 시행은 우리나라에도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투자은행을 키운다는 목적에서 추진됐다며, 시행 초기에는 은행이 다소 불리한 점이 없지 않지만, 은행과 증권사가 한울타리에 있는 금융지주사들이 주류를 이뤄 활용여하에 따라 업권간 벽을 허물어 시너지창출을 통한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쉬운 점은 시행일을 넘기고도 투자자보호규정 등 세부규정을 마무리하지 못해 자통법 홍보조차 못하고 있는 점이다.

어쨌거나, 낙후된 금융업의 발전을 위한 법률이 시행된 만큼 운영의 묘를 살려 자통법이 우리나라 금융산업 육성에 시금석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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