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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SK인천석유화학 공장증설 현장
[탐방] SK인천석유화학 공장증설 현장
  • 日刊 NTN
  • 승인 2013.11.2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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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자일렌’ 고부가가치 사업인가? 골칫덩이인가?

  환경유해물질 논란 확산…주민 아이들 등교거부 하며 공장증설 반대

SK인천석유화학 공장증설로 야기된 환경 유해물질 논란으로 행정당국과 인근 주민들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공장이 증설되는 인근 주민들은 SK인천석유화학이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등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고 공장을 증설해, 환경적인 유해성이 우려된다며 몇 달 째 공장증설 반대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국세신문>이 그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편집자 주

 14일 인천시청 앞 광장에서는 SK인천석유화학의 공장증설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지난 14일 서인천에 위치한 신석초등학교와 신현북초등학교 등 3개 초등학교의 일부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았다.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증설에 반발해 공장에서 200m이내에 위치한 신석초교 등 3개 초등학교 아이들의 엄마들이(SK석유화학을 반대하는 인천 엄마들의 모임) 등교거부 시위에 동참했다. 등교 거부로 학교에 나오지 않은 학생은 총 100여명으로 파악됐다.

일부라고 하기엔 좀 많고, 집단이라 하기엔 애매한 숫자다.
이들 엄마들은 학교를 빠진 아이들과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로 벌써 4번째 집회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인원은 약 400여명이다.

문제가 된 부분은 SK인천석유화학이 원유를 정제해 합성섬유와 페트병 원료인 파라자일렌(PX)을 생산하는 공장을 올 초 증설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지난해 5월부터 SK쪽은 인천 서구 원창동 일대에 11만 5700㎡(약 3만 5000평·연산 130만t) 규모의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파라자일렌 사업은 국내에서는 공급 초과 상태지만, 중국에서는 공급이 크게 달려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다.

SK는 1조 6000억원을 들인 이 공장을 내년 초까지 완공해, 중국 등지에 제품을 수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 파라자일렌은 3~4차례 원유처리 공정과정을 거치면서 발암물질인 벤젠 등이 외부로 유출돼 아이들이 유해환경에 노출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자녀를 둔 엄마들은 더욱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주민 VS SK인천석유화학·행정당국 깊어지는 갈등의 골 

 

공장 인근 주민들은 SK인천석유화학이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등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고 공장을 증설해 환경적인 유해성이 우려 된다며 공사에 결사반대하고 나섰다.

공장증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대부분 학부모들이다. 공장으로부터 불과 180m 밖에 안되는 거리에 있는 신석초등학교를 포함 반경 2km이내에 초·중·고등학교가 있기 때문이다.

파라자일렌 생산과정에서 발암물질이 유출될 수 있다는 논란이 일자 SK측은 “투자비용 중 10% 이상을 환경·안전 관리에 쓸 예정”이라며 주민들 반발을 막아보려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목소리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SK석유화학을 반대하는 인천 엄마들의 모임’에 인천시민연대도 가세하면서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날도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공장 증설 인허가 과정의 문제점을 공정하게 감사하고 공장의 환경적 유해성을 규명할 것을 행정당국에 촉구했다. 이들은 또 공장 증설 인허가 관련 인천시의 투명 감사 및 모든 의혹이 해소 될때까지 증설 공사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아울러 SK인천석유화학과 행정 당국의 문제 해결 의지, 태도에 따라 추가 등교 거부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검은 상복을 입고 집회에 참석한 어머니들 10여명도 눈에 띄었다.

검은 상복을 입고 집회에 참석한 30대 변모씨는 <국세신문>과 만나  “아이들이 셋이나 있다. 아이들 모두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면서 “화학공장 때문에 애들이 죽는다. 애들을 지켜주기 위해서 상복을 입고 집회에 나왔다”고 결연한 모습을 보였다.

인천 서구에 거주한다는 30대 김모씨도 “아이들 때문에 이 추운날 집회에 나오게 됐다”면서 “주거환경에 발암물질은 안 될 일이다. 이건 서구의 문제가 아니라 인천 전체의 문제다. 발암물질이 바람을 타고 어디로 갈지 모른다”며 공장증설 중단을 촉구했다.

학교에 가지 않고 집회에 참석한 5학년 박지민 어린이는 “학교에서 공장은 불과 180m밖에 안된다. 학교에서 보면 SK공장의 굴뚝이 보인다”면서 “수업할 때마다 계란 썩는 냄새가 나서 머리가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지민 어린이는 “반친구들이 자꾸 전학을 간다”면서 “처음에는 25명이었는데 이제 16명밖에 남지 않았다. 떠나야 할 건 친구들이 아니라 SK석유화학”이라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쏴붙였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SK를 상징하는 색깔인 빨간색 풍선을 불어 약 30m의 대형 비닐 굴뚝에 넣어 ‘개SK굴뚝’으로 지칭하고 발로 밟아 터뜨리는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다.

눈앞에 보이는 SK인천석유화학 공장 굴뚝을 없애버리겠다는 것이다. 또 공장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신석초등학교와 신현북초등학교 학부모 대표, 박정원 집행위원장은 ‘SK석유화학 증설’ 반대 문구가 새겨진 스티로폼을 부수는 퍼포먼스도 보였다.

당초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파라자일렌 사업이 이렇듯 환경 유해 논란으로 주민들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업체와 행정당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양새다.
인천시와 관할 세무당국인 서인천세무서도 내심 곤혹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벙어리 냉 가슴 앓는 인천시·세무당국

 
인천시의 어마어마한 부채 규모는 이제 더는 숨길 것도 없는 ‘난제’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기선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지방자치단체 중 인천광역시의 부채 증가율이 1조 535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부채 해결이 당장 시급한 인천시와 세수 부족 사태로 쪼임을 당하고 있는 일선 세무서로서는 기업경제 활성화로 인한 세수 증가처럼 반가운 일도 없는데, 지역주민과 해당 업체와의 갈등이 불거지자, 당장은 어떤 입장도 밝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7월 31일 여의도에 위치하던 SK인천석유화학 본사가 서인천으로 옮겨 오면서 관할 서인천세무서의 세무 공무원들은 내심 반가운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중소 규모의 공장이 많이 위치한 서인천세무서에서 매년 걷히는 법인세수는 3000억원에 이른다. SK인천석유화학이 옮겨오고,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파라자일렌 사업의 증설로 내년도 법인세 증세에 기대를 모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민감한 사안인 환경 유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해당 기업과 갈등이 깊어지면서 절대적인 지방재정 악화에 시달리는 인천시 당국과 일선에서 세수확보에 매진해야 할 세무당국으로서는 당분간 ‘벙어리 냉가슴 앓는 신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정·윤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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