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간 '세법 전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세법은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처리해야 하는 부수법안으로, 예산안 심의와 맞물려 연말까지 여야 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산하 조세소위원회는 지난 5일 활동 계획을 마련한 데 이어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세법심의에 나섰다.
예년보다 일정이 늦어진 탓에 조세소위는 앞으로 2~3주 동안 매일 회의를 연다는 계획이다.
여야 지도부가 연내 예산안 처리에 합의한 만큼, 조세소위도 세입(歲入) 예산안 관련 법안 심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나 세부 논의에서는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지난 8월 '중산층 세(稅) 부담' 논란을 불러왔던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당정 협의를 거쳐 근로소득자 세 부담 기준선을 연소득 345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높이는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민주당은 "월급쟁이 유리지갑을 터는 증세안"이라며 여전히 비판적 입장이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부자감세 철회'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법인세·소득세에 대해 과세구간 인하 및 세율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아직은 지하경제 양성화와 비과세·감면 축소에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쟁점 법안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를 놓고서도 새누리당은 아예 폐지를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제도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제도 시행 시점을 1년가량 추가로 유예하는 쪽으로 절충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밖에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에 대한 세제지원안, 뉴타운 사업의 출구전략을 위해 세제지원 법안 등도 쟁점화할 수 있다.
세법 곳곳에서 여야 간 입장차가 크다는 점에서 세법개정안은 새해 예산안 심사와 맞물려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하다, '빅딜' 방식으로 처리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세소위 소속 여야 의원 4명이 예산결산특위 예산안 조정소위(옛 계수조정소위)에 대거 포진한 점도 이러한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