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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서현수 前 대구지방국세청장
[인터뷰]서현수 前 대구지방국세청장
  • jcy
  • 승인 2009.07.3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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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주류정책 전문가로 ‘제2의 인생’ 출발

“납세자·주류산업 보호 사명감으로 다해 낼 터”
현대 酒類史 산증인…경험 풍부한 주류정책 박사
국세청 조사국장 직무대리 3개월…2년치 일 해


지난 1981년 중부지방국세청 소비세과 주세담당을 시작으로 ‘주류업계 대변환의 시기’ 우리나라 주세 및 주류정책을 이끌어 왔던 서현수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이 지난 달 후진을 위한 명예퇴임과 함께 세무법인 우경 회장, 주류정책연구소장으로 제2의 인생을 출발했다.

서 전 청장은 이달 세무법인 우경(友耕) 회장에 취임하고 서울 서초동 스타갤러리브릿지에 깔끔한 사무실을 꾸렸다. 국세청 재직당시 주세, 조사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퇴임 후에도 주류업계 발전과 납세자 보호, 세정발전에 이바지 하겠다는 서현수 세무사를 만났다.

-세무사로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셨습니다.

“이제는 납세자에게 도움 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납세자들이 적어도 몰라서, 억울하게 당하는 일아 없도록 열심히 돕겠습니다. 주류산업도 지금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엄청난 변화가 일고 있지만 정책적 대응이 미약한 편입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주류정책 전문가로 퇴임 후 주류산업 쪽 진출을 예상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저는 국세청 조직의 도움을 받아 영예롭게 지방국세청장까지 역임했습니다. 앞으로 국세청이 발전하는데 밑거름이 되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류관련 특정단체나 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도움을 주는 일을 할 것입니다.

취약한 주류산업 정책을 개발하고, 이를 통한 주류업계의 발전방향을 제시할 것입니다. 그동안 쌓아 온 경험과 노력을 바탕으로 대학 강의 등 조세행정 강의도 준비중에 있고, 이제는 세무사로서 세무사업계가 길을 잘 잡도록 아이디어를 내는 일도 할 계획입니다”

-주류정책 전문가로 퇴임 후에도 업계의 시선을 많이 받고 계십니다.

“1981년 중부청 주세담당으로 시작했습니다. 당시 중부청은 오비맥주, 진로, 위스키 제조사가 관내에 있어 주세업무 비중이 컷습니다.

현장위주 실무를 익히는 기회가 됐습니다. 국세청에서 주류정책을 담당하면서 참 많은 난관이 있었습니다. ‘필요한 규제를 확보하면서 규제를 풀어야 하는’ 어려운 일이 많았고 국세청 소관 주류의 역사적 사건 중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전문적으로 일했습니다.

다행히 오늘 주류산업이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세계적으로 결코 빠지지 않는 수준에 올라 있다는데 큰 자부심을 갖습니다. 기준을 잡았고, 경쟁력과 공정거래를 바탕으로 원칙이 짜여져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기억에 남는 주세·주류정책을 꼽으신다면.

“1994년 소위 자가소비하는 술 제조에 대해 규제를 푼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시골 집에서 담근 막걸리를 단속하던 제도가 이어져 왔었고, 이는 정부를 불신하는 대표적인 규제 중 하나였습니다. 과감하게 이를 합법화 했습니다.

이 후 민속주 면허를 개방하고, 농민주를 적극 육성했으며 이 결과 우리 술인 약주(백세주 등) 품질이 크게 고급화 대중화 됐습니다. 전통 술을 산업으로 육성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주류유통에서도 종합주류도매면허의 틀은 정확히 유지하면서도 신고제 취지를 살린 도매면허의 인구대비 TO제를 도입해 면허 수급조절과 과당경쟁 방지를 이루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IMF 금융위기 때는 과감한 업계지원으로 관심을 모았었는데…

“당시 갑작스런 경제위기에 모든 기업들이 그랬지만 주류업계도 연쇄 부도에 직면했습니다. 국내 대표주류기업들이 외국자본의 사냥감이 되는 그런 시기였습니다. 일반 주세행정으로는 위기를 넘길 수 없어 과감하게 건의해 세정지원에 나섰습니다. 당시 2년동안 납기연장 등 1000억원 규모의 세정지원이 이어졌습니다.

안 그랬으면 많은 주류업체들이 무너졌습니다. 또 국세청 입장에서는 세금도 못받고 떼일 수도 있었습니다. 당시 ‘자리’를 걸고 끝까지 건의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주류정책을 담당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국민의 정부 시절 진로소주가 외국자본에 넘어가는 것에 대응하지 못한 점입니다. 당시 저는 소비세과를 떠나 국세공무원교육원 교수로 발령이 났었지요.

진로채권 1조5000억원을 국내 업계가 절반 값에 인수하는 작업을 추진했었는데 느닷없이 발령이 났고, 이 계획은 무산됐습니다. 뒤에 미국계 금융회사가 2700억원에 인수를 했고, 뒤에 국내업체에 3조2000억원에 되팔았습니다. 주류정책에는 정말 현장감이 필요합니다”

-국세청 재임시 펴 온 주류정책을 정리하신다면.

“주류정책을 담당하면서 이를 전문화 한 것은 제 개인적으로도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주류정책으로 박사학위도 받았고요. 실무적으로는 주류거래 과정에서 나오는 리베이트, 내구소비재 제공 금지 등 작은 행정에서부터 주류산업 발전을 전제하는 주질향상과 국제경쟁력 확보 등 산업정책적 행정까지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주류 제조와 유통은 경쟁력 있게 살리고, 주류제조회사들이 소비자보호 사업까지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았습니다. 사회복지와 국민보건, 도덕적 차원에서 건전 음주문화를 정착시키고 예방홍보 사업을 수행하는 기반이 마련된 점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국세청 조사국장 직무대리도 수행하셨는데.

“저에게는 큰 경험이자 일에 빠졌던 시절이었습니다. 국세청 조사국장 직무대리 3개월 하면서 약 2년치 일은 한꺼번에 한 것 같습니다. 당시 세무조사를 A부터 Z까지 바꾼다는 각오로 매달려 적어도 정기조사에 관한한 획기적인 방안이 마련됐다고 생각합니다. 세무조사 드림북도 만들고, 세무조사에 대해 오해가 있을만한 구석은 모두 손을 봤으니까요. 그래도 세무조사가 갖는 근본적인 ‘권한’은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대구지방국세청장 재임시절에는 기업지원 세정에 많은 관심을 가지셨는데.

“글로벌 경제위기로 대구지역 경제가 특히 타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중소기업이 많은 대구·경북지역의 특성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취임하자마자 현장을 뛰기 시작해 중소상공인들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를 찾아 발로 뛰었습니다. 지금 중소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는 말로 표현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제가 대구청장으로 있으면서 세정지원한 금액이 약 1조원에 이릅니다. 세금 거둘 때는 거두고, 세금내는 납세자가 아프면 돕고 치료해야 합니다”

-이제 세무사로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셨는데 지금 세무사업계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세무사업의 ‘전망 흐림’을 풀어 내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세무사들도 노력해야 하고, 국세청도 세무사를 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합니다. 이제 국세행정은 국세청이 혼자 다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국세청이 수행하는 일을 과감하게 덜어 세무사와 나누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중소기업의 1%도 조사를 하지 못할 정도로 현 국세청 업무는 부하가 큽니다. 성실하고 우수한 세무사들과 일을 나누는 방안을 모색해 서로 ‘윈 윈’ 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물론 세무사들도 능력과 도덕·윤리성 등 공적업무를 추진하는데 필요한 능력 갖춰야 겠지요”

(서현수 세무사와의 대담에서는 자연스럽게 국내 주류산업과 국세청의 주류정책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서 회장은 사무소 안에 ‘주류정책연구소’를 별도로 둘 만큼 주류산업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 우리나라 현대 주류사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서 회장은 세무사와 주류정책 전문가로 동시에 활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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