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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등 법률, 학습지회사 배불리고 학습지교사는 불합리
세금 등 법률, 학습지회사 배불리고 학습지교사는 불합리
  • 승인 2006.06.0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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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지업계는 교육시장의 고도성장으로 상당한 부를 축적, 알짜 부자로 등극했다. 반면 이들 업체에서 고용된 학습지교사들은 근로자가 아니라는 불평등한 위치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습지시장의 현황과 세금문제 등을 집어봤다.<편집자주>

우리나라 학습지 시장은 '대교 눈높이'를 선두로, 웅진 씽크빅, 구몬학습, 재능교육, 한솔교육 등이 주요 업체로 형성돼 있다.
이들 학습지 시장의 업체로 등극된 대부분의 대표들은 국내 부호에 이름에 올라 있다. 그만큼 수익성이 좋은 알짜 기업으로 운영한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학습지회사의 100대 부호 가운데 7000억원대 부자로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12위)과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13위),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15위) 등이 올라 있다. 2000억대 부자에도 박성훈 재능교육 회장(58위)이 있어, 학습지 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시장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현재 학습지업체의 최고 부자인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은 지난 85년에 교원을 설립, '구몬'과 '빨간펜' 브랜드의 학습지 업체로 성장시켰다. 지난해 매출은 8200억원대. 장평순 교원 회장의 부인인 김숙영씨도 국내 부자 200위권 부호에 올라 있다.
이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백과사전 영업사원으로 출발해 출판.음료.정수기.전기밥솥 등 업종의 9개사를 거느린 그룹의 총수로 성공했다. 지난해 그룹 매출은 약 2조500억원.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은 지난해 국내 부호 중 15위였지만, 최근까지 한국 10대 부자에 속해 있었다. 학습지 시장에서는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눈높이 교육'으로 유명한 (주)대교는 온라인 교육업체 대교이오엘 등 6개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2004년까지 2년 연속 재산이 늘었지만 지난 2005년에는 주춤했다.
한국부자 58위에 등극한 박성훈 재능교육 회장은 지난 77년 서울 신설동의 작은 사무실에서 10여 명과 함께 재능교육을 창업했다. 재능교육은 현재 교육 관련 계열사 8개사를 두고 있다. 박성훈 회장의 동생인 박지훈씨도 한국부자 200위권에 있으며, 박성훈 회장의 장남인 박종우 상무도 젊은 부자로 300위권에 있다. 국내 여성100대 부호에 가운데 박성훈 재능회장 부인인 안순모씨도 이름이 올라 있다.
이밖에 변재용 한솔교육 대표이사가 국내 부자 200위권 초반에 형성돼 있다.

학습지 교사, 개인사업자 일반적인 적용 규정 안 돼
급여 수수료 입금 시스템도 문제
노조 "교사들의 피눈물 통해 성장"

반면, 이들 업체에 고용된 학습지 교사는 퇴직금, 상여금, 4대보험, 연월차, 생리휴가도 모두 보장하지 않은 채 출근․교육․홍보강요로 하루 10시간에 가까운 중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습지교사 노조 관계자는 “지난 십 년 동안 학습지 업계는 연 매출 10조원대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학습지 교사는 개인사업자라는 명문으로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지 않은 채 실적 강요 및 대납강요 등 실적스트레스가 심하다”고 전했다.
학습지 교사에게 강요된 이 같은 불리한 현실은 근본적으로 근로기준법 제14조 규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데 있다. 때문에 현재 학습지 교사 등과 같은 특수고용직 노동자는 현행법상 '근로자'가 아니며, '개인 사업자'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실질적으로는 정해진 사업장에서 일정한 기간동안 임금을 지급 받아 생활한다는 점 근로자에 가까운데 현행법의 맹점이 있다.
학습지 교사 등은 정해진 사업장에서 일정 기간동안의 임금을 지급 받으며, 그 사업장의 사규와 근로 지시에 종속된 채 생활하고 있는 일반 노동자들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그렇다면 이들은 무엇 때문에 '개인사업주'라는 명패를 달고 생활하게 된 것일까? 김영삼 정권 당시 고용시장 다변화, 고용 유연화라는 명목 하에 구조조정을 단행하게 되었다. 구조조정의 핵심은 다양한 방식으로 비정규직을 확대하면서 이윤을 극대화하게 된 것. 다양한 방안들 중의 하나가 바로 '특수고용'. 보통 노동자들과는 달리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회사가 직접 지불해야 했던 임금을 간접적인 방식으로 지급함으로써 근로기준법 상의 노동자성을 보장받지 못하게 됐다.
법률상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회사측으로서는 4대보험, 산재 처리 등 복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몇 년짜리 계약직으로 고용할 수 있다. 학습지 교사가 근로자에 가깝다는 데에는 또 다른 하나가 있다. 세금문제다. 현재 개인사업자로써 종합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연말 정산을 통해 세금을 낸다. 회사가 편의상 연말정산을 해준다고 하지만 연말에 사업소득으로 내는 현실은 불합리하다.
학습지 교사들은 또 치밀한 학습지회사의 입금시스템에 대한 불리함을 호소하고 있다. 시스템에 의해 매월 급여 명목의 수수료를 회사 내부에서 탄력적으로 조정하기 때문에 미세한 금액을 누락하더라도 외부에서는 전혀 알 수 없다는 것.
학습지 교사 노조 관계자는 "외부에서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회사가 내부적으로 기준금액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며 "급여나 수수료에 대한 금액을 미세하게 조정해 세금탈루는 물론 비자금 조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학습지 교사와 재능교육의 상속문제
재능교육 계열분리 원인 등으로 세무조사
이 같은 돈으로 부를 축적한 학습지회사. 재산에 대한 상속 및 증여문제가 서서히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최근 세무조사를 받은 재능교육. 현재 재능교육측은 이 같은 문제에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능교육은 학습지 제작과 판매 및 단행본 도서 제작과 판매업, 방송프로그램제작서비스업, 도소매업 및 부동산임대업 등을 영위하는 비상장회사. 현재 회사는 전국에 9개의 임대사업장, 10개의 총국 및 45개 사업국을 두고 있다. 해외에도 5개의 사무소, 1개의 영업지점 및 6개의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대주주는 지난 2005년 말 현재 박성훈 회장(58%)과 동생인 박지훈(23%), 박철훈(10%) 등 총 91%를 갖고 있다. 계열사로 ㈜재능컴퓨터, ㈜재능아카데미, 재능유통㈜, ㈜재능인쇄재능셀프러닝 등 8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재능교육의 2005년 매출액은 3012억원, 당기순이익도 256억원을 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500억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냈었지만 사업부문 분리를 통해 이익을 분산됐다. 당시 임금단체협약에서 노조측에 제시한 요구사항에 따라 당기순이익을 7천명에게 차등 배분한 일이 있었다. 이후 재능교육은 곧바로 계열이 분리하는 작업을 개시해 순이익이 절반 가량 감소했다.
이런 문제였을까? 지난 2월에 시작해 지난달 26일까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4과로부터 2001년부터 2004년까지의 회계연도에 대한 세무조사를 받았다.
재능교육 관계자는 "일반적인 세무조사로, 일부에서 제기했던 상속 증여와 관련된 조사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만간 경영권 승계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현재 재능교육은 전거치 사장이 2년전부터 회사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 합리적인 CEO로 알려진 전 사장은 박 회장의 후세 경영을 위한 구조조정을 전면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한다.
이현숙 재능교육교사노조위원장은 "구조조정을 마친 후 박성훈 회장의 아들이 경영권을 맡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있었다"며 "높은 지분율을 가지고 있는 박회장의 경영권승계와 관련된 상속 문제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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