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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도 비상장사 '배당잔치'로 오너 일가 배불려
중견기업도 비상장사 '배당잔치'로 오너 일가 배불려
  • 日刊 NTN
  • 승인 2014.04.18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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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닉스, 대표 아들 소유 비상장사에 80억이나 배당
한농화성·동양강철도 고배당…주주 배당은 '쥐꼬리'

재벌 총수 일가가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막대한 배당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비난이 높아진 가운데 중견기업들도 재벌 총수 일가 못지않게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배당 잔치'를 벌인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오너 자녀가 지분을 가진 비상장사로 일감을 몰아주고, 이렇게 발생한 이익을 거액 배당하면 상장사의 기업가치는 그만큼 낮아지게 된다.

18일 주주운동 컨설팅업체 네비스탁에 따르면 제습기와 공기청정기 제조업체로 유명한 위닉스의 관계사 위니맥스는 지난해 연간 순이익(76억원)을 넘어서는 80억원을 현금배당했다.

위니맥스는 위닉스가 만드는 제품의 판매와 사후관리(AS)를 맡는 비상장사로, 윤희종 위닉스 대표이사의 아들 윤철민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배당금 전액이 윤철민 씨의 몫으로 돌아간 것이다.

위니맥스가 고배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위닉스의 실적 호조 덕분이다. 위니맥스는 지난해 위닉스에서 사들인 제품 1천64억원어치를 유통해 매출액 1천719억원을 올렸다.

위닉스는 2011년만 해도 순손실 40억원이 났던 회사지만 제습기와 공기청정기 '에어워셔'가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2012년 54억원, 작년에는 151억원으로 순이익이 급증했다. 지난해 봄 5천원대였던 주가는 1년 만에 1만7천원대로 3배 넘게 급등했다.

그러나 기업가치 성장의 수혜는 위닉스 주주보다 위니맥스가 더 크게 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감 몰아주기나 내부거래를 통해 주력 상장사에서 발생한 이익이 비상장사로 이전되고, 이를 거액 배당으로 오너 일가가 취하는 이른바 '터널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위닉스의 지난해 주당순이익은 1049원이었지만, 위니맥스는 7만6062원으로 72배에 달했다. 위니맥스가 80억원을 배당하는 동안 위닉스의 배당총액은 12억7천만원에 불과했다.

계면활성제와 특수산업용 유화제를 생산하는 중견기업 한농화성도 비상장 자회사가 고배당을 실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농화성이 생산하는 화약약품의 도매·운송을 맡는 경산은 지난해 당기순이익(30억원)의 두 배가 넘는 70억원을 현금배당했다.

경산은 김응상 한농화성 대표이사의 아들인 김성빈 씨가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김성빈 씨 몫의 배당액은 31억5천만원에 달했다.

경산이 '배당 잔치'를 벌인 반면 한농화성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78억원을 냈는데도 배당총액이 12억원에 그쳤다.

엄상열 네비스탁 팀장은 "한농화성의 주당 배당금 80원은 경산의 3만5천원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며 "한농화성 주주들이 씁쓸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동양강철의 박도봉 회장도 동양강철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는 비상장사 알루텍에서 거액 배당을 받았다.

알루텍은 2012년부터 2년 연속 순손실을 냈지만 매년 6억원을 배당했고, 2011년에는 당기순이익(10억원)의 두 배인 19억원을 현금배당했다.

알루텍은 박도봉 회장이 지분 43%를 보유하고 있으며, 박 회장의 친인척과 특수관계인이 나머지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엄상열 팀장은 "동양강철 주주들은 최근 신용등급 하락으로 주가가 10% 하락한 데다 배당도 없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오너 일가는 매년 수억원의 배당 이익을 챙겼다"며 "상장사인 모회사를 통해 비상장사가 이익을 축적하고, 이를 오너 일가에 배당하는 데 쓰는 것은 주주들의 이익을 빼앗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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