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실수로 파산 위기에 몰린 한맥투자증권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부실금융기관 취소 소송을 내기로 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맥투자증권은 파생상품 주문사고를 낸 자사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금융위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과 소송을 이날 서울행정법원에 낸다.
금융위는 지난 1월 한맥투자증권에 대한 검사 결과, 부채가 자산을 311억원 초과한다며 한맥투자증권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경영 정상화 관련 업무를 제외한 한맥투자증권 임원의 직무집행이 정지됐다.
이광구 한맥투자증권 주주협의회 대표는 "사고 당시 한국거래소가 한맥투자증권이 구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손실금을 유보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며 "거래소의 책임도 있는 만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때 근거가 된 부채를 두고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맥투자증권은 선물·옵션 만기일이었던 지난해 12월 12일 직원의 주문실수로 462억원의 손실을 떠안았다.
한국거래소는 증권사들이 출연한 공동기금으로 462억원을 대신 결제하고 한맥투자증권에 구상권을 청구했다.
거래소가 구상권으로 청구한 금액과 관련한 채무 부존재 소송도 현재 진행 중이다.
한맥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들의 이익금 반환 등에 따라 59억원을 상환했지만 403억원은 여전히 갚지 못하고 있다.
주문 사고로 이익을 본 외국계 투자자와 협상이 진전이 없는 가운데 한맥투자증권의 경영개선계획안도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해 파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맥투자증권의 영업정지 해제일(7월 15일)이 다가오는 만큼 인가 취소를 할지 영업정지 기간을 늘릴지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본안 소송 전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한맥투자증권은 경영정상화와 협상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맥투자증권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금융위 앞에서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와 관련한 집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