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은 15년차 이상 직원을 상대로 480명의 희망퇴직자를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교보생명은 이번 인력 구조조정에서 일단 휴직을 하고 창업을 시도해 여의치 않으면 회사로 복귀할 수 있는 '창업휴직제도'도 도입했다.
이번에 100여명이 신청한 창업휴직제는 6개월·1년·2년 등 휴직 기간을 선택해 휴직하고 나서 해당 기간이 끝나면 희망퇴직도 신청할 수 있다.
교보생명은 매년 입사 15년차와 20년차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40∼50여명의 인력을 줄여왔으나 이번처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벌이기는 2002년 이후 12년 만이다.
이와 관련, 교보생명은 과장급 이상이 일반직 직원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인적 구조의 불균형이 심각한 때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보생명이 창업휴직제를 도입하면서까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이유는 정년 연장에 대비하려는 때문이라는 게 금융권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정년이 55세에서 60세로 바뀌는 제도 변화에 대비해 이에 턱걸이로 걸리는 직원을 구조조정의 주대상으로 삼았다"며 "애초 교보생명의 희망퇴직 목표는 700명인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전했다. 교보생명의 전체 직원은 약 4700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2차 베이비붐 세대(69년∼74년생)를 상대로 2년 뒤에 다시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는 얘기도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구조조정과 관련, 일부 노조원은 사측이 희망퇴직을 거부한 직원들에게 여러 수단으로 압박했다고 주장하는 등 마찰음이 나기도 했다.
앞서 한화생명은 5년 만에 인력을 감축하기로 하고, 전직 지원 프로그램과 희망퇴직 등을 통해 300명을 줄였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화생명 전체 직원 (4738명)의 6.3% 수준이다.
삼성생명도 전직지원, 희망퇴직, 자회사 이동 등으로 1천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 감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