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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 CEO들 "코넥스시장 문 왜 열었나"
벤처기업 CEO들 "코넥스시장 문 왜 열었나"
  • 日刊 NTN
  • 승인 2014.06.23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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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주년 맞아 불안감 표출…"코넥스 살리면 코스닥 죽는 딜레마에 빠져"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출범 1주년을 맞는 코넥스시장에 불안한 시선을 보내며 신뢰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CEO들은 코넥스시장이 창조경제의 마중물 역할도 못하고 거래 기능도 상실했다며 차리리 코스닥시장을 더 확대하고 활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코넥스시장 상장기업 대표들은 회사가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하거나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코넥스시장 상장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

◇ 벤처기업 CEO들 "코스닥시장 직상장이 해답"
코넥스시장 상장의 성공 사례가 일부 나오고 있지만 코넥스시장에 대한 평가는 아직 싸늘한 것이 현실이다. 벤처기업 CEO들은 코넥스시장의 경우 거래량이 많지 않은 데다 인지도가 낮아 코스닥시장에 직상장하는 것이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스닥 직상장을 준비중인 A사 대표는 익명을 요구하며 "코넥스시장을 거치는 방법도 검토해봤지만 당장 주주들이 반대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코넥스시장에 상장했다가 거래 부진으로 주가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 코스닥 공모 때 그게 기준가격이 돼 투자 손실이 난다"며 "주주들의 반대 목소리가 너무 높아 코넥스시장 상장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구체적으로 추진할 정도 수준의 회사라면 굳이 코넥스시장을 거쳐야 할 필요성이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이 유력한 아진엑스텍의 김창호 대표도 "코넥스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이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코넥스시장은 거래가 너무 부진해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고 싶어도 제때 매매를 체결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직상장을 추진중인 B사는 "코넥스시장의 거래량 부진으로 소수 사례만 제외하면 자금 유치 효과가 사실 크지 않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B사 대표는 "코넥스시장의 거래를 활성화하려면 개인 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춰야 하는데 그러면 코스닥시장과 경쟁이 돼 정책 당국이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의 적극적인 홍보로 시장의 인지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이성우 옐로페이 대표는 "아직 많은 사람이 코넥스시장을 몰라 만날 때마다 설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아진엑스텍 "제일 먼저 코스닥 갑니다"
대구에 있는 반도체 제조업체인 아진엑스텍은 '코스닥 이전상장 1호 기업'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김창호 아진엑스텍 대표는 "다른 기업의 이목이 우리 회사에 집중돼 있다"며 "시장을 실망시켜서도 안 되고, 앞으로 코넥스시장에 진입하려는 곳에도 희망을 줘야 해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아진엑스텍이 코스닥시장 상장에 성공하는 데 코넥스시장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코넥스시장에서 이미 (경영) 투명성을 검증받은 만큼, 코스닥시장 상장심사를 받을 때 수월한 면이 있었다"며 "곧바로 대학교를 가기보다 초·중·고를 거쳐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코넥스시장에 들어올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코넥스시장에 고마움이 많은 김 대표이지만, 코넥스협회장으로서 시장에 대한 아쉬움도 많았다.

◇ 스탠다드펌 "코넥스 발판으로 해외진출"
자동차·건축자재를 만드는 스탠다드펌은 1978년생의 젊은 CEO 김상백 대표가 이끄는 곳이다. 이 회사는 코넥스시장 상장 뒤 크게 성장했다.

2012년 29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610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억원에서 32억원으로 뛰어올랐다.

김상백 대표는 "재작년 10월부터 제조공장(파주 1공장)을 가동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며 "올해 10월 문막 2공장까지 완공돼 가동하면 올해 매출은 1천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코넥스시장 상장으로 해외시장의 물꼬를 틀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상장 이전에는 오로지 내수시장에서만 제품을 판매했는데, 상장 이후 회사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수출 물량이 상당히 늘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자금조달을 가장 큰 코넥스시장 상장효과로 꼽았다.

그는 "코넥스시장에 상장하기 전에는 은행에서 차입하는 것 이외의 자금조달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다가 상장 이후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해 125억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탠다드펌은 코넥스시장이 개장한 지난해 7월 이후 현재까지 전체 상장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자금을 조달했다.'

◇ 옐로페이, 최초 일반공모 유상증자.

전자결제업체 옐로페이는 자금조달로 주목받았다.

옐로페이는 코넥스 상장사 중 최초로 기관이 아닌 일반 투자자들의 자금(22억7천만원)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청약률은 1.42대 1로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무명 기업'의 발행 예정 주식 수보다 청약 물량이 더 많았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다.

이성우 옐로페이 대표는 일반공모 유상증자가 성사되기까지 지정자문인인 우리투자증권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일반투자자의 상당수가 우리투자증권 정도면 믿을 만한 증권사라고 보고 일반공모에 참여했다고 한다"면서 "지정자문인이 우리 회사와 한 몸처럼 움직여준 덕분에 큰 부담 없이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넥스 상장사로서는 처음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아쉬움도 많았다고 이 대표는 털어놨다. 그는 "코넥스 상장사도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이 있지만 모호한 부분이 많고 선례도 없어 금융당국이 유권해석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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