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부실 대기업그룹의 부채비율이 1년 전보다 나빠져 평균 260%를 넘었다.
이들 그룹 계열사 5개 중 2개가 부채 과다나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으나 총수 가족은 주력 계열사의 지배력을 늘려온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재벌닷컴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 대상에 선정된 대기업 기업집단 10곳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67.4%로 1년 전보다 19.9%포인트 높아졌다.
대상 집단은 약정 체결 대상 14개 그룹 중 4곳을 제외하고 한진·금호아시아나·동부·현대·동국제강·한진중공업·한라·현대산업개발·대성·대우건설 등이다.
그룹별로 보면 현대그룹 부채비율이 2012년 404.1%에서 지난해 540.5%로 올라가 10개 재벌그룹 중 가장 높았다. 한진그룹도 452.3%로 1년 전보다 20.2%포인트 악화했다.
대우건설집단의 부채비율은 277.9%로 1년 전보다 93.3%포인트 높아졌다.
이들 대기업집단에서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계열은 109개사로, 전체(294개사)의 37.1%로 집계됐다. 74개 계열은 '부채 과다', 35개 계열은 '자본잠식' 상태에 각각 놓여 있다.
한진중공업과 동부, 현대, 현대산업개발 등의 대기업집단에선 부채 과다와 자본잠식 계열사가 절반을 넘었다.
한진중공업그룹은 계열사 10개 중 7곳의 재무상황이 취약한 상태다. 동부그룹은 52개 계열 중에서 60% 수준인 31개사가 부채과다와 자본잠식 등의 상태에 있다.
현대그룹의 해영선박(1098.9%)과 현대상선(1396.9%), 한진그룹의 한진해운(1444.7%),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산업(1483.6%), 대우건설에선 강동프로젝트금융투자(1574.3%)와 임고개발(1874.7%) 등의 부채비율이 1천%를 넘는다.
금호그룹의 금호알에이시, 한라그룹의 에이치워터, 한진그룹의 한진퍼시픽, 동국제강그룹의 국제종합기계와 디케이아즈텍, 현대산업개발그룹의 현대아이파크몰과 호텔아이파크, 대성그룹의 남곡이지구와 코리아닷컴커뮤니케이션즈 등 계열은 자본잠식 상태다.
그러나 이들 그룹의 총수 일가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주력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보고서 상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가족의 대한항공 보유 지분은 자녀 증여로 2009년 9.9%에서 지난해 말 10.0%로, 0.1%포인트 늘어났다.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가족은 2009년 4.84%에 불과하던 금호산업 지분을 10.3%로 끌어올렸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측의 한라 보유 지분은 24.06%로 자녀 지분 증가 덕에 4년 전보다 7.0%포인트나 확대됐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가족 지분도 0.20%포인트 늘어났다. 김영대 대성산업 대표이사 회장 가족의 대성합동지주 보유 지분이 48.82%로 2009년보다 4.52%포인트 늘어났다.
류승협 한국신용평가 기업그룹평가본부 실장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그룹들의 실적 부진이 쌓였고 특히 건설·해운 등 계열사의 부진이 그룹 전체의 신용 이슈로 번지게 됐다"며 "이들 그룹이 부채에 대한 이자 이상을 벌고 부채를 갚을 수 있는지 시장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단위:%, %포인트, 개사)
그룹명 | 부채비율 | 전체계 열사 | 재무건정성 취약 계열사 | ||||
2013년 | 2012년 비교 증감율 | 부채과 다 | 자본잠 식 | 합계 | 비율 | ||
한진 | 452.3 | 20.19 | 48 | 11 | 1 | 12 | 25.0 |
금호아 시아나 | 272.8 | 7.75 | 26 | 10 | 1 | 11 | 42.3 |
동부 | 269 | 9.65 | 52 | 14 | 17 | 31 | 59.6 |
현대 | 540.5 | 136.37 | 16 | 7 | 1 | 8 | 50.0 |
동국제 강 | 174.8 | 3.48 | 16 | 1 | 2 | 3 | 18.8 |
한진중 공업 | 158.6 | 10.17 | 10 | 6 | 1 | 7 | 70.0 |
한라 | 133.8 | -7.05 | 22 | 7 | 1 | 8 | 36.4 |
현대산 업개발 | 176.6 | 18.11 | 14 | 3 | 4 | 7 | 50.0 |
대성 | 137.4 | -6.75 | 74 | 9 | 5 | 14 | 18.9 |
대우건 설 | 277.9 | 93.27 | 16 | 6 | 2 | 8 | 43.8 |
합계 및 평 균 | 267.4 | 19.9 | 294 | 74 | 35 | 109 | 37.1 |
<표> 재무구조 약정 체결 대상 그룹의 총수 일가 지분 변동
(단위:%, %포인트)
그룹명 | 총수 | 핵심회사 | 총수 직계가족 지분율 | 변동사유 | ||
2013년 | 2009년 | 증감폭 | ||||
한진 | 조양호 | 대한항공 | 10.00 | 9.90 | 0.10 | 자녀증여 |
금호아시 아나 | 박삼구 | 금호산업 | 10.30 | 4.84 | 5.46 | 신규취득 |
동부 | 김준기 | 동부화재 | 26.00 | 26.00 | 0.00 | _ |
현대 | 현정은 | 현대상선 | 1.75 | 1.54 | 0.21 | 유상취득 |
효성 | 조석래 | 효성 | 31.35 | 31.09 | 0.26 | 신규취득 |
동국제강 | 장세주 | 동국제강 | 15.70 | 15.50 | 0.20 | 자녀지분 증가 |
한진중공 업 | 조남호 | 한진중공 업홀딩스 | 48.37 | 48.37 | 0.00 | _ |
한라 | 정몽원 | 한라 | 24.06 | 17.06 | 7.00 | 자녀지분 증가 |
현대산업 개발 | 정몽규 | 현대산업 개발 | 13.64 | 13.34 | 0.30 | 신규취득 |
대성 | 김영대 | 대성합동 지주 | 48.82 | 44.30 | 4.52 | 수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