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역사적인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배당 확대와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재벌그룹의 대형 상장사 주가가 신고가 행진을 펼치자 재벌 총수 대주주의 보유주식 가치도 급증했다.
24일 재벌닷컴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2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2000년 이후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종목은 모두 191개로 집계됐다. 주가가 8개월 사이에 배 넘게 뛴 종목도 32개에 이른다.
이 중 대기업그룹 핵심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과 SK C&C, CJ[, CJ대한통운, 현대위아, 현대하이스코, 현대글로비스 등이 최근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재벌가 대주주들도 앉은 자리에서 두둑한 평가이익을 챙기게 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매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해 장중 224만5천원까지 치솟았고 8개월 새 주가가 배 넘게 치솟았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보유한 상장 주식 가치는 6조388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2조7169억원보다 122.3%, 금액으로는 3조3218억원 급증했다.
개인이 지닌 주식 가치가 6조원을 넘은 것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이어 세 번째다.
현대하이스코와 현대글로비스의 최고가 행진으로 정몽구 회장 부자도 덕을 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의 증가액은 서 회장 다음으로 많다.
정 부회장은 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주가가 최고가를 찍은 데 힘입어 보유 상장사 주식가치가 4조233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4%(1조745억원) 증가했다.
현대위아와 현대하이스코, 현대글로비스 등 3개 계열사 주가는 지난해 말보다 20.26%, 108.19%, 38.09%씩 상승했다. 현대하이스코와 현대글로비스 등을 보유한 정 회장의 상장주식 가치도 7조1346억원으로 연말보다 2.4%(1664억원) 늘어났다.
SK C&C 주가가 지난해 말 13만5천원에서 21만8천원으로 61.48% 상승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도 1조원 이상 불어났다. 최 회장이 보유한 상장 주식 가치는 3조5926억원으로 39.9%(1조242억원) 증가했다. 최 회장은 SK C&C의 지분 32.92%를 보유한 대주주다.
SK C&C의 2대주주이자 최 회장의 동생인 기원 씨가 보유한 주식가치도 작년 말 7천억원에서 1조1455억원으로 늘어 '1조원클럽'에 들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CJ 주가 상승으로 주식 재산이 불어났다. 이 회장이 42.25%를 가진 CJ 주가는 작년 말 11만6500원에서 18만5천원으로 58.79% 뛰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보유한 상장주식 가치는 2조3504억원으로 57.9%(8천623억원)나 늘었다.
재벌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 상승으로 국민연금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호텔신라 주식 가치는 5058억원으로 8개월 새 2561억원(102.5%) 불어났고, CJ대한통운 평가액도 작년 말보다 1019억원(63.5%) 늘어났다. 국민연금은 호텔신라와 CJ대한통운 지분을 각각 9.88%, 7.03% 갖고 있다.
또 국민연금의 현대위아 보유 지분의 가치도 7150억원으로 8개월 만에 2322억원(48.1%) 급증했다. 이 기간 주가도 오른데다 국민연금은 현대위아 보유 지분을 9.88%에서 12.16%로 늘렸다.
반면 주식부자 1위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으로 작년 말 11조3043억원에서 10조8549억원으로 4%(4494억원) 감소했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보유 주식 가치도 작년 말보다 9377억원 줄어든 1조458억원이었다. 현대중공업 주가가 작년 말 25만7천원에서 13만5500원으로 47.5% 급락한 데 이어 추가 하락하면 1조원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