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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공백 장기화…기업들 '비상경영체제' 강화
총수 공백 장기화…기업들 '비상경영체제' 강화
  • 日刊 NTN
  • 승인 2014.09.1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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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사 결정 지연,신규사업 투자 부진,실적 악화 등 부작용 등 심화

삼성과 SK, 한화, CJ 등 일부 기업들의 총수 경영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총수 부재로 인해 경영의사 결정이 지연되거나 신규사업 투자 부진, 실적악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이들 기업은 비상경영체제를 한층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운 지 4개월째인 삼성그룹은 현재까지는 큰 차질없이 경영을 해나가고 있다.

일상적인 업무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과 계열사 경영진이 협의해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의사 결정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관여함으로써 사실상 이건희 회장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이 최근 처음 역성장을 기록하며 성장동력 고갈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자 경영 쇄신 드라이브를 걸며 조직을 다잡고 있다.

이 회장이 쓰러진 뒤 지주사격인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상장과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을 발표를 하며 사업·지배구조 재편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3년여 이상 특허권 소송을 벌여온 미국 애플과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직업병 피해 보상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물꼬를 트는 등 해묵은 경영상 난제를 푸는 성과도 내고 있다.

올해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 회장은 심폐소생술(CPR)과 막힌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stent) 시술을 받고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지 보름 만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

이 회장은 현재 손발을 조금씩 움직이고 쳐다보면 눈을 맞추는 수준으로 회복한 상태다.

최태원 SK회장은 이달 23일이면 수감 600일째를 맞는다.

총수의 장기 부재로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전계열사의 실적이 악화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상경영 사령탑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기능을 확대해 기존 6개 위원회에 ICT위원회를 신설했으며 의장을 중심으로 경영현안과 위기극복 방안을 논의하는 다양한 회의체를 운영 중이다.

6월 말에는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해 1박 2일로 워크숍을 갖고 최 회장 부재에 따른 중장기 경영대책을 모색했다.

수감중인 최 회장도 그룹 내부에서 높아지는 우려와 불안감을 다독이려 애쓰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사내인트라넷에 올린 글에서 "그룹 경영환경에 대한 얘기를 접하고 나면 함께 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패기를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연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한화그룹은 원로 경영인을 중심으로 한 '한화그룹 비상경영위원회'를 전면에 내세웠다.

작년 4월 설립된 비상경영위는 대규모 투자와 신규 사업계획 수립, 임원 인사 등 핵심 사안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최고의사결정기구로 역할을 한다. 금융·제조·서비스 등 3개 부문별로 관련 계열사의 CEO들이 실무총괄위원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 중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마케팅실장이 대외활동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2010년부터 경영수업을 시작한 김 실장은 현재 한화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인 태양광 사업을 이끌고 있으며 얼마 전 '서울 세계 기후·에너지 콘퍼런스 2014'에 연사로 등장, 국내 대외행사에 데뷔했다.

올해 2월 ㈜한화·한화케미칼 등 7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김승연 회장은 현재 건강을 많이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의 근황에 대해 "건강을 많이 회복해 대외 활동에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CJ그룹은 이달 12일로 예정된 이재현 CJ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J그룹은 오너 부재 상황이 지속되면서 해외사업이 연기되는 등 경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회장이 2년 전 배급을 결정한 영화 '명량'이 1700만 관객 달성이라는 대박을 터뜨려 모처럼 그룹에 희소식을 전해줬지만, 그 이후 신규 투자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그룹 안팎에서는 무엇보다 이 회장의 건강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범 삼성가 구성원들도 최근 법원에 낸 탄원서에서 이 회장이 현재 상태로는 수감 생활을 견뎌낼 수 없으니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오너 공백 탓은 아니지만, 최근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대기업들도 비상경영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상반기에 1조2천억원의 영업손실로 사상 최대의 적자를 내며 충격에 빠진 후 곧바로 포트폴리오 재편, 적자공사 수주 금지, 원가 절감 등을 골자로 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은 비상 경영의 하나로 퇴직한 최고경영자(CEO)인 최길선 전 대표이사 사장을 지난달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회장으로 선임해 이 부문 재건을 위한 '구원투수' 역할을 맡겼다.

이 회사 임원들은 또 회사가 처한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위기의식으로 여름휴가도 반납한 채 위기극복 방안을 마련, 휴가가 끝난 직후인 지난달 19일 비상경영 실천에 전사적 협력을 당부하는 담화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초 우이산호 충돌 기름 유출 사고에 이어 2분기에 정유업계 최대인 71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악재가 겹친 GS칼텍스도 비상경영으로 난국 타개에 힘쓰고 있다.

GS칼텍스는 그나마 형편이 나은 비정유사업간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6월 석유화학사업본부와 윤활유사업본부를 통합하는 조직 개편을 하고, 임원을 15% 이상 감축했다.

이어 안전·환경 관련한 위협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안전 업무를 총괄하는 CEO 직속 CSO(Chief Safety Officer)를 신설, 부사장급 임원을 앉혔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분야별 공정에서 매일 에너지 리포트를 작성해 전사적으로 공유하고, 미흡한 부분을 고쳐나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가뜩 경기위축 등으로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기업들이 총수 부재가 장기화하면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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