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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칼럼]세상을 보는 시각
[국세칼럼]세상을 보는 시각
  • 日刊 NTN
  • 승인 2014.10.1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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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웅 본사 논설위원

일반적으로 북유럽은 남유럽에 비하여 세금을 더 걷어 더 많은 사회보장을 제공한다. 많을 때는 소득의 70%까지 세금을 거두어서 실업자와 출산 휴직자들을 국가가 책임져 왔다. 세금이 소득의 2/3가 넘어서면 사회주의국가 아니냐고 따질지 모른다. 그러나 민주주의국가에서 제도는 물론 복지의 문제도 유권자가 세상을 보는 눈에 달렸다.

국방의 문제도 선진국일수록 모병제가 징병제를 압도한다. 성욕구 해결의 제도화에 있어서도 선진국일수록 적극적으로 성적 거래를 합법화하고 있다. 동성결혼의 경우에도 선진국일수록 문호를 더 적극적으로 열고 있다.

그러나 이런 화두는 대부분 한국에서는 금기대상이다. 대학의 기여입학만 해도 그러하다. 구미국가들은 기여입학제도를 잘 운영하고 있다. 사회에 공헌을 하거나 거액의 기부금을 학교재단에 내는 경우 예외적으로 그 자녀에게 특별입학을 허용하는 제도이다. 그들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사회적으로 공헌을 하면 그에 대한 반대급부를 주는 것이 공평하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논리가 우리 제도에 없는 건 아니다. 가령 기부금을 내면 세금을 줄여준다. 국민의 4대의무 중 하나인 납세의 의무에서조차 반대급부를 주는데 동의하면서 아이들 대학입학만은 결사 반대다. 돈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내 자식 들어가지 못하는 대학을 돈으로 다른 사람들 자녀에게 허용할 순 없다는 거다.

구미인들의 입장은 이렇다. 대학정원에서 별도로 특별입학을 허용하나 정원내 입학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결코 없다. 오히려 수학능력이 못되어서 졸업을 하지 못하면 기부만 하고 자녀는 망신만 당하는 셈이다. 물론 졸업을 한다면 그는 특별입학이지만 자기 능력을 분명히 입증한 셈이다.

뭐라 해도 기여입학의 사회적 후생은 분명 크다. 가령 100억의 기부금이 들어오면 그 이자만으로도 머리 좋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줄 수 있다. 돈이 없어 등록금을 내지 못하는 우수한 학생들을 지원하면 나라와 사회 전체의 후생(welfare)은 분명히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기여입학제를 한국에서 거론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무수한 비난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비난의 요지는 단 한 가지이다. 돈만 있으면 좋은 대학 보낼 수 있는 세상은 나쁘다는 감정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다시 말하지만 특별입학이므로 입학 정원 안에서는 아무도 부당히 입학이 거부되지 않는다. 기부금이 들어오니 경제적으로 취약한 수 많은 학생들이 공부를 더 할 수 있게 된다. 기여입학제도가 더 많은 성공의 기회를 우리 젊은이들에게 부여하는 셈이다.

이런 경우 과연 누가 피해를 보았을까? 딱히 없다. 그러니 불공평하다는 말은 오류다. 다만 기부하는 사람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근거 없는 미움과 시샘이 상처받은 것 말고는 말이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우리네 정서와 딱 맞는 것같다.

우리의 부자 비호감은 역사적 배경이 있다. 사회적 강자들이 부도덕하게 돈을 번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비공개 정보를 이용하여 부동산 투기로 갑부가 되고, 권력의 힘을 빌어 탈법으로 축재했다. 재벌들조차 그러한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전쟁 후 재건과정에서 군부정권과의 은밀한 정경유착의 온상이 되어 소수기업이 단기간에 재벌이라는 형태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지적들이 많다. 물론 재벌들도 할 말은 많을 것이다. 정치권에서 원하니 생존을 위하여 정치자금을 줄 수 밖에 없었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불공정경쟁에서 그만큼 누군가는 피해를 입은 거란다. 제로섬 이론상 누군가의 손해를 자양분으로 거대한 공룡 재벌이 태어났다는 거다.

과거는 어찌되었든 간에 앞으로는 공정사회에서 열심히 노력하여 부자가 되는 것이 사회적으로 좋은 덕목으로 받아들여져야 이 사회에 미래가 있다. 그래야 젊은이들에게 목표가 생기고, 일자리가 늘고, 경제가 돌아가지 않겠는가.

우리는 언제부턴가 ‘편가르기’가 정당한 토론을 가로 막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었다. 부자 대 빈자의 편가르기도 대표적이다. 부자는 나쁘다는 선입견 아래서는 아무리 이야기하여도 기여입학제의 미덕이 귀에 들어오질 않는다. 세월호는 사회의 적폐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우리에게 남은 일은 그 원인과 문제점을 낱낱이 밝혀내어 재발을 막고 우리 사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일뿐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의 치부를 감추려 들지 말고 개혁의 메스를 대야 할 좋은 기회를 놓쳤다.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면 걸수록 국민의 박수는 커졌을 터인데 청와대조차 정쟁으로 이해한 나머지 세월호 수습에서 거리를 두고 몸을 사려 개혁의 절묘한 기회를 잃고 말았다. 대중들은 늘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근거 없는 말들로 흥분한다. 이분법이다. 유족이 경제적 보상을 터무니 없이 요구한다느니, 취직을 보장하란다느니 하는 유언비어를 마냥 재확산한다. 편가르기다. 결국 우리는 개혁과 발전을 잃었다.

육해공군과 해경이 지켜보는 가운데 속절없이 수장시킨 우리 학생들의 억울한 죽음의 구조적 원인과 책임을 확실하게 밝혀 달라는 것이 유족들의 요청이었다고 우리 사회가 이해하였다면 암과 같은 깊은 적폐를 수술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상식을 지닌 대중은 사회적 아젠다를 논함에 있어 ‘돈’ 이야기로 눈이 어두어지고 정론을 호도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기여입학제나 세월호나 병역 문제나 우리 사회의 많은 사회적 이슈가 돈으로 해석될 일이 아니다.

앞으로 오래 오래 우리 자식들이 살아갈 터전을 어떻게 가꾸어 나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사회발전적 시각의 문제로 접근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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