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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카드수수료· 유류세’ 주유소에 덤터기
‘묘한 카드수수료· 유류세’ 주유소에 덤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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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3.2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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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묘한 기름값’ 발언계기 유통구조 챙겨보니…
기름값 오른만큼 카드수수료 높아져 ‘수익 발목’
50% 넘는 유류세도 매출에 포함돼 세부담 증가
주유소, 기름값 가격구조 붙여 놓고 억울함 호소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의 ‘묘한 기름값’발언 이후 정부에서 특별 TF팀이 만들어지고 급기야 윤증현 기회재정부 장관이 지난 15일 서울의 한 주유소까지 방문해 정유업계의 유통구조문제점을 재차 지적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기름값은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인하움직임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장관, 대통령까지 나선 기름값 안정대책은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다.

기름값 고공행진에 폭리의 오해를 받고 있는 주유소들은 주유소 입구에 ‘휘발유 가격구조’라는 푯말과 포스트를 붙여 놓고 오해의 억울함을 묵시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주유소의 포스트 내용을 꼼꼼하게 챙겨보면 기름값이 비싼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은 유류세율이 높은 것이 첫째이고 두 번째가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가 높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결국 속에 숨겨진 정책적 문제점을 해결 않고 외적인 문제점만 들춰내려고 하니 근본적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기름값이 대통령의 의지에도 잡히지 않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가 뭔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윤 장관 혹 떼려다 혹 붙인 꼴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은 15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소재의 한 셀프 주유소를 방문했다.
치솟기만 한 고유가 대책을 마련해 보자는 걸음이다.

윤 장관은 주유소 업주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유소들은 소비자에게 가격이 공개돼 투명한 경쟁이 이뤄지는 데 정유사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정유사들의 주유소 공급가격이 투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윤 장관은 직접 셀프 주유를 한 후 양재동 대형마트에 입점한 주유소에도 들러 한국주유소협회와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을 만났다. 재정부 장관의 방문에 주유소 업주들은 경영난을 호소했다.

한 주유소 사장은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유사에 선입금을 한 뒤 기름을 공급받아 사후정산을 하고 있어 문제가 많고, 주유소 업주들은 카드수수료를 내기도 버겁다"며 “정유사들이 경쟁하지 않는 한 우리가 싼 기름을 받을 길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윤 장관은 “유통과정 어딘가에 소비자로부터 얻는 이익이 갈 텐데 주유소에 남는 이익이 거의 없다는 것은 분명히 유통과정상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확실히 독과점에 따르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 견해이며 정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또 “옛날에는 주유소를 경영하면 부자라고 했는데 이렇게 와서 보니 현상 유지를 하기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기름이 물가에 매우 광범위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부는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싸고 좋은 기름을 공급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 붙였다.

윤 장관이 주유소의 어려운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는 발언에도 주유소 업자들은 정부정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한진우 한국주유소협회장은 “주유소는 적자운영을 하는 곳이 많지만, 정유사들은 큰 이익을 보고 있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며 “정유사들은 국내에서 싸게 파느니 해외에 팔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현재의 구도라면 정유사들이 국내에서 싸게 팔 이유가 없기 때문에 수입사를 늘려 경쟁시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협회장은 “기름값 인상의 요인은 카드 수수료가 높은 데도 기인된다”며 “특별세액공제 신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현금고객 우대제 도입, 불법·탈세 유류 근절, 대형마트 주유소 염가판매 가이드라인 마련, 농협의 면세유 배당업무를 타 기관에 이양해 달라”고 건의했다.

윤 장관은 이에 대해 “관계부처와 전문가들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현재 (기름 유통과 관련한) 여러 가지를 점검하고 있다"며 “건의 사항들을 참고해 이 달 말까지 유통 독과점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주유소 vs 신용카드사 수수료 갈등

한국주유소협회는 고유가와 고율의 유류세 영향으로 주유소에 부과되는 실효 수수료율은 명목수수료율인 1.5%의 두배 이상인 3.5%에 달해 카드수수료가 주유소 이익률 하락에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은 전체평균 2.33%에 이른다. 이중 주유소 가맹점 수수료율은 1.5%로 호주의 전체신용카드 평균 수수료율 0.8%와 비교하면 각각 3배 2배가량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높은 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은 관련사업자의 수수료부담확대는 물론 소비자물가 인상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경영여건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주유소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 상태라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전국주유소의 영업이익률이 평균 1.5% 수준을 기록, 이는 일반 타 소매업의 평균 영업이익률 11.2%에 비해 현격하게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특별세액공제 제도 신설필요

한국조세연구소의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판매가격에 연동되는 주유소의 카드수수료는 판매관리비 전체의 18%라는 높은 비중을 차지, 주유소업계의 영업이익률 하락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연구보고서는 고율의 유류세에 대해서도 카드수수료 부담을 떠안기는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소비자가격 중 50%가 넘는 세금에 대해서도 판매가격 연동에 따라 카드수수료가 부과되고 있다. 즉, 주유소의 명목 수수료율이 1.5%인데 반해 실효 수수료율이 3.5%로 높은 것은 바로 유류세
에 대한 수수료를 주유소가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세금부담은 한국회계기준에도 반한다. 회계기준에 세금은 매출액에 포함되지 않는 만큼 순매출액을 기준으로 회계처리 할 경우 세금부부분에 대한 카드수수료를 주유소가 부담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세금부분에 대한 카드수수료는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이에 따라 주유소가 부담하고 있는 세금부분에 대한 카드수수료를 덜어 주기위해 신용카드매출세액 또는 신용카드 특별세액공제로 보상해야한다고 밝히고 있다.

◇매출액은 늘어도 실속없어

주유소는 매출액(유류세 포함)이 늘어도 실속은 없고 오히려 기름값이 오를수록 그 부담이 커지고 있다.
그 한 사례로 지난 1995년과 2008년 8월 사이 휘발유 판매가격을 비교하면 가격인상으로 인한 카드수수료는 리터당 8.91원에서 23.30원으로 262%가 늘어난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주유소운영의 가장 큰 부담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는 카드수수료는 조세에 해당하는 수수료 부분을 공제 또는 감면받는 것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주유소는 고유가로 인해 매출이 늘어나도 이윤은 고정되어 있는데다 오히려 매출액 증가에 따라 카드수수료가 증가돼 실제 이윤은 카드수수료가 잠식하는 모순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유소협회는 교통에너지환경세 등이 포함된 카드결제 매출액 중 세금부분에 대해서는 카드수수료 1.5%를 곱한 금액만큼 주유소에 부과되는 법인세 또는 소득세를 공제하거나 카드수수료율을 1%이하로 낮추는 방법 등을 도입해 세금부분에 대한 수수료를 공제받을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해 줄 것을 적극 건의 하고 있다.

또 현금사용고객이 카드고객과의 차별화를 두지 못하게 되어 있는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를 완화해 현금고객이 카드수수료가 포함된 기름값을 지불하고 있는 모순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현금고객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도록 해달라는 건의도 했다.

주유소 마다 내건 ‘휘발유 가격구조’포스터는 한마디로 “주유소는 폭리를 취하지 않고 있으며, 마진은 높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폭리는 보는 곳은 정유사로 압축이 된다. 최근 정유사는 수입원가와 마진폭 유통과정 등을 공개하라는 정부의 강도 높은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공개의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 “강심장이다“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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