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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건설 부도 직전 CP발행 도덕성논란
LIG건설 부도 직전 CP발행 도덕성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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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3.2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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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위기상황 알면서 어음남발” 항의 빗발

기업이 경영위기상황에서 곧 부도가 날 줄 알면서 어음을 발행 했을 경우 무죄인가.

지난 21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LIG건설이 부도나기 불과 열흘 전까지 40억원이 넘는 기업어음(CP)을 발행했던 것으로 드러나 피해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LIG건설은 올해에만 700억원 규모 CP를 발행(만기 연장분 포함)하고 증권사를 통해 일반인에게 판매해 왔다. 해당 CP를 판매한 증권사와 LIG건설에는 CP 투자로 낭패를 본 투자자들이 “재벌그룹 건설사와 증권사가 짜고 투자자들을 기만했다.”며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LIG건설은 올해 CP 발행으로 끌어들인 자금 일부를 관계회사인 LIG투자증권이 발행했던 LIG건설 CP 만기 상환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자기 증권사와 고객은 살리고 다른 증권사와 고객들에겐 폭탄을 돌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과 증권가, LIG건설 등에 따르면 LIG건설은 올해 1월부터 3월 10일까지 600억~700억원 규모 CP를 발행했다. 특히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불과 열흘 앞둔 이달 10일까지 CP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열흘 전이면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충분히 예상하고도 남았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솔로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등 상당수 증권사들이 이 CP 물량을 인수해 일반인과 기관에 판매했다.

LIG건설이 발행한 CP 잔액은 총 1836억원 안팎으로, 일반인 투자자는 최대 700~8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통상 부도가 나기 2~3개월 전엔 이상신호를 충분히 감지할 수 있는데도 부도 직전 대규모 CP를 발행한 것은 투자자를 기만한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부도를 막기 위해 LIG그룹 대주주가 납득할 만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대주주 도덕성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 투자자는 "보험ㆍ증권 등 신뢰와 명성을 중요시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LIG그룹 이미지를 보고 CP를 샀던 것"이라며 "부도나기 한 달 전이면 충분히 위기를 감지하고 있었을 텐데도 CP를 또 발행한 것은 도덕적으로 비판받아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십 명의 투자자는 이날 판매 증권사 창구와 LIG건설 본사를 찾아가 강력히 항의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논란에 대해 LIG건설 간부는 "투자자들이 항의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러나 2월 초 터진 저축은행 사태로 갑작스러운 자금난이 생겨 부도를 내게 된 것"이라며 "사전에 부도 가능성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LIG투자증권의 CP 만기분을 상환한 것은 고객들의 요구에 의한 것이지 회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라며 "LIG투자증권 만기분뿐 아니라 PF대출 관련 이자와 내부 운영자금 용도로 쓰기 위해 CP를 올해에도 계속 발행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공능력 47위였던 LIG건설은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주택사업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위기를 맞기 시작했다.

LIG건설은 최근 수년간 수도권 각지 주택개발을 위해 시도한 8900억원 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실패로 부도를 맞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저축은행 파동을 거치면서 대출만기 연장과 신규 대출에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법정관리를 선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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