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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탈세전담 수사부 생기면 국세청 조사국은 뭘 하나?
[칼럼] 탈세전담 수사부 생기면 국세청 조사국은 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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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2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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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칼럼] 이형수(NTN 상임논설위원)
   
 
 
검찰이 대기업 등의 탈세범죄를 강력 수사해 처벌한다고 한다. 법무장관이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두고 출입기자들을 만나 탈세사범 엄단 의지를 밝히고, “탈세는 주가조작, 분식회계, 기업자금 횡령, 뇌물수수와 함께 대표적인 화이트 칼라 중대범죄”라고 지적하면서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자유시장 경제질서를 교란시키는 반칙행위에는 검찰 수사 역량을 집중해 엄정 대처 하겠다”고 말했다 한다.

이에 법무부는 서울중앙지검에 있는 금융조사부를 금융조세조사 1, 2부로 확대 개편하고 제1부는 탈세사범 등을 전담할 것이라고 한다.

행정법 원리를 무시하는 발상

법무장관의 탈세에 대한 엄단의지는 지당한 것이긴 하나 어쩐지 격에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국세청장이나 국세청 조사국장이 해야 할 이야기가 아닐까?

그리고 서울중앙지검에 탈세조사 전담부를 둔다는 것은 또 무엇인가? 행정법 원리를 무시하는 소치가 아닌가 싶다. 그러면 국세청 조사국이라는 방대하고 전문적인 조직은 왜 필요한가? 정부조직법(제27조-재정경제부, 제32조-법무부)과 검찰청법(제4조-검사의 직무) 규정들을 살펴보아도 납득이 안가는 발상들인 것 같다.

통고처분 제도는 왜 있는가?

조세범 처벌법 제6조(고발)는 “이 법의 규정에 의한 범칙행위는 국세청장, 지방국세청장, 세무서장 또는 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고발을 기다려 논한다”고 되어 있다.

또한 조세범 처벌 절차법 제9조 내지 제12조는 통고처분 제도를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국세청장, 지방국세청장 또는 세무서장은 탈세행위에 대해서 벌금 등을 통고할 수 있고 이 통고처분대로 범칙자가 이행하면 동일사건에 대하여 소추를 받지 않고 사건이 종결되도록 되어 있다.

범칙자가 통고처분 내용대로 15일 내로 이행하지 않으면 세무당국은 검찰에 고발을 할 수 있고 그 이전에는 검찰이 끼어들 틈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범칙자가 통고대로 이행할 자력이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통고처분을 하지 않고 즉시 고발하는 제도까지 마련되어 있다.

필자의 상식으로는 법 어느 곳에도 검찰이 적극적으로 탈세수사에 앞장서게 하는 규정이 없는 것이다.

관세법은 보다 명확하지만 같은 취지

관세법 제283조(관세법) 제2항은 “관세범에 관한 조사?처분은 세관공무원이 이를 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제84조(공소의 요건) 제1항은 “관세범에 관한 사건은 관세청장 또는 세관장의 고발이 없는 한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되어 있고 제2항은 “다른 기관이 관세범에 관한 사건을 발견하거나 피의자를 체포한 때에는 즉시 관세청 또는 세관에 인계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피의자를 체포 인계하는 규정을 빼 놓고는 관세법이나 조세범 처벌법이나 똑 같은 취지로 되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협조는 하되 업무분담은 따로 있다

법무부에서는 대검찰청과 국세청간 중앙협의회 운영을 활성화하는 등 긴밀 수사공제체제를 구축하겠다고 한다. 물론 부처간 긴밀한 협조체제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수사공조체제라는 명분 아래 검찰이 국세청 조사국을 사실상 지휘하려 드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전문성을 무시하고 중복된 기구를 신설하는 비효율적 예산낭비도 피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신임 전군표 청장이 피력한 성실납세를 제고하기 위한 수단으로는 가산세 중과제도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는 행간의 의미를 새겨들어야 할 중요한 메시지로 생각된다.

일이 잘 안 풀리거나 꼬이면 원칙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책을 놓은지 오래 되어 혼선이 오면 행정법 원리로 되돌아가보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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