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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바닷가 작은 마을
[칼럼] 바닷가 작은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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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26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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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면서] 임채룡 세무사 (세무사회 총무이사)
   
 
 
이런 우화가 있다. 한 미국의 관광객이 멕시코의 작은 어촌에 도착했다. 그는 마을의 어부가 잡은 크고 싱싱한 물고기를 보고 감탄했다. “그거 잡는 데 얼마나 걸렸나요?”

어부는 “별로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그러자 미국인이 재차 물었다.

“왜 좀 더 많은 시간을 들여서 물고기를 잡지 않나요? 더 많이 잡을 수 있을 텐데....”

멕시코 어부는 적은 물고기로도 자신과 가족들에게는 충분하다고 했다.

“그럼 남는 시간은 뭐 하세요”

“늦잠 자고, 낚시질 잠깐하고, 애들이랑 놀고, 마누라하고 낮잠 자고... 밤에는 마을에 가서 친구들이랑 술 한잔 합니다. 기타치고 노래하고 아주 바쁘지요...”

미국인이 그의 입을 막았다.

“사실 제가 하바드 MBA입니다. 제 말 들어보세요! 당신은 매일 좀 더 많은 시간을 들어 낚시질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좀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거예요. 더 많은 수입이 생기고 더 큰 배도 살 수 있겠죠. 큰 배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러면 배를 몇 척 더 사서 수산회사도 세울 수 있습니다. 당신은 이 조그만 마을을 떠나 멕시코시티나. LA, 뉴욕으로 이사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엔 어부가 물었다. “그렇게 되려면 얼마나 걸리죠?”

“약 20년...혹은 30년 정도요”

“그 다음에는요?‘

“당신의 주식을 팔아서 백만장자가 되는 거죠!”

“백만장자? 그 다음에는요?

“그 다음에는 은퇴해서, 바닷가가 있는 작은 마을에 살면서 , 늦잠자고, 아이들이랑 놀고, 낚시질로 소일하고... 그리고 남는 시간에 술 마시고 친구들이랑 노는 거죠!”

사람은 행복을 얻기 위하여 살아간다. 그리고 대부분 행복은 물질의 소유여부에 따른다고 착각을 한다. 그러나 행복은 결코 소유와 비례하지 않는다.

1998년 영국 로베트 우스터 교수가 세계 54개국을 대상으로 한 국민의 행복도 지수를 조사하였으나, 미국, 일본, 개나다, 독일 등은 40위 안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오히려 방글라데시, 아제르바이잔, 나이지리아 등 가난한 나라들이 상위를 차지했다.

잘 사는 나라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하여 치열한 질주를 계속했으나, 결코 가난한 나라 국민보다 행복하지는 못했다는 이야기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우리나라도 행복지수는 그리 높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돈 버는데 어느 나라 못지않게 치열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1~2년전 우리나라에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을 것 같은 기획 부동산 텔레마켓터까지 있었으니 말이다. 별로 쓸모 없는 대규모 임야 등을 헐값에 취득한 후, 100여명이상 되는 여성전화판매요원을 동원하여 그럴듯하게 포장된 개발계획으로 아무에게나 무작위로 전화를 한다.

적은평수로 분할하여 부담되지 않는 정도의 금액에다 장래에 몇 배의 수익이 있다는 말에 속아서 부동산을 취득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대게 잔금과 동시에 분할된 등기부를 보내주지만 사실은 아무런 쓸모가 없는 땅이다. 우선 수 만평 되는 땅에서 자신의 땅을 구획할 수가 없을 뿐 더러 설사 찾는다 하여도 개인적으로 전여 사용할 수가 없다.

그런데 최근에 더욱 놀라운 일들이 세무시장에서 일어났다. 기획부동산과 똑 같이 한 건당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기로 한 여성 전화요원이 사업자를 대상으로 무작위로 전화를 하는 것이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싼 값에 기장을 해준다고 설명한다는 것이다. 양심도 질서도 없다. 오직 남 보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하여 혈안이 되었다. 벌서 몇 백건이 모아졌으며 거래처에서 수집한 영수증을 처리하지 못하여 창고에 보관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돈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 소유하고 싶은 물질을 모두 얻음으로 행복해 질거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더욱이 기존의 가치 질서를 무시하고 최소한의 양심도 없이 돈 벌기에 급급한 모습으로는 결코 행복을 기대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면서 오는 행복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화처럼 행복이 타인을 위한 배려와 느린 삶의 여유로움에서 온다면 바닷가의 작은 마을에도, 깊은 산 골자기 외딴 집에서도 심지어 메마른 황량한 들판에서도 행복은 있을 것이다. 그곳에 돈 보다는 여유로운 마음이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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