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17:33 (목)
박삼구 회장, 금호산업·고속 다시 되찾기 '안간힘'
박삼구 회장, 금호산업·고속 다시 되찾기 '안간힘'
  • 日刊 NTN
  • 승인 2015.02.05 0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수자금 확보가 최대 관건…곳곳서 금호아시아나 경영권 노려 '산넘어 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을 다시 품에 안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박 회장 측은 그룹의 핵심인 아시아나항공을 쥔 금호산업과 사실상 그룹의 모태기업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금호고속을 모두 사활을 걸고 확보해야 하는 입장이다.

박 회장 측이 두 회사 인수를 위해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투자은행(IB)업계와 채권단에선 박 회장과 금호그룹이 자금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두 토끼를 모두 되찾으려다 보니 무리수가 따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박 회장의 무리수? …PEF·채권단 뿔났다
박 회장과 금호그룹은 세계 금융위기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거머쥐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금호그룹은 예기치 못한 세계 금융위기 폭탄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사모펀드(PEF)를 조성해 대우건설을 인수해줬다. 대한통운은 CJ그룹에 넘어갔다.

금호산업도 채무 상환을 위해 2012년 8월 대우건설 지분(12%)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38.7%), 금호고속(100%) 등의 자산을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PEF)에 9500억원에 넘겼다. PEF 조성에는 정책금융공사(현 산업은행)와 교직원공제회, 새마을금고, 한국증권금융,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기관투자가와 은행들의 대출과 투자금이 들어갔다. PEF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2200억원에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고 대우건설 지분과 금호고속만 남겨놨다.

그러나 당장 대우건설 투자금을 회수할 길은 막막하다. 산업은행의 PEF가 주당 1만5천원에 인수한 대우건설 지분의 평가 가치는 반 토막이 났다. IBK-케이스톤파트너스도 주당 8천원대에 인수한 대우건설의 지분이 현재 주당 6천원대로 떨어져 블록딜(대량매매)로 처분하기가 쉽지 않다.

인수.합병(M&A) 관계자는 5일 "박 회장이 다급한 것은 이해하지만, 투자자들도 손실을 볼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

IBK-케이스톤파트너스 측은 계약상 작년 8월부터 매각이 가능한 금호고속 매각에 나섰다.

그러나 금호고속 매각에선 우선매수권을 가진 금호그룹이 금호고속의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으나, '제 3자가 제시한 최고 가격에 금호고속을 인수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공교롭게도 금호산업 매각 작업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박 회장에게 자금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투자금융업계는 박 회장 측과 채권단·IBK-케이스톤파트너스 간 갈등이 깊어진 이유도 바로 이 때문으로 보고 있다.

금호그룹은 금호고속의 실사자료 제출 거부, 사무직 직원으로 구성된 구사회의 대표 출근 저지 등으로 사모펀드를 압박했다. 그러자 사모펀드의 입김으로 금호산업의 매각 주관사가 금호그룹 측에 금호산업 매각을 방해하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권한을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호그룹은 또 자금 동원력도 없는 우리사주조합을 금호고속의 우선매수권자로 지정해, 논란을 낳고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호그룹 측이 금호고속 매각 시기를 늦추고 싶은지, 매각 가격을 낮추고 싶은지 알 수 없다"며 "금호그룹이 애초 요구사항을 제시하면서 협상의 태도로 대응했다면 양측의 골이 이처럼 깊어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 금호그룹의 운명 '첩첩산중'
이런 상황에서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의 운명은 다음 달 초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은 이달 25일까지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본격적으로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IBK-케이스톤파트너스도 이달 14일 금호그룹 측에 금호고속 매각제안에 나서 최후통첩을 하기로 했다.

금호그룹은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어 인수전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다. 그러나 박 회장과 금호그룹이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재인수의 꿈을 이루기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박 회장 입장에선 두 회사를 모두 인수하려면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데 반해 자금력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의 가격은 각각 6천억원 이상과 5천억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경기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채권단은 금호산업 지분을 최대한 비싸게 매각하려고 할 것"이라며 "금호산업의 매각이 재계의 높은 관심 속에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금호산업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경영권까지 확보할 수 있어, 여러 곳에서 군침을 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고속에 대해서도 호반건설 등 30여곳이 투자제안서를 받아갔다. 금호그룹 측은 금호고속에 대한 매각 가격 등의 제안을 다음 달 2일까지 수용하지 않으면 우선매수권을 잃게 된다.

펀드의 한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을 산정해 매각 제안을 할 것"이라며 "2주 후인 다음 달 2일까지 금호그룹으로부터 금호고속 제안 수용 여부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그룹 측이 IBK-케이스톤파트너스의 제안을 수용하지 못해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하면 금호고속도 다른 기업에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서교동), 국세신문사
  • 대표전화 : 02-323-4145~9
  • 팩스 : 02-323-74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예름
  • 법인명 : (주)국세신문사
  • 제호 : 日刊 NTN(일간NTN)
  • 등록번호 : 서울 아 01606
  • 등록일 : 2011-05-03
  • 발행일 : 2006-01-20
  • 발행인 : 이한구
  • 편집인 : 이한구
  • 日刊 NTN(일간NTN)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日刊 NTN(일간NTN)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n@intn.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