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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談世談]이 순간을 위하여...
[稅談世談]이 순간을 위하여...
  • jcy
  • 승인 2012.01.1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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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鍾奎 선임기자
   
 
 
납세자에게 상처주는 부실과세 근절…
美辭麗句안되게 초심 굳혀야

나라살림 곳간지기 소명의식 갖고
악재 떨쳐 버려야 재정여력확보

‘생산성 높은 국세행정 만들기’는
상하官署 소통이 전제돼야 가능


또 한 해가 갔다. 벌써 2천열 번하고도 한 바퀴 더 지났다. 자연의 섭리라고들 그냥 받아들인다. 그러면서도 한숨은 짓는다. 탄식이 분명하다. ‘왜 이렇게 빠르지’하고 투덜대면서도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지혜가 그래서 돋보이나 보다.

새 해에 거는 기대치가 어쩌면 그리 크고 알찬지 당차기만 하다. 임진(壬辰) 새해는 용(龍)의 해이라서 믿는 구석이 있나 보다. 십이지간(十二支干)에서 보면 기(氣)가 세고 분노하며 후퇴 할 줄 몰라 진취적 상징물로 대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끝까지 일을 관철시키는 돌파력과 결단력이 강해서 출세 운이 남다른 용띠이다. 그러나 오만과 성급함 그리고 독설 탓에 곧잘 핀잔을 받기도 해서 때로는 ‘옥의티’가 되곤 한다.

용의 해라고해서 별로 달라질 것은 없다. 여과 없이 조세 제도권안의 손길은 바빠질 수밖에 없다. 자그마치 3백25조4천억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조세수입에 대한 세수프로젝트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제도적으로 따지면 신고납세제 도입과 관련, 민주세제라고 추켜세우지만 아직은 아니다.

선진세제와는 거리가 멀다는 게 사계의 그간 평가가 이를 뒷받침한다. 걸핏하면 위헌소지가 많다는 헌재의 판결사례가 불거지고 있는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비단 이 뿐이 아니다. 빠른 산업화의 발전템포를 따라잡지 못하고 일실, 뒷북치는 제도화의 아날로그식 속도에 실망감이 녹아든다.

제도적으로는 그렇다고 치자. 세무행정 측면도 그리 성공작(?)이지 못하다는 게 전문가나 학계의 평가다. 법인세 신고전 세무간섭 완전폐지를 비롯한 전관예우금지 관련 법제화 등 행정쇄신 차원의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체납과 관련한 정리해법이 막막하다. 조(兆)를 넘나드는 미정리분에 대한 행정기법의 미흡(?)현상은 과제로 남는 흠이 됐다. 국고주의 입장에서 과세한 결과물이라고만 단정하기에는 상황이 너무나 어둡다. 어쨌거나 과잉세무조사 등 부실과세가 낳은 산물이 분명하다.

“경제가 정말 어려워질 때를 대비해서 재정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신년사에서 강조한 박재완 기재부장관은 나라살림의 곳간 지기라는 소명의식을 특별히 주문한다. 이는 위기가 눈앞에 직면해 있다는 확언이다. 분명 악재가 도사리고 있는 한해가 될 것 같은 예감이 앞선다.

유럽 재정위기와 20년만의 총선 대선 등 양대 선거에서 파생될 재정위기를 감지하고 고민 끝에 내린 주문이라서 더하다. 피부에 와닿는 체감온도가 유난히 냉냉할 것만 같다.
이를 눈치라도 챈 듯 과세당국의 발 빠른 대처는 그나마 다행스럽다. 납세자에게 상처 주는 부실조사 부실과세 차단에 총력을 기우린다는 신년 벽두부터의 각오가 용처럼 새롭게 비상할 것만 같아서 덧붙인다.

조사권 남용방지책은 흔히 들어본 약방의 감초격인 행정지침서다. 문구로만 따지면 그간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어제 오늘의 대책이 아니다. 올해는 그 다짐의 강도가 다른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이현동 국세청장은 이의 결실을 “상급부서와 일선관서간의 소통으로 해결하자”고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실낱같은 가능성을 안겨준다. 납세자의 소리를 경청하고 현장의 변화를 족집게로 집어내 듯 소통만 잘 이루어지게 한다면 변수작동에 가속도가 붙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그 혜안(慧眼)이 명사답다.

‘생산성 높은 국세행정 만들기’가 성숙한 납세문화로 정착될 것만 같다. 납세자들에게 상처주는 과세권 행사는 뿌리뽑아버릴 기세가 당당해서 기대가 크다. 2012년 국세청의 첫 마음이 납세자 권익 최우선 배려 세정이라면 그 시말(始末)이 미사여구(美辭麗句)에 그치지 않기를 당부한다.

정채봉 작 ‘이 순간’저서를 보면 사람의 첫 마음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어 이채롭다. 새해 에는 작심삼일(作心三日)이 아니어야 한다. 늘 새 마음을 갖기에 냇물처럼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고 말이다. 이 순간에도 초심을 잃지 말자고 또 다짐하면서 이렇게 읊고 있다.

1월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일을 한다면,

아팠다고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손님을 언제고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는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가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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