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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政칼럼] ‘납세자의 날’...의미가 식어간다
[稅政칼럼] ‘납세자의 날’...의미가 식어간다
  • kukse
  • 승인 2012.02.1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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沈載亨(顧問)
   
 
 
3일 3일.― 우리는 매년 이날을 아주 특별한 ‘날’로 정해 떠들썩하게 납세자들을 모시고 있다. 성실한 납세자에 대해서는 훈·포장 등 푸짐한 포상과 함께 여러 가지 혜택도 부여한다. 1년에 단 한번, 이 날만큼은 그렇다.

이름 하여 ‘납세자의 날’이다. 제정 초기 이 날 행사는 그 규모나 분위기 면에서 가히 납세국민의 잔치 날다웠다. 우선은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함으로써 국민의 관심은 물론 수상자들의 자긍심 또한 충만했다.

아마도 4회 때 까지는 대통령이 손수 자리를 같이해 납세자라면 누구나가 그 수상대열에 오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했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턴가 국무총리 참석으로 그 격(格)이 떨어지더니 어느 해에는 국세청장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며 기념식을 끝낸 적도 있다. 이제는 아예 관행적인 행사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것 같다.

한때는 대통령 참석 납세긍지 高調

결코 납세자의 날을 화려하게 치러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최소한 납세자의 날 제정의 뜻을 살리면서 이에 걸 맞는 행사가 됐으면 싶은데 해를 거듭할수록 이날의 행사가 빛을 잃어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지금의 납세자의 날은 원래가 ‘세금의 날’로 출발 했다. 그러니까 국세청 개청 다음해인 1967년, 국민의 성실납세에 대한 감사와 함께 건전한 납세의식 고양을 위해 매년 3월 3일을 ‘세금의 날’로 선포한 것이다. 그러다가 1973년 세금의 날과 ‘관세의 날’을 하나로 통일시켜 ‘조세의 날’로 이름을 바꾸더니 2000년 들어 다시 납세자의 날로 개명(改名)을 했다. 초창기에는 국내 유수한 기업들도 수상 대열에 끼려고 안달을 했던 이 날이다.

이제 마흔 여섯 번째를 맞는 만큼 그 연륜이 쌓였지만 세정가나 납세권(納稅圈) 모두의 관심은 식은지 오래다. 이날의 주빈(主賓)인 수상업체마저도 상(賞)을 준다니 받는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물론 ‘납세자의 날’의미가 외적인 행사 규모로 대변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날이 국민의 납세의식 고양과 신성한 납세의무에 대한 보답 성격에서 출발한 것이라면 보다 격조(格調)있는 장(場)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관행적 행사-납세자 관심도 멀어져

그런 의미에서 당초 ‘조세의 날’ 명칭을 ‘납세자의 날’로 바꾼 것에 대해 적잖이 아쉬움을 느낀다. ‘조세’라는 신성한 주체가 ‘납세자의 날’이라는 일반적 행사(?) 개념에 자꾸만 묻혀가고 있는 것 같기에 하는 말이다. 납세자의 ‘잔칫날’을 부각시킬 것이 아니라 ‘조세’라는 주체를 놓고 정부와 납세국민 모두가 한번쯤 생각을 해보는 그런 ‘날’이 돼야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국민의 납세의식 제고라는 제2의 세원배양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이며, 납세국민은 그들대로 세금이 공동사회의 공동비용이라는 평범한 이치를 되새기는 그런 날이 되어야 한다.

언젠가 한 납세자 단체는 ‘납세자의 날’행사에 대통령의 참석을 촉구하는 이색적인 성명을 낸바 있다. 역대 대통령들은 서울대학교 졸업식에는 참석을 하면서도 납세의무와 관련해서는 그렇지가 못했다면서 ‘납세자의 날’ 하루만이라도 납세국민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대통령이 행사장에 꼭 참석해줄 것을 간곡히 요망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가끔 라디오 방송 연설을 통해 국민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하지만 1년에 한번쯤은 납세국민 앞에 직접 나서 감사의 표시를 할만도 하다. 나라살림을 위해 성실하게 세금 내 준 납세자들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서도 그렇고 납세국민들의 성실납세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도 그렇다.

정부, 格調 높여 납세의식 함양해야

선진국이라는 미국사회를 보면 우리와 확연히 다른 정서가 깔려 있다. 특히나 납세에 대해서만은 생각이 유별한 것 같다.

대통령의 대(對)국민 연설을 봐도 우리네처럼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납세자 여러분(tax payers)…”으로 서두를 꺼낸다. 납세국민에 대한 존경심과 고마움이 늘 마음속에 스며있음이다. 이런 정서로 인해 그곳 납세자들은 소리 없는 가운데 성실히 납세의무를 이행한다. 국민의 납세의식 고취를 위해 정부의 진솔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어차피 제정된 납세자의 날 이라면 여느 연례행사와는 달리 마음과 정성이 듬뿍 담긴 그런 장(場)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그 3월 3일이 눈앞에 다가온다. ‘납세자의 날’ 기념식 단상(壇上)에 대통령의 모습을 뵐 날은 언제인지 그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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