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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에 기업들 '촉각'
'큰손'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에 기업들 '촉각'
  • 日刊 NTN
  • 승인 2015.03.1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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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주총엔 사외이사 '반대' 결정...롯대쇼핑과 아모레퍼시픽 주목

올해 기업들의 본격적인 정기주주총회 시즌의 개막을 앞두고 '큰 손'인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강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국민연금의 투자 비중이 증가한 데다 국민연금이 과거 '거수기' 오명을 벗고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임원의 과도한 겸직이나 기업가치 훼손 논란이 있는 기업들로서는 국민연금의 결정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게 됐다.

◇ '한전부지 논란' 현대차 주총엔 '어정쩡한 결론'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11일 올해 들어서 처음으로 주식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를 열고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의 한국전력 부지 매입과 관련한 적정성에 논의했다.

보통 국민연금은 주총을 앞두고 기금운용본부 내에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는데 본부 차원에서 결정이 어려울 경우 학계 인사 등 9인으로 구성된 '국민연금 주식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를 소집해 결정한다.

위원회는 이날 논의 끝에 한전 부지 매입이 현대차그룹의 기업가치를 어느 정도 훼손했는지에 대해 명확히 판단하기 곤란하다고 결론 짓고 다만 이사들이 중대한 결정에서 대표이사에게 전권을 위임하는 등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경영의 안정성'을 고려해 윤갑한 현대차 사장 등 사내이사들의 재선임안에 대해서는 찬성 또는 반대의견을 표명하지 않기로 하고,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사외이사 2인의 재선임만 반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현대차가 한전 부지를 감정가의 3배에 낙찰받은 후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윤 사장 등 사내이사의 재선임에 반대 목소리를 낸 가운데 국민연금은 '기권' 형식으로 의견을 표명하기로 한 것이다.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의 위원장인 김성민 한양대 교수는 "한전 부지 매입의 기업가치 훼손 정도에 대해서 위원들 사이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의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외이사 재선임안에 대해서는 반대가 대다수였지만 사내이사 재선임건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며 "찬성보다는 반대가 많았지만 반대도 과반수를 넘지 않아 중립으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장흥배 참여연대 경제노동팀장은 "외부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사외이사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한 결정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투자자문 역량을 갖춘 국민연금이 한전 부지 매입의 기업가치 훼손 정도에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은 다소 소극적인 판단이 아니었나 싶다"고 지적했다.

◇ 롯데쇼핑·아모레퍼시픽 주총서 의결권 행사 방향도 관심

국민연금이 사내이사의 재선임을 적극적으로 저지하지는 않기로 하면서 현대차는 한숨 돌린 셈이 됐지만 여전히 국민연금의 결정에 주목하고 있는 투자기업들도 많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현재 국민연금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모두 268곳이다.

현대차(7.01%), 기아차(7.04%), 현대모비스(8.02%) 외에도 삼성전자(7.81%), LG전자(8.47%), SK하이닉스(9.13%) 등 대기업에 모두 5% 이상 주주다. 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지주, KT, POSCO, NAVER 등은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도 점점 적극적이어서 2006년 3.7%에 그쳤던 국민연금의 의결권 반대 비중이 2007년 5.0%, 2009년 6.6%, 2011년 7.0%, 2013년 10.8%, 지난해 9.0%로 증가 추세다.

지난해에는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장기·불성실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견제기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하는 등 의결권 행사 강화를 위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최대주주의 우호지분에 막혀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이 안건 부결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기업들로서는 주요주주인 국민연금의 결정이 상징적인 의미도 갖는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주총에서는 현대차 외에 국세청으로부터 600억원대 추징금을 부과받아 기업가치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롯데쇼핑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과도한 겸직 논란이 있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재선임 여부에 대한 국민연금의 결정도 관심사다.

국민연금의 롯데쇼핑 지분율은 5.02%, 아모레퍼시픽은 8.10%이며, 양사 모두 오는 20일 오전에 주총이 예정돼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추가로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 일정이 잡힌 것은 없다"며 "13일 주총 안건과 관련해서는 시간적으로 위원회를 소집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 이후 주총 안건 가운데에는 필요할 경우 소집해 논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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