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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칼럼] 5월, 국세행정 스케치
[세정칼럼] 5월, 국세행정 스케치
  • kukse
  • 승인 2012.05.11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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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영/본지 편집국장
   
 
 

하루가 다르게 초록이 농도를 더하는 5월이다. 이 계절이 얼마나 감탄스러웠던지 대자연의 외경 앞에서 세무인 중 누군가는 “만약 이 초록을 자연이 아닌 정부 예산으로 한다면 얼마나 들까”라며 현실을 교묘하게 섞은, 분위기 깨는 불가항력을 표현했다. 신록이고, 생동이 우리 곁에서 세상을 바꾸고 있는 계절이다.
5월 세정가는 바쁜 시절이다. 내국세수 핵심세목인 소득세 확정신고가 있는 달이고, ‘국세청이 내미는 따뜻한 손’ 근로장려금 신청도 진행되고 있다.

이달 소득세 신고의 중요함은 설명이 필요없다. 이에 비해 근로장려금 신청업무의 경우 국세행정 고유업무의 범주에서는 다소 이질감이 있지만 어렵고 힘든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그 소중함의 의미는 더 해지고 있다. 어렵고 힘든 여건에서 국세청 관계자들은 말 그대로 ‘신념’으로 근로장려금 신청업무를 이끌고 있다. 사명감이 없이는 이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되는 현장이다. 상대하는 사람들이나 업무 성격상 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표정은 진솔하고 진지하다.

양평동 강서세무서 청사 한 켠으로는 사무공간이 절대적으로 모자라 인근 빌딩에 분산,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 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추진단의 경우 밤낮은 물론이고 주말, 휴일이 따로 없다. 휴일 근무를 지시하지 않아도 억척으로 사무실에 나오는 직원들이 뿌듯해 김재웅 추진단장은 주말 기꺼운 마음으로 주머니를 털고 있다. 국세행정의 미래를 위한 작업이기 때문에 엄청난 중압감을 갖고 있고, 민간기업과 함께 협력과 경쟁을 반복하는 업무는 긴장의 연속이지만 피곤한 몸에 비해 이들의 표정은 의외로 밝다. 비록 주목받지 않는 곳이지만 사명감을 가슴에 품고 정말로 소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세정가 현장은 얼마든지 있다. 이런 장면이 5월이다.



국세청 ‘숨긴재산 무한추적팀’이 이번에 고질적 세정과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풀었다. 체납 이야기만 나오면 고개가 수그러드는 것이 세정가 현상인데 철저한 기획과 치밀한 실천으로 이 문제의 해결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이 팀은 출범한지 불과 2달만에 고질적인 장기체납세금 3938억원을 징수했다. 말이 ‘고질적’이지 재산 숨기고 세금 체납하는 납세자의 속성을 감안한다면 징수가 불가능에 가까운 세금을 추적해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일선 세정현장에서는 ‘체납정리 업무만 없어도 국세공무원은 할만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체납세금 정리는 일이 힘들고 어렵다. 그런 지난한 과제를 불과 출범 두달 만에 비약적인 성과로 풀어낸 것은 ‘쾌거’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일이다.

사실 ‘숨긴재산 무한추적팀’은 엄청난 부담을 안고 출발했다. 체납정리 업무가 워낙 어렵고 복잡해 그동안 국세청이 온갖 방법과 수단을 모색해 왔던 만큼 일부에서는 ‘이번에도…’분위기가 엄연히 있었다. '화려한 출범과 결과의 유야무야'가 반복돼 온 탓에 어쩌면 당연한 우려였다.

그러나 이번에 ‘무한추적팀’이 이룬 결과는 실로 의미하는 바가 아주 크다. 이들이 올린 성과는 단지 감나무 밑에서 떨어진 감을 입에 넣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운이 좋아 성과가 오른 것이 아니라 체납정리 업무에서 성과를 내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는데 그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동안 당국은 세금을 부과하는 단계에서는 치밀한 분석도 많이 하고, 강력한 조사행정력을 투입할 정도로 신경을 썼지만 적어도 밀린 세금을 거두는 일 만큼은 일종의 ‘천수답 행정’을 답보한 면이 있다. 이런 저런 이유에서 전통적인 추적방법을 고수했고, 일부 지적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움직이는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결손이 종착역이고, 적극적인 징세개념 모색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 ‘무한추적팀’이 올린 실적의 내용을 보면 과세행정 못지않게 징세행정에서의 적극적인 개념이 돋보였고, 상당한 노하우가 매뉴얼로 정리될 수준으로 남았다. 고의적이고 악질적인 체납 세금에는 일종의 ‘징세조사’ 개념이 과감히 투입된 면을 볼 수 있다. 실적의 주축이 추적조사를 통해 일궈진 것은 ‘징세조사’의 새로운 지평을 실감케 하고 있다.

골치 아픈 국세체납 업무를 두고 다양한 주장이 나오는 시점에서 이번 ‘숨긴재산 무한추적팀’의 쾌거는 시기적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연일 변수의 연속이다. 이 정부 권세와 실세들의 구속이 줄을 잇는 등 빨라진 계절만큼이나 권력의 허무도 빨라지고 있다. 무엇이 어디에 숨어있고, 어느 구름에 비가 들었는지 한치 앞도 내다보기가 어렵다. 인계철선 소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수상한 시절 속에서 국세청은 업무 내실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실제로 여러 부분에서 속속 긍정적 결과가 나오고 있고, 적어도 업무 면에서는 국세청의 저력이 되살아나는 징표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주 이현동 청장은 가족들까지 참석한 서기관 승진자 임명식에서 이들에게 따뜻한 손을 잡고 격려했다. 내실의 또 다른 장면이다.

올 연초부터 국세청은 격변의 외부요인과 일정부분 거리를 두며 내실로 5월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미뤄둔 인사도 그렇고 일정은 이어지고 과제는 남아있다. 세상은 여전히 살얼음 판이다. 국세행정이 바르게 가려면 노력은 기본이고 주변도 도와줘야 한다. 초록의 계절, 스케치가 그렇게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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