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세부담 정부 분석결과 놓고도 여야 공방 예고
정부가 '13월의 세금폭탄' 논란을 불러온 연말정산 관련 분석을 마치고 관련 보완책을 마련함에 따라 공은 다시 정치권으로 넘어왔다.
새누리당은 7일 당정 회의에서 기획재정부로부터 분석 자료를 보고받고, 이에 따른 보완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개정안에는 보완책의 소급적용이 단서 조항으로 포함될 예정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의원입법 형태로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며 "2014년 귀속분 소득에 예외적으로 소급적용한다는 단서를 달겠다"고 밝혔다.
기재위 소속인 나성린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세간에서 우려하던 것보다 추가 납부 규모가 크지 않지만, 정치권이 약속한 만큼 소급적용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나 의원은 연말정산 추가 납부 세액을 3개월간 나눠 내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이 법안은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됐다.
정부가 이번에 마련한 보완책은 지난 1월 당정 협의 결과 제시됐던 ▲자녀 세액공제 확대 ▲출산·입양 세액공제 신설 ▲연금 세액공제 확대 ▲표준 세액공제 인상 ▲근로소득 세액공제 확대 등 5가지다.
이런 보완책으로 공제액이 달라지는 사람이 소급적용 대상이다. 정부는 보완책 적용으로 약 541만명이 4227억원(1인당 평균 8만원)의 감세 효과를 누리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 소급적용으로 정부가 세금을 돌려주는 시기는 5월 급여일이다.
이처럼 수백만명의 납세자에게 돈을 더 주게 되는 만큼 이날 개회한 4월 임시국회에서 소급적용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부·여당의 '대국민 약속'인 데다가 여야 모두 당장 오는 29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대규모 소급적용이 강행될 경우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아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정희수 기재위원장은 지난 1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소급적용은 원칙에 안 맞고, 형평성 시비로 더 시끄러워질 수 있다"며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또 애초 정부가 예측했던 대로 급여 5500만원 이하 구간에서 거의 세금 부담이 늘지 않았다는 분석 결과를 놓고도 여야간 공방이 예상된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저소득층과 서민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세금폭탄' 논란이 제기됐지만 알고보니 서민에게 미친 영향은 '수류탄' 수준에 불과했다는 결과인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연말정산 추가납부 세액 2조235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인 1조2992억원이 급여 7천만원 초과 구간이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급여가 높은 계층에 소급적용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소득 역진성'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