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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짜이야기] 싱가포르 리콴유 초대 총리와 우리나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세 가지 공통점
[세짜이야기] 싱가포르 리콴유 초대 총리와 우리나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세 가지 공통점
  • 日刊 NTN
  • 승인 2015.04.1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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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상

세일회계법인 대표
(전 부산지방국세청장)

지난 달 싱가포르의 국부라 할 리콴유(李光耀) 초대 총리가 사망(3.23)하였다.

그의 국장(3.29)을 보면서 세계 언론들은 공식적으로 31년 동안 총리로 재직하고, 최근까지도 국가 원로로서 ‘아시아 네 마리 용(潛龍)’의 하나인 싱가포르를 이끌어 왔던 이 인물의 공과를 조명하였다. 그는 아시아에서 대만, 홍콩을 포함한 네 나라 중에 국토, 인구 등으로 가장 선배 격이었던 우리나라,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이 있었다.

리콴유(1923년생)수상은 존경하는 선배 지도자, 박정희 대통령(1917-1979)이 사망하기 꼭 1주일 전에도 한국을 방문하였는데, 당시 영부인 역할을 하던 현재 박근혜 대통령이 통역을 하면서 세사람이 자리를 함께 한 것이다.

싱가포르는 면적이 716㎢로 서울보다 조금 넓고, 인구 520만, 개인별 국민소득(2013년 5만6천 달러)은 우리보다 훨씬 높지만, 국가총생산(GDP)은 3천억 달러 내외로 우리나라 4분의 1 정도에 이르는 도시국가이다. 다만 두 나라에서 비슷한 시기 1960년대부터 경제개발 및 국가발전에 큰 발자취를 남긴 지도자라는 점에서 몇 가지 공통점을 들 수 있다.

경제발전을 이끌어 선진국의 발판을 마련한 두 지도자

리콴유 총리는 원래 비상한 수재였으며,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출신의 변호사로서 탄탄한 미래가 보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당시 영국식민지이었던, 조국의 미래를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다. 1959년 영국자치령(당시 총리)으로 인정받은 싱가포르가 1965년 말레이시아연방에서 퇴출되면서, 빈약한 여건속에서 살아남기(생존을) 위해 고군분투 하였다.

그 결과 국민소득 400불에서 1990년 퇴임 시, 12,750달러로 30년 동안 30배 이상으로 성장하여 선진국 대열에 낄 만한 경제부흥을 이루었다.

리 수상은 예리한 통찰력과 과감한 결단력을 발휘, 행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공무원 중심으로 우수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국가가 투자 운영하는 테마섹(Temasek) 홀딩스가 주요산업에 투자하여 자회사로 거느리는 독특한 방식을 운영하였다.

금융, 통신, 항만, 항공 및 교육, 의료 서비스 등을 집중 육성하여 유럽, 중동, 아시아 국가 간 교량, 허브로서 발전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가 중화학공업 중심,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공산품 수출과 해외건설로 경제발전을 이룬 경우와 비교된다.

박정희 대통령은 1962년부터 1-4차에 이르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 소위 ‘한강의 기적’을 선도하여 61년 100달러에도 못 미치던 1인당 국민소득을 1980년에는 1700달러로, 20년 동안 20배 이상, 고도성장을 달성했다.

민주주의를 제한하고 인권을 탄압한 것으로 비판 받는다.

싱가포르는 리콴유 수상이 이끌던 인민행동당(PAP)이 초기부터 절대 다수의석을 차지하였고, 야당은 일찍부터 공산화하여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또한 야당에는 리 수상과 겨룰 수 있는 정책과 이슈를 내놓는 지도자가 없었다는 것이 일당(一黨) 정부가 일사천리로 능률, 효율, 생산성을 발휘하는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혁명으로 집권(1961년)을 시작하고 삼선개헌(1969년), 유신(1972년)으로 일부 국민과 야당 탄압, 민주주의를 일시적으로 정지·제한한 것으로 비판받는 우리나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우와 비교 된다.

다만 과도한 권위주의적 통치방식과 지나칠 만큼 엄격한 통제질서의 운영, 유례없는 벌금제도, 심지어 태형까지 시행하고 있으며, 언론에 대해서도 명예훼손 소송제기, 손해배상금 부과 등으로 상당한 언론 통제를 하고 있다고 한다.

주위에서 종신 총리를 할 것으로 우려하던 리콴유 수상은 아끼는 후배, 고촉동 총리(1941년생 1990-2004 재임)를 거쳐 현재는 아들인 리쎈룽총리(1952년생 2004년 취임)에 이르기까지 자신은 선임장관, 내각고문이란 명칭으로 2011년(88세)까지 현역과 다름없이 영향력을 발휘하여 왔다.

일당 독재라는 외부의 비판에 대하여, 리 수상은 ‘아시아적 가치’를, 박정희 대통령은 ‘한국적 민주주의’를 이야기했는데, 이들의 평가는 역사에 맡길 일이다.

그들의 자녀가 현재 대통령, 총리가 되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간혹 대를 이어 대통령 등 지도자가 되는 경우(미국도 2번의 부자 대통령)가 있으나 우리나라와 싱가포르에서 현역으로 그 지도자의 딸이 대통령이 되고 그 아들이 총리가 된 흔치 않은 사례가 되었다.

더구나 두 현역 지도자는 1952년생으로 나이가 같다. 박근혜 대통령은 부모가 모두 비명횡사(1974, 1979년)한 이후, 자신의 노력과 험난한 정치 역정을 거쳐 국민에 의한 직접선거로 대통령이 되었는데, 싱가포르의 경우는 다분히 부모(모친은 2010년 사망)의 지도와 후광에 의해서 간접선거로 총리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아들 총리도 아버지처럼 케임브리지, 미국 명문대학원을 나와 군복무도 제대로 하고 공무원으로 여러 보직, 장관직도 충분히 수행하여 준비된 총리라고 하지만, 그 부인(아버지 총리의 며느리)도 가장 중요한 보직이라고 할 테마섹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등, 그 일족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는 아버지 때부터 이룬 경제성장의 그늘로서 계층 간 극심한 빈부격차(지니계수가 46.3로 미국의 45초과)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1.20)로 인도 등 외국으로부터 유입된 인구가 전체 인구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등 문제점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런 정치, 경제 등 총체적인 분위기를 꼬집어 싱가포르를 ‘잘사는 북한’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아무튼 아시아의 두 거물 정치인들의 족적이 미래에도 두 나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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