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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없는 사회는 어떨까? ‘알카포네탈세사건’
술이 없는 사회는 어떨까? ‘알카포네탈세사건’
  • kukse
  • 승인 2012.01.0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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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순강 소장의 ‘택스 프로파일러(tax profiler)’
   
 
 
역대 정권들의 부정부패, 수십년간 계속된 국세청장들의 수난을 ‘도덕성 문제’ 만으로 밝힐 수 없는 복잡다기한 요소들이 작용한다.
법률적ㆍ제도적 시스템의 장단점을 거론하기 이전에 근본적으로 다루어야 할 사항이 많다.

우리는 세금의 심연을 보아야 한다.
국민에 대한 배려ㆍ철학적 고뇌ㆍ역사적 성찰과, 근본적으로 ‘조세정의란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본지는 특집으로 [허순강 소장의 ‘택스 프로파일러(tax profiler)’]를 연재 한다.

허순강 소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세금작가로서 ‘세금 이야기’의 시대를 열었다.
그가 풀어나가는 이야기에서 우리나라가 처한 세금의 문제점을 동ㆍ서양, 현재ㆍ과거를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1. 술의 역사와 국세청의 관계. 이슈가 되고 있는 ‘주폭 酒暴’
가. 탈무드에 나오는 술의 역사
이 세상 최초의 인간이 포도나무를 키우고 있었다.
그때 악마가 찾아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인간이 대답하기를 ‘지금 근사한 식물을 키우고 있다’고 말하자 악마는 이런 식물은 처음 보는 것이군’하면서 놀라워했다.

그래서 인간은 악마에게 다음과 같이 설명해 주었다.
“이 식물에는 아주 달콤하고 맛있는 열매가 열리는데, 익은 다음 그 즙을 내어 마시면 아주 행복해진다네.” 악마는 자기도 꼭 한몫 끼워 달라고 애원하고는, 양과 사자와 원숭이와 돼지를 데리고 왔다.
그리고 악마는 이 짐승들을 죽여 그 피를 거름으로 썼다.
포도주는 이렇게 해서 세상에 처음 생겨났다고 한다.
그래서 술을 처음 마시기 시작할 때에는 양같이 온순하고, 조금 더 마시면 사자처럼 사납게 되고, 조금 더 마시며 원숭이처럼 춤추거나 노래 부르며, 더 많이 마시게 되면 토하고 뒹굴고 하여 돼지처럼 추하게 되니, 이것은 악마가 인간들에게 준 선물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선 ‘악마가 인간들에게 준 선물’로 시끄럽다.

나. 술은 국세청이 관장., 관리업무로 식약청이 일부 담당. 인터넷 판매에 공정위 가세
주류에 관해 정통한 한 언론인은 “술은 국민의 건강에 중요하므로 세계 각국에서는 전매품에 준하는 관리를 한다고 한다.
미국에선 술을 총포ㆍ마약과 같은 수준에서 관리하고, 대부분의 국가들도 이에 준하여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고 하며, “막걸리가가 생수보다 싸고, 소주 1병이 1달러도 안되는 가격인 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구조이다.
이러한 현상들이 한국이 술에 취약한 구조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고 진단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술에 관하여는 주세법에서 모든 것을 규정하고 있고, 국세청이 모든 주류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다만 시대적 변화에 따라 술이 식품인 점을 감안하여 국세청과 식약청의 업무협약으로 성분분석 및 식품안전관리 등을 위해 위임하고 있지만 궁국적으로는 국세청이 주류의 모든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FTA와 관련하여 와인의 인터넷 판매를 언급하여 업계 및 정부부처간의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경제 [사설] ‘와인 인터넷 판매를 許하라’는 내용에서 “와인 인터넷 판매를 놓고 정부 부처들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 편익과 유통구조 개혁을 위해 인터넷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주무당국인 국세청은 술 소비 조장, 무자료 거래 및 탈세 확산, 다른 주종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도 부정적이다.
급기야 지난 청와대가 나서 이견 조정을 시도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세상이 이미 바뀌었는데 세금 걷기 편한 방법만 생각하나”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와인은 서민의 술 아니다.
인터넷 판매는 절대 안된다.
”는 입장이다.
이현동 국세청장은 정부 내 협의과정에서 신중한 자세를 보이면서도 주류 세정의 원칙상 와인의 인터넷 판매를 막아야 한다는 소신을 견지하면서 세정의 기본 원칙을 허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청와대의 기류는 딱 반반이다.

다.
언론의 [술에 너그러운 문화, 범죄 키우는 한국]
최근 조선일보에서 집중보도하고 있는 [술에 너그러운 문화, 범죄 키우는 한국]의 기사에선 술에 대한 폐해가 충격적으로 나타난다.
주요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외국은 공공장소에서 술 취해 비틀거려도 범죄”라며 “미국 버지니아주에선 공공장소의 음주는 4급 경범죄로 다루고, 플로리다에선 귀가 명령 불응 땐 수갑을 채운다.
”고 하고, 한국 온 어느 외국인 “1000원으로 취할 수 있는 나라, 아마 한국밖엔 없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음주의 광란현장을 보자.
음주범죄는 “술 취한 車에... 단란한 가족 4명 참변”, “전과 86범 인생, 90%가 음주 범죄”, “술 취하면 깎아줬던 酒暴판결의 대전환”, “‘주폭과의 전쟁’ 한달... 서울서 100명 구속”, “무기징역 구형 조두순(8세 나영이 성폭행범) “술 취해 그랬다”... 법원, 12년刑으로”의 내용이
음주문화는 “애플은 밤새워 미친듯이 일하는데 한국 기업은 밤새 미친듯이 퍼마시고 있어”, “교육자료 대신 술잔... 자율토론이 강제 음주로... 술자리의 또 다른 이름 ‘워크숍’”, “공기업·학교·군대에서도... ‘술취해 성폭력’ 장소 안가린다.
”, “양복입고 술 취해 기절... 토하려고 마시는 코리아”, “경찰이 취객에 맞는 나라, G20국가 중 한국 말고 또 있나’, “온 도시가 술집”이라는 내용이
스타들은 “‘10代 멘토’ 연예인들, 토크쇼서 주량 뽐내고 술주정 자랑”, “한국 톱스타·운동선수들, 앞 다퉈 술 광고”를 하고, 농촌에선 “음주운전 경험, 농어업 종사자가 30%로 가장 높아”, “새참 때 한 잔, 일 끝나고 두 잔... 농촌선 대낮에 음주단속” 등을 보도하고 있다.

결론은 음주폐해가 너무도 크므로 음주문화를 바꾸고 공권력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다른 의견도 있다.

라. ‘주폭’, 과연 구속만으로 해결될 사안인가
최근의 주폭수사와 관련 한겨레신문은 “‘주폭수사’ 약자에게만 가혹…제2삼청교육대 될라”, “새누리당이라고 봐줘?…경찰은 민중의 곰팡이”라며 [사설]에서 “‘주폭’, 과연 구속만으로 해결될 사안인가”에서 음주행태에 대한 다른 견해를 밝히고 있다.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다.

경찰이 이른바 ‘주폭과의 전쟁’을 벌였고, 서울경찰청은 주폭 사범 100여명을 구속했다 경찰이 민생범죄를 줄이는 것은 일단 긍정적이다.
그러나 실적 위주 수사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서울경찰청이 주폭으로 구속된 100명의 분석자료에서 무직이 82명 등 극빈층이 대부분이다.
보건복지부는 저학력자나 가정적으로 불우한 사람이 알코올 중독의 위험이 크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음주폭력이 사회·경제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면 과연 형사처벌로만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자살률과 극단적인 주폭 행태는 우리 사회 병리현상의 반영이다.
경찰과 언론의 이벤트성 단속과 캠페인 차원을 넘어 재활치료를 포함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술이 없으면 사회는 맑아질까? 이번호에서는 1920년대 ‘금주법’이 시행되었던 미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하여 역사적인 사건인 ‘알카포네탈세사건’을 다루려 한다.
90여년 전에 있었던 이 사건은 지금 우리에게 소중한 교훈을 줄 것이다.

2. 알카포네의 두 얼굴과 영화 ‘언터처블’
가난한 나폴리 출신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암흑가를 장악했고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에 한 명이 된 알 카포네(1899-1947). 그는 가족들에게 다정다감하고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물 쓰듯 뿌렸으며, 주변에 늘 금발 미녀와 신문기자들로 넘쳐나 1920년대 미국 하층민들에게 희망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는 1,000명이 넘는 부하들을 거느리고 라이벌 갱단과의 싸움에서 300명 이상을 무자비하게 살해한 악당이기도 했다.
또한, 주류, 밀수, 도박, 매춘 등 돈을 버는 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냉혈한이었다.

영화 “언터처블”은 미국의 금주법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이다.
“언터처블” 이란, 뇌물이나 어떠한 위협으로도 손 댈 수 없는 사람들이란 뜻으로, 미국의 금주법 시대, 밀주와 폭력, 살인 등으로 막대한 돈을 모은 시카고의 전설적 마피아의 대부 알 카포네를 소탕하려는 고지식한 수사관들의 이야기이다.
시작부터 마피아의 폭탄테러에 소녀가 잔인하게 희생당하는 시카고는 악랄한 범죄조직에 속수무책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무성에서 내려온 네스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알 카포네에 매수된 경찰들 사이에서 마피아조직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다.
너무 강직해서 아직까지 순찰 경관으로 남은 말론과 경찰학교에서 뽑은 명 사격수 스톤, 회계사 출신의 조사관인 웰레스와 함께 ‘언터처블’팀을 만들어 범죄와 싸워 정의를 실현 한다는 내용이지만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늦추 수 없는 영화였다.
비범함을 한 눈에 알아보고 끈질긴 구애 끝에 손을 잡은 말론은 너무 스케일이 큰 일이라 몸을 사렸지만 네스와 의기 투합한 후부터는 “놈이 칼을 뽑으면 우린 총을 뽑고,우릴 다치게 하는 놈은 황천에 보낸다”고 스스로를 다스렸다.

그러나 영화 ‘언터처블’은 영화일 뿐이다.
관객동원을 위한 상업적 목적이 강한 흥행물에 불과하다.
다음에 전개될 ‘탈세재판’에서 그 실상이 드러난다.

3. 알카포네의 탈세재판
가. 들어가며
미국에서는 ‘알카포네의 조직범죄’를 대학에서 강의한다.
알카포네는 미국의 정치인ㆍ공무원ㆍ검찰ㆍ경찰ㆍ변호사ㆍ판사ㆍ언론인ㆍ연예인 등 모든 유명인사와 교류를 하였다.
알카포네의 몰락은 탈세였다는 것은 많은 시사점을 내포하고 있다.
정작 알카포네는 밀수ㆍ매춘ㆍ도박ㆍ살인혐의로 기소되어야 하였지만 기소에 한계가 있었다.

알카포네가 조직범죄자로 큰 것은 개인적인 면보다 미국의 부정부패가 알카포네를 키웠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알카포네가 1927년도에만 1억불 이상의 소득을 올렸지만 국세청이 적발한 ‘탈루소득금액’은 16만 달러에 불과하였다.
조사방법의 미진함도 있지만 철저한 현금수입ㆍ지출에 의한 지능적인 방법도 있었다.
그 당시 대부분의 조직 보스들은 그들의 형법상 불법행위가 아닌 탈세혐의로 기소되었다.
알카포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금주법ㆍ폭력조직의 역할ㆍ정치인과 범죄조직과의 동맹자적 역할ㆍ민족적 차별ㆍ사법제도ㆍ조세제도 등 모든 것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모든 분야가 독립적인듯 해도 서로의 연결고리로 되어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탈세조사에 의해 사회가 건전해 질 수도 있지만 이는 일부분에 해당될 뿐이다.
결국 탈세문제의 해결은 부정부패가 없는 사회의 분위기 조성이 선결과제이다.

나. 알카포네의 연보
1894년 : 알카포네의 부모가 이탈리아에서 미국 이주.
1899년 : 미국 브루클린에서 알카포네 탄생
1919년 : 금주법이 8월 통과하여 1920년 시행
1923년 : 알카포네는 조니 토리오의 파트너로 영입
1925년 : 보스 살해를 보복하기 위해 카포네를 살해하려 하였으나 실패
1926년 : 지방 검사보 맥스위긴 살해
1927년 : 다른 폭력조직이 카포네 공격. 카포네는 불법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돼 벌금형 부과.
1929년 : 2.14일 성발렌타인데이 대학살로 3백명을 살해. 무기소지혐의로 1년 복역.
1931년 : 소득세 탈루로 기소, 금주법 위반으로도 기소. 소득세 재판에서 세금 탈루 등 죄목으로 유죄판결, 11년의 감옥형과 벌금 5만달러를 구형. 금주법 위반은 기각됨.
1932년 : 애틀란타 교도소에서 형기 시작, 1940년 : 석방. 1947년 : 사망
다.
탈세재판 1부
정부는 카포네가 사회의 위협존재로 간주하고 감옥에 넣기 위해 무엇이든 했다.
심지어 증인도 협박했다.
알카포네는 살인자의 악명이 높았지만 기소하지 못했다.
. 목격자들을 협박 또는 살해했다.
정부는 난감했다.
알카포네의 금주법 위반은 확실하나 증명할 수 없었다.
언터쳐블 조차도 증거수집을 할 수 없었고, 주류판매조차 막을 수 없었다.
탈세로 기소하는 것이 최선책으로 결론내렸다.
조세포탈 기준은 5천달러 였다.

정부가 탈세로 기소를 하려면 수입이 있었음을 정부가 입증해야 한다.
카포네는 토리오 밑에서 임금을 받았다고 주장했고, 정부는 다른 것을 찾아야 했다.
카포네는 수정헌법 제5조 “자기에게 불리한 증언을 거부할 권리”를 철저히 이용했다.

그러나 1927년 대법원의 설리번 재판에서 “불법 수입은 과세해야 한다.
”고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카포네를 비롯한 조직폭력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그들은 차례로 탈세혐의로 기소되었고, 투옥됐다.
그당시 대부분의 조직 보스들은 그들의 형법상 불법행위가 아닌 탈세혐의로 기소되었다.

알카포네에 대하여는 어떤 것도 밝힐 수 없었다.
그는 재산이 없었고, 수표ㆍ어음ㆍ은행계좌도 없었다.
현금만을 사용하여 거래를 숨기는데 탁월했다.
정부는 카포네가 제시한 액수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하고 있다는 점을 밝혀야 했고, 그리고 배심원을 확신시켜야 했다.

카포네를 다루지 못하는 지방ㆍ주정부의 태도에 시민들은 혼란이 가중됐고, 후버가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연방정부는 살인, 도박, 매춘을 조사할 권한을 없으나, 밀조와 세금탈루는 조사할 수 있었다.
후버는 카포네를 잡기 위해 정부를 독려했다.

언터처불의 엘리엇 네스는 그룹을 조직했고, 왕성하게 활동하여 대중적 인기를 얻었으나, 카포네를 기소하지는 못했다.
밀주를 막지도 못했고, 카포네의 활동을 위축시키지도 못했다.
네스는 이런 활동을 책과 텔레비전 시리즈로 방영됐다.
국민들은 네스의 활동이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고 믿었지만, 이는 순전히 상상이자 풍자에 불과하다.

1927년 연방정부는 알카포네를 세금으로 파산시키려 했다.
설리번 판례를 계기로 국세청은 후버대통령이 취임 이전에 기소하려고 하였고, 후버대통령은 1929년 알카포네를 추적하라고 지시한다.

국세청은 ‘순자산’과 ‘순지출’에 기초해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알카포네가 수입보다 지출이 크다는 것을 입증하면 이는 탈세라는 결론이었다.
그렇게 하여 고정자산을 계산한 결과 165천달러가 과세소득으로 밝혔다.
알카포네가 몇 년동안 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것을 감안하며 아주 미미한 금액이다.
조사팀은 카포네가 거두어들인 막대한 수입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증인들 모두 살해위협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1930.4월 카포네 변호사는 판사에게 카포네의 수입이 1926년부터 1929년까지 26만6천달러를 넘지 않는다고 내역서를 제출했다.
이 내역서는 카포네를 형사소송으로 끌고 갈려는 정부에게 유리한 증거가 되고 말았다.

검찰에서는 변호인의 진술이 증거로 채택될지에 대해 확신을 할 수가 없었고, 그래서 변호인단과 소송 교섭에 합의했다.
통상 세금 소송에서 ‘유죄 답변 교섭’을 일반적인 절차였다.

1931. 7. 30. 알카포네의 종말을 고하는 재판이 시작됐다.
후버대통령은 흐믓했다.
판사는 검찰과 변호인 측 사이에 어떤 ‘유죄 답변 교섭’에서도 영향받지 않겠다고 분명히 했다.

라. 탈세재판 2부
에드워드 오헤어 변호사는 젊은 변호사로서 로봇 토끼에 대한 특허권을 가지고 있었고, 폭력배들과 함께 돈을 벌지만 자신을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오헤어는 성공한 기업가가 됐고, 그는 더 이상 카포네가 필요하지 않았다.
오헤어는 검찰에 카포네와 다른 사람의 정보를 제공했다가 카포네에게 발각됐고, 두 남자가 오헤어의 자동차를 끌고 가서 불질러 버렸다.
이를 계기로 다른 배심원단으로 바뀌었고 배심원들은 알카포네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알카포네의 엄청난 소비 지출을 입증하는 것은 쉬웠으나, 카포네가 직접 개입한 일을 입증하기가 어려웠다.
최종변론에서 알카포네의 변호사는 카포네의 도박업의 소득은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 소득이 과세대상이라면 세금을 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심원들은 8시간 동안 심의했고, 유죄를 평결했다.
판사는 징역 11년에 8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카포네는 쿡 카운티 감옥에 수감됐지만 지인들을 이용해 편안하게 생활했다.
교도소장은 샤워시설과 전화기가 연결된 독방을 배당했고, 조직의 보스들과 긴밀히 연락했다.

쿡 카운티 감옥에서의 좋은 시절은 끝나고, 애틀란타교도소로 보내졌다.
그곳은 쿡 카운티와는 모든 것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법적인 시비나 변호인단의 자질에 초점을 맞추어 사건을 평가해봐야 무익하다는 것을 비평가들은 놓친다.
어떤 변호사라도 그를 석방시킬 수 없었다.
당시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던 모든 일들과 함께 전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그간의 범죄 사실, 나쁜 평판, 민족적 배경, 시대적 흐름 등이 유죄 판결에 작용했다.
미국인들은 이탈리아 이민자들을 탐탁치 않게 보았다.
알카포네는 열등한 집단에 속해 있던 매우 걸출한 범죄자였다.
변호인들은 최선을 다한다는 시늉만 했다.

4. 부정부패를 키우는 주변환경
가. 악마의 섬에 투옥된 보스
알카포네의 전기 작가 버그린은 진짜 거물이 시카고의 프랭키 라 포르트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엉뚱한 사람을 추적했다.
”고 주장한다.
그러나 버그린의 말은 설득력이 약하다.
그러나 중요한 방해물은 미국 정치계의 부정부패였다.
시카고 시장은 공공연히 술이 필요하다는 사람이었고, 대중과 정치가들이 주류 판매에 동조하는 한, 밀주업자들을 구속한들 금주법 위반은 근절될 수 없었다.

감옥형을 무릅 쓸 만큼 이사업의 대가는 어마어마했고, 대중이 요구할 때까지 사업가들, 공무원들, 범죄 조직들 사이의 암거래는 부패한 방식으로 지속될 수 밖에 없었다.

알카포네의 영광은 1932. 5월에 끝났다.
애틀란타 교도소에서는 부정행위들은 절대 용인되지 않았다.
알카포네는 모범수가 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옆의 죄수들은 카포네를 비참하게 만들었고, 목숨을 위협했고, 돈을 뜯었다.
그는 현실감각을 잃고 있었다.

나. 1920년대 미국사회와 조직범죄
여론은 카포네에게 비판적이다.
그러나 현재에 이르러서는 좀 더 균형감각을 갖는다.
금주법, 폭력조직을 성찰하면서, 그 시절에 공감을 표하기도 한다.

마피아와 이탈리아계 미국인 범죄자들은 조직범죄와 동일시하여 마피아의 일원이 아니었지만 카포네는 마피아로 취급된다.
그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만한 배짱이 있었으면 하고 생각했고, 알카포네는 두려움 없이 목숨을 걸었고 위험을 무릅쓰고 부딪쳤다.
권력에 저항했고, 법률을 위반했고, 탈세를 했다.
상대방 조직원들을 살해했고, 배신한 사람은 가까운 사람이라도 제거했다.
그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알카포네는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그를 옹호했던 유명한 사람이 있다.
롤랜드 리보내티로 그는 미군 장교ㆍ변호사ㆍ하원의원 등을 역임한 사람이다.
그는 카포네의 범죄를 용서한 것이 아니고, 카포네가 폭력을 사용한 이유를 자기 방어 행위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문기자인 토니 버래디는 카포네의 무자비한 본성을 알고 언론에 그 비정함을 알렸다.
미디어에서는 자신을 사회의 최하층민, 살인자, 범죄자, 도박자, 포주, 사기꾼으로 주목하였고, 그래서 대외활동 때는 사교적인 겉치례를 했고, 기회 있을 때마다 변명을 늘어놓았다.
마침내 사회는 그를 매장하려 했고, 그는 거기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다.
알카포네의 항변과 젊은이들의 추앙
당시 그는 엄청난 매수로 정치, 경제, 경찰까지 손을 대었으며 그 비리의 더러움을 알기에 ‘위에서 사는 것들은 훌륭한 사람인 척하며 합법적인 공갈을 일삼는 뻔뻔한 놈들’이라고 주장하였다.
그에 비하면 자신이 더 양심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어머니에게는 효성이 지극한 아들, 아내 메이에게는 성실한 남편, 아이들에게는 자상한 아버지였다.
또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도 금방 친해질 만큼 사교적이었다.
학대받는 사람들의 편을 들어주었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무한한 동정과 자비를 베풀었다.
그런 그를 시카고의 젊은이들은 아인슈타인, 간디, 헨리 포드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걸출한 인물 중 한 명으로 손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5. 술이 없었던 금주법 시대에 더 심각한 문제점 노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현재의 음주문화는 사회와 국가의 근간을 위협하는 심각한 수준에 있다.

우리나라도 술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
와인의 인터넷 판매와 관련한 업계ㆍ정부부처간의 의견조율도 이런 관점에서 다루어야 한다.
[술에 너그러운 문화, 범죄 키우는 한국]에서 주폭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자칫 “약자에게만 가혹하고 “새누리당이라고 봐줘?”라는 평가가 나와선 곤란하다.
술이 없는 세상은 밝아졌을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미국에선 금주법을 시행하면서 더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음주문화는 개인의 문제와 함께 사회적인 문제를 함께 내포하고 있는 만큼 우리 사회 병리현상의 반영하여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알카포네탈세사건’을 우리 모두 음미하였으면 한다.
이 사건은 지금 우리에게 소중한 교훈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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