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는 허인철 경영전략실장(사장)을 이마트 대표로 내정하고, 허 사장 후임에 김해성 신세계인터내셔날(SI) 대표(부사장)를 사장으로 승진·발령하는 등 총 57명에 대한 정기 임원인사를 12월1일자로 단행했다.
그룹의 대표 실세로 꼽히는 허 이마트 대표는 그룹내에서도 재무통(通)으로 알아주는 인물이다. 1986년 삼성그룹에 입사 후 삼성물산에서 경리과장을 거치며 재무전문가로서 명성을 쌓아 왔다. 1997년 신세계로 자리를 옮긴후에는 경영지원실 경리팀장과 관리담당을 역임하며 그룹의 굵직한 M&A(기업 인수·합병)등을 주도해 왔다.
신세계그룹은 11월 30일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 수장을 7년 만에 바꾸고, 국내 12개 계열사 중 9개사 8명의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등 현 경영진을 대폭 물갈이하는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임기 3년을 마치며 퇴임 가능성이 거론된 구학서 그룹 회장은 유임됐으며, 회장 승진설이 돌던 정용진 총괄대표 부회장도 현 직책을 유지하게 됐다. 다만 구 회장은 앞으로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등 의사결정에는 참여하지 않고 대외 업무만 맡기로 했다.
구 회장에 이어 2006년부터 경영전략실장을 맡아 그룹 살림살이와 신사업을 총괄해온 허 사장은 그룹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이마트 대표로 경영 일선에 전진 배치됐다. 주력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와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인사라고 신세계는 설명했다. 그동안 신세계 전문경영인 체제 중심이던 구 회장과 허 사장이 그룹 의사결정 라인에서 빠짐에 따라 정 부회장의 오너경영 체제가 한층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마트와 함께 그룹의 양대 축인 백화점 대표에는 장재영 판매본부장(부사장)이 내정됐다. 백화점의 사업특성에 맞춰 소비 트렌드 변화를 잘 읽을 수 있는 마케팅 전문가를 발탁했다는 평이다.
SI 대표에는 최홍성 신세계건설 대표, 신세계푸드 대표에 김성환 백화점 상품본부장(신세계SVN 대표 겸직), 신세계건설 대표에 윤기열 영업총괄 부사장, 신세계사이먼 대표에 강명구 지원담당 상무, 신세계L&B 대표에 김운아 이마트 HMR담당 상무보가 각각 내정됐다. 나이는 대부분 50대 초반으로 젊어졌다.
정 부회장과 손발을 맞출 김 신임 경영전략실장은 SI 설립 때부터 대표를 맡아 회사 규모를 7년간 5배 이상 키운 실적을 인정받아 전격 발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