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6 15:55 (화)
[세정칼럼]세무사업계의 겨울바람
[세정칼럼]세무사업계의 겨울바람
  • 日刊 NTN
  • 승인 2012.12.15 10: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창영/본지 편집국장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세무사업계의 냉기류가 화제다. 뭔가 일이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이 돌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맞기 위한 통과의례일 뿐’이라는 분석도 내 놓는다.

지난해 연말 세무사업계 50년 숙원이었던 세무사법과 건설산업기본법이 ‘기적적’으로 통과될 때만 해도 세무사업계는 세상을 모두 얻은 듯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고, 감격과 포옹이 정점을 찍었다. 보이는 얼굴마다 인사를 먼저 건넸고, ‘세무사가 해냈다’는 자부심이 하늘을 찔렀다.

제로 본부·야전 가리지 않고 선두에서 진두지휘했던 정구정 회장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는 격려와 감사 문자로 용량을 초과했고, 여러 가지 문제로 정 회장과 대척점 또는 거리를 두고 있던 회원들도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고 곧바로 박수를 보냈다. 포옹했다.

당시 일화는 너무 많다. 경향각지의 ‘무명회원’들이 보낸 의기에 찬 감격 편지에서는 ‘선비의 기개’가 느껴졌고, 정구정 회장을 ‘영웅’으로 칭송하며 ‘종신회장’을 추대하자는 의견마저 덕담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불과 1년 전의 일이지만 사실이 그랬다. 세무사들은 꼭 한 해 전에 이 같은 감격을 맛 봤다. 

단지 시간이 일 년 흘렀을 뿐인데 요즘 세무사업계는 정 반대의 상황이 연일 연출되고 있다. 공공연한 반목이 이어지고, 외곽모임이 활발해지는가 하면 세무사업계 특유의 자기주장 목소리를 높이는 논리가 난무하고 있다.

급기야 현 집행부가 고심하고 조심해서 추진하는 현안이 의원입법의 형태로 돌출되는가 하면 지방세무사회 독립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임의로 결성된 모임에서는 한국세무사회의 역할과 임무를 ‘추진’하려는 움직임마저 나오고 있다.

물론 실행으로 이어지거나 구체적으로 진행될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주장을 추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고 난관을 넘기가 쉽지 않다. 어쩌면 장기과제이고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하루가 다르게 살얼음판 같은 현상이 세무사업계에서 튀어 나오고 있다.

오늘 세무사 업계가 겪는 현상을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갖가지 해석과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내년 세무사 회장 선거가 예정돼 있어 지금쯤이면 소위 잠룡들의 용트림이 시작되기 때문에 회원들의 시선을 모을 수 있는 다양한 이슈가 개발되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사실 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세무사회장 선거는 규정된 선거운동 기간이 지켜지지 않는 전통과 관행을 이어오고 있고 또 일 만큼은 확실한 결과를 낸 현 회장을 넘어 회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일 잘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 집행부와 차별화하는 것도 일종의 전략일 수 있다. 이런 분위기 조성이 일종의 ‘잡음’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는 달리 정구정 회장과 의견을 달리하는 측에서 회장 임기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고, 세무사회 현 집행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바람에 외곽에서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강력하고 치밀한 업무 추진력이 트레이드 마크인 정 회장의 회무추진 스타일은 각자가 전문자격사인 회원들 입장에서는 일종의 ‘독선’으로 비춰질 수 있고, 상승에 따른 반작용과 이로 인한 감정 분위기가 조성돼 왔다는 설명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불과 1년 전 정 회장의 리더십으로 이룬 결과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고 주장하면서 “손이 아프도록 박수를 보냈지만 돌아 온 것은 허무 정도가 아니었다”며 긴 한숨을 내쉰다.

시시콜콜한 서운함이 묻어있는 뒷말이 무성하고 겨울바람처럼 예리하지만 개인차가 워낙 심한데다 상대 쪽 의견이 너무 선명해 논외로 접는 분위기가 대세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정구정 회장의 답변은 명확하다. “회원들 앞에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을 뿐 아니라, 거론되는 모든 건에 대해 명백하게 ‘석명’할 수 있지만 회장으로서 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가급적 참는다”고 말하면서 “회원들 앞에서 언제든지 모든 진실을 말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아울러 “지금은 세무사업계의 잘못된 관행과 현상에 대해 기강을 바로잡는 일이 급하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회장 선거를 앞둔 세무사업계가 쥐죽은 듯 조용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현실적으로 될 일도 아니다. 그러나 질서 없는 뒷모임이 성시를 이루고 악플이 난무하는 것은 세무사계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고 이를 정면대응 해 충돌로 몰고 가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다.

세무사 업계는 지금 집 안 싸움할 겨를이 없다. 업계가 직면한 상황이 결코 녹록치 않은 현실임을 직시해야 한다. 1년 전 터트린 샴페인의 감격은 이제 분명한 과거가 됐고, 눈앞에 거세게 밀려오는 도전과 시련은 명백한 현실이다.

격앙돼 따지면서 ‘금방 업계를 말아 먹을 것’처럼 흥분하는 내용도 객관적으로 보면 고객인 납세자는 전혀 도외시 된 채 ‘그들 집안일이고 그의 의견일 뿐’인 것이 너무 많다. 이 것이 ‘찻잔 속의 태풍’이나마 여론으로 형성돼 결국 에너지가 낭비되는 것은 세무사업계로서 분명 손해일 뿐이다.

지금은 기억해야 한다. 불과 1년 전. 대한민국 세무사 모두가 감격하고, 하나로 뭉쳐 서로 격려하고 박수 보내던 그 장면을. 세무사법 개정이라는 결과도 결과였지만 대한민국 세무사가 그렇게 뭉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아마 세무사 역사상 처음이거나 드물게 있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뭉칠 준비가 돼 있는 것이 세무사 업계이고 그 것이 세무사의 힘이다. 이를 살리는 리더십이 소중한 때이다.

양비론(兩非論)도 아니고, 양시론(兩是論)도 아닌 세무사 업계 입장에서 본 것이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서교동), 국세신문사
  • 대표전화 : 02-323-4145~9
  • 팩스 : 02-323-74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예름
  • 법인명 : (주)국세신문사
  • 제호 : 日刊 NTN(일간NTN)
  • 등록번호 : 서울 아 01606
  • 등록일 : 2011-05-03
  • 발행일 : 2006-01-20
  • 발행인 : 이한구
  • 편집인 : 이한구
  • 日刊 NTN(일간NTN)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日刊 NTN(일간NTN)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n@intn.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