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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직원들의 값진 승리
일선직원들의 값진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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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2.09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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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표된 50명의 사무관 승진시험 합격자 중에는 유난히 인간승리와 같은 애절한 사연이 많아 뒷 얘기가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연말을 20여일 앞둔 시점에서 이들 50명에게는 분명 하늘이 준 생애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이다.
눈물겨운 사연을 딛고 합격의 영광을 이룬 이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먼저 서울지방국세청의 L모 합격자(54년생)의 경우 6급이 된지 14년만에 그토록 갈망하던 5급(사무관)으로 승진해 지금은 그야말로 오랜만에 발 쭉 뻗고 잠을 청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그는 6급 최고참임에도 지방청에 들어올 때 승진이 잘되는 부서로 들어오지 못해 거의 10여년간 숨소리 한 번 크게 쉬지 못하고 죽어지내다가 마침내 그것도 윗사람들이 잘 봐주어야되는 심사승진이 아니라 자력으로 공부해 시험에 당당히 합격해 그 기쁨이 몇 배에 달하고 있다.

특히 지난번 자체승진시험 발표 때 자신의 이름이 빠지자 이에 따른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나 결국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해내고 말았다.

내부 근평을 좋게 받으려고 발버둥치는 후배들의 처지를 생각할 때 그는 당장이라도 일선으로 나가려는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시험공부에 임해 간부급으로서는 말단이지만 그래도 사무관이라는 벼슬을 달게 되어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라”라고 하는 격언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마는 쾌거를 이뤘다.

自力으로 공부해 사무관 합격으로 기쁨 두 배

그 다음 서울시내 일선의 S세무서의 J모 합격자(53년생)는 전국에서 일선 납세자보호담당관실 근무경력이 가장 많은 6급 최고참으로 매번 승진과정에서 떨어질 때마다 쥐구멍을 찾기에 바쁜 그러한 참담한 심정이었으나 주위선배 동료들의 격려에 힘입어 공직의 끝자락을 얼마 남겨주지 않은 시점에서 우여곡절 끝에 5급에 올라 역시 그 기쁨이 남다르다.

“사무관하고는 제 생애에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았으나 이번에 합격해 그 기쁨을 서장님을 비롯 직장동료들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J모 합격자는 이말을 하면서 합격하기 몇 달 전에는 정말이지 자신의 뒤통수가 뜨거워 근무하는데 정말 힘들었다면서 목이 메었다.

시쳇말로 서내(暑內)에서 몇 년동안 1등‘수’라는 근평을 받으면서도 승진과정에서 번번히떨어지니 후배들 보기가 그처럼 민망스러울 때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일선직원 합격자수 50%달하는 저력 발휘해

이와같은 사연은 이번에 합격한 50여명이 공통으로 느끼는 그러한 아픔으로 이들에게는 그동안 이만큼의 아픔이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그 기쁨이 두 배 이상 달할 것이다.

더욱 이들을 고무시키는 대목은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자체심사승진과정에는 보기 좋게 미역국을 먹었으나 시험승진에서는 보란 듯이 합격해 우스개소리로 자신들을 떨어뜨린 직장내 상급자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다행인 것은 이번 승진시험제도가 5년만의 부활과 함께 마지막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 50명에는 여간 행운이 아닐 수 없다.

50명의 합격자를 지방청과 일선으로 비교해보면 50:50으로 일선직원들이 상당수 합격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시험승진이 아니고 자체 심사승진이었다면 50명의 합격자 중 일선직원들에게는 고작 10%에도 못미치는 10명 미만의 적은 수의 합격자를 내고도 상급기관에는 우라지게 생색을 냈을 터인데 50%정도를 일선직원들이 먹었으니 상급기관 관계자들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어쨌거나 이들은 이번이 마지막 승진시험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자신들의 최고 인사권자는 물론 조직에 대해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이주성 국세청장의 이와 같은 결단이 아니었다면 일선직원들이 50%이상 사무관으로 합격하는 그런 이변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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