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7-21 12:01 (일)
공공부문 저성과자 퇴출제 놓고 찬반양론 '팽팽'
공공부문 저성과자 퇴출제 놓고 찬반양론 '팽팽'
  • 日刊 NTN
  • 승인 2015.10.05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과 못 내면 퇴출해야" vs "줄서기 폐단 우려"

정부가 공직사회와 공공기관 등 모든 공공 영역에서 저성과자 퇴출제 도입을 추진하는 것을 놓고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민간과 비교해 생산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온 공공 영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업무 평가기준을 재정립해 성과가 낮은 사람을 퇴출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반대하는 쪽에선 저성과자 퇴출제가 '줄세우기' 같은 부작용만 야기할 뿐,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음은 이 문제에 대한 찬반양론을 정리한 것이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총괄본부장

"원칙 세워 공공부문 저성과자 퇴출 제도화 바람직"

공공부문도 성과가 안 나면 정리를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나라가 여태껏 제대로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한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

공공부문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구조조정을 꼭 해야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원칙으로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 어렵다. 다른 나라에서도 공공부문은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

한국도 공공부문에 계약직 같은 제도를 도입해 저성과자를 퇴출하는 시도를 해왔다. 공공부문 계약직 비율은 민간에 비해 엄청나게 높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구조조정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민간에서는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도 기업 상황에 따라 명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상시적인 구조조정 대상이 되지만 정부나 공공부문에서는 이게 어렵다.

민간이 운영하는 제도를 어떻게 잘 도입하느냐가 숙제다. 몇가지 원칙을 세우고 공공부문 저성과자 퇴출을 제도화해야 한다.

인사 평가체계는 확실히 고쳐야 하고, 모든 이들이 수긍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퇴출자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법리적인 근거를 정비해 놓는 것도 중요하다.'

◇ 박천오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

"일 못하는 공무원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조치 취해야"

공공부문 저성과자 퇴출은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

일반적으로 공공부문은 민간보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 공공부분이 민간과 달리 경쟁이 심하지 않다보니 구성원들이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업무에 대한 평가를 엄중하게 한다는 것 자체가 공공부문을 각성시키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생산성도 높아질 수 있다.

다만 퇴출 전 재교육이라든지 능력 보완을 위한 조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낮은 수준의 제재를 가해 효과가 없을 때만 퇴출이라는 강한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그래야 퇴출당한 사람들도 승복을 하게 된다.

문제는 저성과자를 가려내기 위한 객관적 방법론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일을 잘하냐, 못하냐를 엄밀하게 가려낼 수 있는 성과 지표를 제대로 마련하는 게 관건이다. 사실 왜 저성과자인지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고, 특히 정부 부분은 민간보다 성과 평가를 객관적으로 하기가 어렵다.

국가공무원법에 저성과자를 퇴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는데 지금까지 법 적용이 잘 되지 않았다. 좀 더 적극적으로 일을 못하는 공무원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

◇ 조상기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기준 만들기 어려워…'줄서기' 폐단 생겨날 것"

공공부문 저성과자 퇴출은 노사정 합의에 나오는 '일반해고'와 같은 말이다. 저성과자를 퇴출하려면 평가로 걸러내야 할 텐데, 이 기준을 누가 어떻게 만드느냐가 문제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기준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공공부문은 대부분이 사무·행정 업무를 맡은 인력이 절반 이상이다. 이들은 생산직과 업무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인 평가 기준을 만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현재 운영되는 인사평가 기준도 합리적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저성과자 평가가 시작되면 상급자에 대해 '줄서기'를 하는 폐단이 생겨날 것이다. 평가권자는 조직 관리자인 상급자가 맡게 될 텐데, 그럼 조직원들은 이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할 수밖에 없다. 상급자가 불합리하고 부당한 일을 맡겨도 이에 대해 불만을 내비치면 저성과자로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저성과자 퇴출 제도는 이런 부작용만 낳을 뿐 제대로 작동할 가능성은 없다.

줄서기 폐단이 만연하게 되면 조직에도 문제다. 현재도 근무평가를 좋게 받기 위해 명절 때 윗사람한테 선물을 준다든지, 주말에 골프를 같이 친다든지 하는 금지행위가 음성적으로 많이 이뤄진다.

비정규직이나 기간제로 일하는 이들은 성희롱 피해와 같은 부당한 일을 당해도 문제제기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이다.

지금도 이런 문제를 공론화하면 다음 재계약은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 현실인데, 여기에 해고당할 수 있다는 공포가 더해지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다.

일반해고 방식으로 저성과자 퇴출이 현실화하면 징계도 안 거치고 쉽게 해고가 가능해진다. 이를테면 평생 총무부서에서 일하던 사람을 갑자기 영업파트로 발령을 내놓고는 저성과자로 만들어 자를 수도 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 2층(서교동,국세신문사)
  • 대표전화 : 02-323-4145~9
  • 팩스 : 02-323-74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예름
  • 법인명 : (주)국세신문사
  • 제호 : 日刊 NTN(일간NTN)
  • 등록번호 : 서울 아 01606
  • 등록일 : 2011-05-03
  • 발행일 : 2006-01-20
  • 발행인 : 이한구
  • 편집인 : 이한구
  • 日刊 NTN(일간NTN)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日刊 NTN(일간NTN)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tn@intn.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