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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노벨상 타령, 언제까지 할 것인가
[특별기고] 노벨상 타령, 언제까지 할 것인가
  • 日刊 NTN
  • 승인 2015.10.1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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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

10월은 노벨상의 계절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안타까운 우울의 계절이다. 일본은 올해까지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21명이나 배출했다. 중국 토종 과학자도 올해 노벨상을 탔다. 아시아 국가인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도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우리는 언제쯤 탈 수 있을까?” 안타깝고 부러운 마음으로 노벨상타령을 하다가 곧 잊어버린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다.

노벨상에 아무리 목말라 해도 모래밭에 성을 쌓을 수는 없다. 학문과 연구에 지름길은 없다. 학문과 연구의 목적이 노벨상 타는 데에만 있지 않다. 노벨상을 받지 못한 위대한 과학자는 수상자보다 훨씬 많지 않은가.

우리가 서둘 것은 우리에게 맞는 교육제도와 연구풍토를 정착시키는 일이다. 우리의 교육정책과 교육현장을 보라. 무상급식, 수능시험 난이도 조정, 반값등록금 등을 놓고 떠들었지 교육의 본질을 논의한 적이 있는가. 공교육은 창의와 수월성을 억누르는 평준화의 틀에 갇혀 부실하다. 그러니 사교육 시장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휴식과 수면이 부족한 학생들은 시험에 나올 문제를 풀거나 암기하는 주입식교육에 내몰려있다. 주입식 교육에 질문은 아예 없다. 대학입학 관문인 수능시험은 정답이 있는 문제를 빨리 실수 없이 풀어야한다. 참신한 발상을 하거나 새로운 해답을 찾을 여유도 그럴 이유도 없다. “얼음이 녹으면?” 이라는 문제의 정답은 물이라고만 가르치고 얼음이 녹으면 봄이 온다는 건 모범답안에 없다는 식이다.

모든 학생이 대학에 가야 하는 건 아닌데 대학진학이 교육의 목적이 돼있다. 대학생은 양산된다. 이는 청년실업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대학교육은 대학이 알아서 할 일인데 대학입시를 비롯해서 대학에 대한 교육부의 간섭이 심하다. 어떤 인재를 키워낼 것인가에 대한 철학이 교육부에는 없는 것 같다. 교육을 제대로 하려면 교육부부터 없애라는 말이 무슨 뜻인가를 교육당국은 생각해봐야한다. 우수한 학생들은 법대와 의대로 몰린다. 의사 99%가 진료 분야를 선택하고 기초의학분야에 가면 ‘천연기념물’이라고 한단다. 기초의학분야는 취직도 어렵고 월급도 적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떤 것이든 값진 열매는 쉽게 익지 않는다.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과제를 장기간 붙들고 실패를 거듭하며 씨름하는 과정이 실험이고 연구다. 실제로 실험실에서 실수로 엉뚱한 결과를 낸 것이 노벨상을 받는 계기가 된 경우도 있다. 연구와 실험 등 창조적 도전에는 실패가 따른다. 실패해도 ’괜찮다’며 도전을 장려하고 용기를 주는 교육시스템과 지원 없이 단기속성결과만 중시하는 풍토에서 무슨 창조를 기대할 수 있는가.

노벨상 타령 그만하고 우리의 교육과 연구시스템부터 혁신해야한다. 초등학교에서 대학까지의 교육은 인재를 양성하는 기본 요람이다. 제대로 교육받은 인재들이 기초과학이든 응용과학이든 평생 한 분야에서 마음껏 연구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연구풍토를 조성하고 지원해야한다. 우선 노벨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는 바탕을 넓혀야한다. 학교와 연구기관, 기업과 정부가 각각 해야 할 몫이 있는 것이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 우리 사회는 단기적인 성공을 기대하면서 성과가 빨리 나오지 않는 경우 성급하게 실패의 딱지를 붙인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인데!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풍토에서 세상을 깜짝 놀랠만한 연구결과가 나오기는 어렵다. 우리의 척박한 연구풍토와 교육을 확 뜯어고치지 않는 한 노벨상 타령도 인재양성 이야기도 하지 말자. 백년대계가 아니라 해마다 수능과 입시제도가 바뀌는 교육정책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교육부 개혁하고 교육제도를 근본부터 뜯어고쳐야한다.

류동길(yoodk99@hanmail.net)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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