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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본부장 연임 둘러싼 국민연금-복지부 갈등 점입가경
기금본부장 연임 둘러싼 국민연금-복지부 갈등 점입가경
  • 日刊 NTN
  • 승인 2015.10.14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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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연임불가 재검토 촉구…최광 이사장 "기금운용본부장 임명권은 이사장에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 여부를 둘러싸고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보건복지부 사이의 갈등이 점점 격화되고 있다.

14일 국민연금공단이 기금운용본부장의 임명권이 공단측에 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강조하자 복지부가 최 이사장에게 사실상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면서 연임 불가 결정을 재검토하라고 공문을 보내면서 양측이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사태의 배경에는 국민연금 기금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이견과 국민연금 운용, 주주권 행사 등에 대한 최 이사장과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복지부 사이의 입장차이가 있어 해결의 실마리는 쉽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 공단, 복지부와 협의 중 기금운용본부장 '연임 불가' 통보…복지부 '반발'

최 이사장은 12일 홍 본부장에게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에 따라 연임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기금운용본부장의 임기는 2년이지만 실적평가에 따라 1년에 한해 임기가 연장될 수 있다. 홍 본부장의 2년 임기는 11월 3일까지여서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연임 불가 결정은 최 이사장이 복지부와 홍 본부장의 연임 여부를 놓고 협의하던 중에 돌연 나왔다.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그간 여러 차례 최 이사장에게 홍 본부장의 연임 불가 결정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최 이사장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자 복지부에 알리지 않고 연임 불가 결정을 한 뒤 이 사실을 홍 본부장에게 통보한 것이다.

홍 본부장은 작년 수익률 5.3%를 올리는 등 저금리 여건 속에서도 무난하게 기금운용 수익을 올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기금운용본부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대해 외부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 의견을 묻지 않고 자체 내부 투자위원회 회의를 거쳐 찬성을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시민단체와 야권으로부터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본부장은 500조원이 넘는 자금을 굴려 '자본시장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 최 이사장 복지부 요청 받아들일까…복지부, 사실상 사퇴 촉구·해임도 고려

복지부는 이날 최 이사장에게 연임 불가 결정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하면서 사실상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기금이사 비(非)연임 결정을 재검토"하라는 말과 함께 최 이사장의 비연임 판단을 "공단 내에서 이사장과 기금이사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내부인사문제에 대한 부적절한 조치"라고 표현했다.

이어 "국민연금기금 운용 및 공단 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킨 점은 이사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할 부분으로 판단된다"며 스스로 물러날 것을 시사하는 표현도 썼다.

복지부와 협의 중에 '비연임' 통보라는 강수를 썼던 최 이사장에게 비연임을 취소하지 않으면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라고 강하게 압박한 것이다.

이처럼 복지부가 강공을 쓰고 나섰지만, 최 이사장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국민연금 기금의 지배구조 등 여러 현안에 대해서 홍 본부장과 이견이 명확했던 데다 일단 한번 꺼내 든 칼을 다시 거둘만한 명분도 약하기 때문이다.

공단은 복지부가 공문을 보내기 3시간가량 전에 보도자료를 통해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임명권이 공단 이사장에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연임 불가 결정 이후 논란이 뜨거워진 상황에서도 뜻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복지부는 최 이사장의 이번 결정이 절차를 따르지 않는 것인 만큼 최 이사장을 징계할지 여부까지 고민 중이다. 또 최 이사장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해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산하기관인 국민연금공단과 이사장에 대해 기관 경고나 기관장 경고 등의 징계를 할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대한 면직은 임명 절차와 마찬가지로 복지부 장관의 제청에 따라 대통령이 결정한다. 최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5월말까지다.

◇ 기금운용본부장 연임 여부 결정 권한 누구에게 있느냐 법해석 두고 논란

최 이사장과 복지부가 평행선을 달리는 배경에는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누구에게 있고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에 대한 법령 해석의 차이가 존재한다.

일단 기금운용본부장의 임면권 자체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있다는데 공단과 복지부의 입장에 거의 차이가 없다.

국민연금법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임면권자는 보건복지부 장관이다'고 밝히지만, 공운법(2조2항)은 '공공기관에 대하여 다른 법률에 다른 규정이 있으면 이 법(공운법)을 우선해 적용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공운법의 규정이 국민연금법에 우선한다.

양측 사이의 해석이 엇갈리는 규정은 공운법은 26조2항이다.

'다른 법령(국민연금법)에서 상임이사(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별도의 추천위원회를 두도록 정했으면 상임이사의 추천에 관해서는 그 법령을 따른다'고 돼 있는데,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법(31조6항)은 기금운용본부장의 계약과 관련해 보건복지부 장관이 승인한다'고 명시돼 있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공단이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 여부를 정할 때 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 이사장은 이번 사안은 임명이 아니라 연임에 관련된 것인 만큼 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을 사안은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에 대해 그간 어떤 전례가 있는지도 양측은 엇갈린다.

복지부는 "최 이사장의 통보는 그동안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 여부 결정 때 공단과 복지부가 협의해서 결정했던 전례에 어긋날 뿐 아니라 법이 정한 절차에도 맞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이사장측은 "기금운용본부가 1999년 출범한 이후 6명의 기금운용본부장 중 연임이 결정된 사례는 2012년 9월 한차례뿐이며, 지난 2010년만 해도 공단 이사장의 결정에 따라 기금운용본부장이 연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기금 지배구조 개편 등에서 '의견차'…자칫 정치권으로 논란 번질 수도

최 이사장이 복지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홍 본부장을 연임시키지 않으려고 하는 배경에는 기금의 지배구조 개편 방향과 주주권 행사 등에서 두 사람이 보인 의견 차이가 있다.

홍 본부장은 기금운용본부의 독립 공사화를 핵심으로 하는 정부의 국민연금 기금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찬성 뜻을 보여왔지만, 최 이사장은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최 이사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는 반대하지 않지만, 국민연금의 제도(국민연금공단)와 기금(기금운용본부)가 같이 있어야 한다"며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에 반대 견해를 보였다.

두 사람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대한 판단에 대해서도 입장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이사장이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홍 본부장이 수장으로 있는 기금운용본부는 외부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 의견을 묻지 않고 자체 내부 투자위원회 논의를 거쳐 찬성을 결정했다.

홍 본부장 연임 여부를 둘러싼 최 이사장과 복지부 사이의 논란은 자칫 정치권으로 번질 우려도 있다.

정부의 기금 지배구조 개편안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 등 2가지 사안에 대해 여당과 야당이 각각 찬성과 반대 의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친박계인 김재원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은 '기금운용본부의 일에 부당하게 간섭한다'며 최 이사장을 질책했으며 야당 의원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과 관련해 홍 본부장에게 집중포화를 쏟아부었다.

최 이사장과 홍 본부장 사이에서 그간 보고 체계를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연임이 확실시되던 홍 본부장이 임기가 내년 5월말로 얼마 남지 않은 최 이사장을 거치지 않고 중요사안을 복지부에 직접 보고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불편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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