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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選手 장악 못하는 코치들
[칼럼] 選手 장악 못하는 코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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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0.04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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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칼럼] 심재형(NTN 주필)
   
 
 
머지않아 우리사회도 파렴치한 납세자들이 세무조사 망(網)에 한번 걸렸다 하면 패가망신하는 그런 시대가 올 것 같다. 얼마 전 한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군표 국세청장은 미국의 예를 들면서 향후 조사행정을 보다 엄정히 운영해 나갈 뜻을 내비쳤다.

탈세자에 엄격한 미(美)국세청과 같은 시스템으로 가겠음을 강력히 시사(示唆)한 것이다. 미(美)국세청이나 선진사회가 탈세행위에 엄격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젠 우리나라 국세청도 그리 녹녹한 존재가 아니다. 더구나 조사행정 만큼은 둘째가라면 서운한 입장이 된지 오래다.

그 자리에 관리자는 왜 있나

요즘처럼 ‘따뜻한 세정’을 내세우는 상황에서도 그 위세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납세자들이 오죽하면 오뉴월에도 오금이 시리다 했을까. 특히나 세정의 손길이 터프하던 시절, 특별세무조사는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조사파트 관리자들의 노련한 행정 수완은 납세자들의 불안감을 잘도 구슬렸다. 당시 어느 관리자는 엄청난 추징세금 앞에 전전긍긍하는 납세자들을 어김없이 사무실로 초빙(?), 그들을 설득하는 것이 마무리 코스였다. 납세자 대부분은 당무자 말에 감화가 되었는지 ‘그나마 다행’이라고 자위하면서 추징액을 납부했다.

결론해서 겉치레 인심 쓰면서 거둬 갈 것은 다 거둬 가는 참으로 특별한 재주가 있었다. 국세행정을 가리켜 왜 기술행정이라 부르는지 그 이유를 알만한 대목이다. 그때에 비해 작금의 세정은 금석지감(今昔之感)을 느낄 만큼 상당히 정교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무를 다루는 행정의 노련미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느낀다는 것이 세정가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왕년에 조사 파트 관리자로서 명성을 날렸던 세정가 오비(OB)들도 이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청탁 배척이란 구호가 세정의 캐치프레이스로 등장하면서 ‘청원’과 ‘청탁’의 구분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관리자의 경우 외부와의 단절만이 최상의 덕목인 냥 경직된 사고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외부 단절만이 능사 아닌데

세무대리인으로서 납세자의 입장을 진솔하게 전달하려는 대화 채널마저도 청탁성으로 지례 짐작, “요즘 직원들 어디 말을 듣습니까?” 하는 식으로 담을 쌓는다는 것이다. 세정가 원로들은 바깥세상 변한 줄 모르고 일부 관리자들이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실은 세무조사에 대한 납세자들의 인식도 바뀐 지 오래다.

막연한 불안감에서 무조건 손을 비벼대던 과거와는 달리 중무장된 논리로 세무조사에 임하려고 한다. 그러니까 여차할 경우 법정으로까지 가겠다는 것이 요즘의 기업정서라고 봐야 한다. 때론 지연(地緣)·학연(學緣)을 동원하지만 이것 역시도 자기논리의 정당성을 관철시키기 위한 하나의 보조 수단일 뿐이다.

이런 판국에 납세자에 억울한 일이 없게끔 세심한 관심을 요청하는 진솔한 청원까지도 ‘잘 봐 달라’는 청탁으로 알아듣는 관리자가 있다면 그 변별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업무 지휘선에서 청(淸) 탁(濁)을 구분 못하면 결국 국세행정만 욕을 먹는다.

최근 국세청이 세무조사 업무 전반에 걸쳐 개혁의 시동을 걸고 있다. 과거 세무조사 과정에서 도출된 비능률적인 요소를 개선, 조사행정 본래 목적을 되찾자는데 기본 목적을 두고 있다.

예컨대 세무조사 과정에서 탈세의 근원은 건드리지 못한 체 세무·회계 처리의 시부인 등 적정성 여부에만 맴돌아 온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자는 것이 개혁의 핵심이다.

관리자들의 노련미 아쉬워

국세행정의 권위를 위해 한번 칼을 뺏다하면 화끈하게 끝을 봐야 하는 것이 조사행정이기에 올바른 방향 설정이라고 본다. 그러나 조사업무는 기본방침 못지않게 시스템화(化)가 보다 중요한 분야이다.

그러기에 조사요원들의 개인기(技)를 팀워크로 이끌어 내는 관리자 특유의 행정수완이 필요한 조직이기도 하다. 조사요원의 형식적 보고에만 의존하는 등 업무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는 관리자가 있다면 시급히 인사 안배를 통해 조직을 보수(補修)해야 한다.

이것이 업무개혁 못지않게 중요한 현안이 될 수도 있다. 모든 것을 선수에게만 맡기는 ‘코치’는 팀을 위해서도 없느니만 못하기 때문이다. 조사파트 관리자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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