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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인터넷은행’탄생…금융산업 지각변동 시작
[기획]‘인터넷은행’탄생…금융산업 지각변동 시작
  • 日刊 NTN
  • 승인 2015.12.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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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 없이 거래…예금금리 높이고 대출금리 낮춰
중산층 겨냥 10% 중금리 은행보다 貯蓄銀 타격
이자 현금 아닌 디지털 형태로 받아 조기정착 난항

인터넷 전문은행이 내년 하반기에 본격 영업을 시작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 텐센트 등이 공동 주주로 나선 ‘카카오뱅크’ 및 KT, GS리테일, 우리은행 등이 공동 주주인 ‘K뱅크’를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자로 선정 발표했다. 실로 23년만에 새 은행 탄생과 함께 금융산업의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인터넷 전문뱅킹 탄생이 현실화 되자 기존 시중은행들의 반응이 뜨겁다. 은행들은 인터넷은행에 버금가는 자체 ‘모바일뱅킹’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일종의 맞불작전이다. 인터넷 전문뱅킹 탄생으로 금융산업 변화추이와 시중은행들의 발 빠른 대응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기존 시중은행과의 차별 뭔가?

시중은행들은 1990년대 말부터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뱅킹과 인터넷은행의 가장 큰 차이는 인터넷 뱅킹은 지점 등 기존 조직을 그대로 두고 인터넷 서비스를 덧입힌 것이라고 하면, 인터넷은행은 시작부터 모든 업무를 인터넷으로 한다는 것이다. 계좌개설  때도 가입 서류를 인터넷으로 제출하고 화상 통화, 지문·얼굴 인식, 공인인증서 인증 등으로 본인 확인을 받는다.

인터넷은행은 KT, 카카오 같은 통신·IT 기업이 주도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이자를 현금이 아닌 모바일 데이터, 쇼핑 포인트 등 디지털 형태로 받을 수 있는 것도 인터넷 뱅킹과 다른 점이다. 대출 심사 때는 기존 은행들이 쓰던 신용등급 외에 다양한 ‘빅데이터(방대한 양의 자료)' 정보를 활용한다. 대출 신청자의 쇼핑 내용이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용 습관, 인터넷 검색 내용 등도 이용한다는 것이다. 대출자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고객별 대출 금리 차별화가 쉽게 이뤄진다.

K뱅크·카카오뱅크는 현금 외에 인터넷 공간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디지털 이자'를 제공할 예정이다. KT 주도의 K뱅크는 현금 이자 외에 엑소·AOA 등 인기 가수의 최신곡 다운로드권이나 베테랑·암살 등 IPTV(인터넷TV) 최신 영화 시청권 등을 이자로 지급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고객들은 현금 이자 대신 받은 포인트로 오픈마켓(지마켓·옥션), 도서(예스24), 게임(넷마블), 음원(로엔)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을 송금 수단, 금융상담 창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중급(中級) 신용도를 가진 2000여만명을 대상으로 연 10%대 중(中)금리 대출을 제공함으로써, 기존 2금융권 이용자들의 대출이자 부담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 IT 기반 인터넷은행들은 우량 대출 고객을 선별하는 데 통신비 납부 이력, 신용카드 이용실적, 온라인 쇼핑몰 구매이력·회원등급 등 수십억 건의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개인 맞춤형 추천 서비스도 인터넷은행의 강점이다. 기존에는 수십억원대 자산가들만 받던 ‘VIP급 자산 관리 서비스'를 컴퓨터 분석으로 일반 고객 누구에게나 제공한다.
 

이용 소비자입장에서 달라지는 것은?

인터넷은행은 지점망이 없다. 인터넷·모바일 등 온라인(on-line)만으로 예금·대출 등 모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 기존 은행 고객들은 계좌 개설 등을 위해 은행 지점을 찾아야 했지만, 화상 통화 등으로 본인 확인을 받고 계좌를 열 수 있다. 또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 비용의 20~30%를 차지하는 인건비와 지점 운용비 등을 줄여 예금 금리는 높이고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어 고객들의 혜택이 커지고, 현금 대신 인터넷공간에서 쓸 수 있는 포인트로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소비자의 선택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최소 4년간 적자예상…장밋빛 전망도

인터넷은행이 설립되면 고객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사업 초기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은행은 신규 은행이라 초기에 예금을 빨리 늘리기 어려운데 비용을 쓰다 보면 최소 4년간은 적자 영업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고위관계자는 “신생은행의 시장개척이 관건이다. 연 10%대 중금리 대출의 대상을 찾기가 어려운데다 가계를 움직이고 현금을 선호하는 주부들의 이용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낙관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반면 인터넷은행은 기본적으로 저비용 구조여서 서비스를 차별화해서 고객을 빠르게 늘린다면 순항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자체 모바일뱅킹’ 출시 맞불

기존 은행들이 고객을 지키기 위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인터넷은행에 버금가는 자체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하는가 하면 다양한 핀테크 업체들과 손잡고 인터넷은행들의 주 타깃인 중금리 대출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점포 없는 은행’을 표방하는 인터넷은행 등장을 계기로 금융산업 전반에 지각변동에 맞먹는 일대 혁신이 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소매 금융 중심인 만큼 인터넷은행의 시장 잠식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2일 선보이는 자체 모바일 플랫폼 ‘써니뱅크’를 통해 ‘내 손안의 은행’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여러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핀테크 기술을 망라한 ‘써니뱅크’는 모바일 전문은행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중금리 대출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모바일 지갑 기능도 탑재해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은 뒤 등록만 하면 전국 7만여 가맹점에서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자동입출금기(ATM) 현금인출뿐 아니라 외화 환전·신용대출 서비스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KEB하나은행은 올해 초 캐나다에서 먼저 내놓은 ‘원큐뱅킹(1Q뱅킹)’의 국내 버전을 이르면 내년 1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한 간편 송금 서비스, 빅데이터를 활용한 중금리 대출 기능뿐 아니라 하나멤버스와 연동한 다양한 부가 기능 탑재 등도 구상 중이다. 앞서 다양한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들과 업무 제휴를 맺은 KEB하나은행은 비접촉 지문 인식 기술을 활용한 본인 인증 및 보안 강화, 블록체인 핵심기술에 기반한 해외송금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핀테크 기술을 실제 금융서비스에 접목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B2B기반의 핀테크오픈플렛폼과 B2C기반의 스마트금융센터를 통합한 ‘NH디지털뱅크’를 연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또 농협캐피탈과 연계해 중신용자들을 대상으로 5~9%대 금리의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농협캐피탈이 보증을 서고 농협은행이 대출을 집행하는 방식을 통해 부실률 위험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부산은행이 내놓을 예정인 ‘B뱅크’ 역시 유통회사인 롯데와 손잡고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이다.

이번 심사에서 인터넷은행 진입에 실패한 IBK기업은행은 자체 모바일 플랫폼 ‘i-ONE뱅크’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i-ONE뱅크’를 통해 직장인신용대출 및 영업점 방문·서류제출·담보제공 없이 대출이 가능한 소상공인 전용 대출 상품 등을 출시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파장은 어디까지?

금융당국은 온라인 플랫폼과 빅데이터를 무기로 한 금리·수수료·서비스 경쟁 등을 통해 은행권에 ‘빅뱅’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 금융서비스 고위 관계자는 “중금리 신용대출과 원스톱 금융서비스가 활성화 되길 기대한다”며 “은행 산업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연구원 한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판관비가 들어가지 않으니 예금, 대출 금리 측면에서 이점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비즈니스 모델상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존 은행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외국의 경우 어떻게 운영되나?

미국·중국·유럽에선 이미 1990년대 중순부터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허용했고, 일본의 IT 기업인 소니와 라쿠텐(전자상거래업체), 중국의 텐센트(게임업체) 등은 이미 인터넷은행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천만 명의 고객을 보유한 IT 기업들은 금융을 연결해 고객들에게 훨씬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카카오는 3800만명, KT는 3000만명의 기존고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활용만 잘하면 조기정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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