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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삼 역삼세무서장, 39년의 직장 국세청을 떠나며…
김광삼 역삼세무서장, 39년의 직장 국세청을 떠나며…
  • 이승구 기자
  • 승인 2015.12.21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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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본청·서울청 조사국서 근무…이젠 억울한 과세 방패역할”
직원들에게 늘 ‘겸손과 배려’ 강조…따뜻한 마음의 국세인상 심어

올해 말 명예퇴직을 앞둔 서울시내 세무서장 가운데 조사분야라는 한 우물만 우직하게 판 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김광삼 역삼세무서장이다. 김광삼 서장은 국세청 본청 조사국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 2, 3, 4국을 두루 다니면서 조사분야에서만 20여년 넘게 근무한 조사분야의 베테랑이다. 하지만 치밀함과 냉철함이 요구되는 조사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국세공무원임에도 그는 ‘납세자가 진심을 느낄 때까지 마음에서 우러나는 친절함으로 대하라’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지금까지 살아온 인물이다. 조사국 직원에서부터 팀장을 거쳐 과장까지 근무하면서, 철저한 증거수집과 조사를 위해 늘 현장에서 새벽이슬을 맞는 등 치밀하게 업무를 감당하면서도 그는 늘 조사대상인 납세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권위적이고, 위압적이고, 일방적인 자세를 버리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서 말과 행동을 조심스럽게 하도록 솔선수범했다. 또한 두 번의 일선서장을 맡으면서 전 세무서 직원들에게 친절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조사국 시절부터 몸에 밴 납세자를 대하는 친절한 태도를 널리 퍼트리려 애쓰고 있다. 국세신문은 퇴임을 보름 앞두고 있는 김광삼 서장의 39년간 국세공무원 생활에 대한 이야기와 소감 등을 나눴다. /편집자 주
 

 

-오는 12월 말 국세공무원으로서의 영광스런 명예퇴직을 앞두고 있는데, 현재 어떤 느낌인지.

▲1977년 9급 공채로 국세공무원에 입문했고, 현재까지 38년 9개월째 근무중이니 거의 39년째 국세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그동안 본청 조사국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 2, 3, 4국을 두루 거치며 조사분야에서만 20여년 넘게 근무를 했습니다. 그러던 중간중간 원주세무서장을 맡아 일선세무서의 경험도 쌓았고, 현재는 역삼세무서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스무살 어린 나이에 국세공무원에 입문해 정신없이 일했는데 벌써 39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보름이 채 남지 않은 시간이 지나면 국세청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주변에서 오랜 세월동안 봉직하다 떠나게되서 섭섭하지 않느냐고 묻는데 저는 재직시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원없이 일을 했다고 생각해서 아쉬움은 없습니다. 오히려, 국세청이라는 집을 떠나는 마음인데 그동안 울타리가 되어준 국세청 선후배 동료들에게 고마움의 빚을 지고 떠납니다.
 

-어떤 계기를 통해서 국세공무원에 입문했는지, 38년간 주로 근무했던 분야는 무엇인지.

▲저는 대전에서 태어나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대전에서 마쳤습니다. 그 사이 중학교 2학년 때 아버님께서 돌아가셨고, 안그래도 어려웠던 살림이 더욱 어려워져서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생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76년 졸업 당시 고교 담임선생님은 대학 진학을 권유했지만, 어린 마음에 곧바로 취직을 하겠다면서 대학을 포기하고 서울을 거쳐 대구에 있는 이모님 댁에 머물면서 공장을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76년 이종사촌 누나가 서울신문에 난 9급 세무직 공무원 채용시험공고를 보고 저에게 응시를 권유했고, 시험에 응시해 운 좋게 합격이 돼 77년 국세공무원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해 3월 스무살의 나이로 대구지방국세청 김천세무서로 초임 발령을 받은 후 대구청 등 대구지역 세무서를 두루 거치다 86년에 수도권 우수인력 발탁제도가 시행될 때 북인천으로 상경해 87년부터 중부청, 서울청, 본청 등에서 근무했습니다. 이때부터 본청 조사국과 서울청 조사1, 2, 3, 4국을 두루 다니며 20여년 넘게 조사분야 업무를 해왔습니다. 사실 조사분야 업무가 눈코뜰새 없이 바쁘지만 은밀히 음지에서 활약하는 업무다 보니 눈에 잘 띄는 업무가 아니기도 하고, 세무조사를 나가면 조사를 받는 대상들과 큰 마찰이 없더라도 조사가 마무리 된 이후 조사대상이었던 분들이 조사국 직원들의 태도 등을 문제삼아 불만을 표출하기도 해 마음이 불편했던 적도 있는 등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공무원이기에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신념으로 그러한 고민들을 감내하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했고, 본청 등에서 그것을 좋게 봐주셨는지 서울시내 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에서도 이목이 집중되는 주요 관내 중 하나인 역삼세무서장을 역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38년간 국세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들은 무엇이었는지.

▲역시 조사국에서 근무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20여년이 넘게 조사국에서 근무를 했기 때문에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가지를 고를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반에 당시 세무조사 무풍지대였던 메이저급 언론관련 업체를 세무조사했던 기억이 있는데, 어찌나 힘들었던지 조사를 마치고 나니 10년은 늙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일이나, 불법주류유통업체 차량을 추적확인하기 위해 3일 동안 새벽별을 보며 잠복했던 일, 본청 조사국 세원정보과에서 근무하며 탈루세원과 탈세행위를 추적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야근하다 지하철이 끊겨 택시를 타고 퇴근하는 일을 밥먹듯이 했던 일, 4년 동안 휴가만 달아놓고 한번도 휴가를 제대로 가본 적이 없었던 일 등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특히 서울청 조사4국 1과장을 맡으면서 동료들과 함께 밤을 새우고 고민하고 매순간 긴장하며 업무를 챙겨보던 시절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여러 조사업무를 맡는 가운데 납세자에 대한 조사국 직원들의 자세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조사라는 것은 납세자에게 굉장히 힘들고 재산상의 이익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조사국에서는 항상 납세자의 사정을 잘 헤아려야 합니다. 과세를 할 때 증거주의에 입각해 증거를 철저히 확보하고, 그 다음에 법논리에 충실해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합니다. 제가 조사국에서 팀장으로 오래 일했는데 당시에 항상 과세유지 가능성이 80~90%가 돼야 과세를 부과했습니다. 그렇게 해도 납세자가 불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제가 조사국에서 팀장을 맡을 동안 과세유지가 안된 적이 한번도 없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에 비춰볼 때 앞으로 조사국 후배들이 납세자에 대한 조사를 할 때 자신이 힘들수록 조사가 더욱 정확해진다는 것을 명심하고 항상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기보단 힘은 들지만 현장에 나가서 발로 뛰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또한 납세자를 대할 때 그분들의 마음을 헤아려서 말과 행동을 조심스럽게 하면서 친절하게 대해야지, 우리의 행정편의만 가지고 권위적이고 위압적이고 일방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납세자가 원하는 결과를 얻었더라도 나중에 마음이 불편해서 조사국 직원들에게 불만을 제기하고 그런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 점도 주의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지난 1년간 세무서를 이끌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그리고 직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우선 국세공무원 생활의 마지막을 서울시내에서도, 아니 우리나라 전체를 놓고 봐도 무게감이 있는 중요지역인 강남의 역삼세무서장으로 마무리하게 됐다는 데 대해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 일선세무서장을 역임했던 원주세무서 때부터 납세자를 친절하게 대하는 자세를 강조해왔습니다. 그 친절이 서비스를 하는 공무원 입장에서 납세자에 대한 일방적이고 형식적인 친절이 아니라 납세자가 직접 마음으로 느끼는 감성친절로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납세자들이 처음에는 업무적인 면으로 찾아왔다가 그 문제가 해결이 된 후에 그 사안에 대한 불만은 대부분 해결이 되지만 담당직원의 말투나 표정 같은 태도에서 새로이 불만이 생겨 그것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원주세무서에서도 했었던 일명 ‘감동세정’ 캠페인(‘3S캠페인’-Stand Up, See, Smile)을 역삼세무서에서 함께 했습니다. 처음에는 동료직원들이 쑥스러워해서 제가 출근하면서 두달 동안 동료직원이 일하는 각 사무실에 먼저 들려서 큰 소리로 인사를 하며 다니기도 하고, 납세자들로부터 친절한 직원으로 뽑히는 등 친절하다는 평을 받는 직원들을 매달 포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색해하던 직원들도 두달이 지나고 나니 적극적으로 인사를 하는 등 사무실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납세자들도 친절도에서 좋은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제가 떠나더라도 다음에 오는 세무서장님이 계속 캠페인을 이어가 친절도에서 만큼은 최고로 평가받는 역삼세무사가 됐으면 합니다.
 

-오는 12월 말이면 국세청을 떠나게 되는데 이후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퇴직을 해서 국세청을 떠나게 되지만 저는 영원한 국세인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재직 시에는 국세행정업무를 하면서 납세자에게 봉사했다면 퇴직 후에는 조세전문가인 세무사로서 여전히 납세자에게 봉사하는 국세인으로 살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저를 위해 고생한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끝으로 제가 역삼세무서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39년간 국세공무원 생활을 아무 탈없이 마치고 퇴임할 수 있는 것은 임환수 청장님과 김봉래 차장님, 여러 국장님 등 간부님들을 비롯해 국세청 선배님들 등 전 국세가족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주위의 따뜻한 분들, 기업인과 유관기관의 모든 분들의 공과 덕이며 한분 한분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지금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가족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주요 프로필

▲1957년생 ▲대전광역시 출신 ▲대전고 ▲경희사이버대 졸업 ▲1977년 9급 공채로 국세공무원 입문 ▲인천세무서 조사과장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1과/조사2국 2과/조사3국 2과 ▲국세청 조사국 조사2과 ▲조사국 세원정보과 ▲원주세무서장 ▲서울청 조사4국 1과장 ▲현재 역삼세무서장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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