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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문 잠그는 우리은행, 기업여신 관리 달라졌다
뒷문 잠그는 우리은행, 기업여신 관리 달라졌다
  • 日刊 NTN
  • 승인 2015.12.1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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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채권단서 이탈 '가닥'…민영화 준비에 방점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부실기업에 돈을 준다는 얘기를 듣던 우리은행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4530억원 규모의 지원이 결정된 STX조선해양의 채권단에서 빠지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STX조선에 대한 여신을 '회수의문' 단계로 분류하고 지난달 100%의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여신의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감수해야 할 추가 위험을 피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셈이다.

STX조선 채권단의 현재 지분율은 산업은행 48%, 수출입은행 21%, 농협 18%, 우리은행 7%, 기타 6%다.

다른 채권기관들은 대부분 STX조선 여신을 '요주의'나 '고정이하'로 분류해 10∼40%의 충당금만 쌓은 상태다.

우리은행이 STX조선 지원에서 발을 빼기로 한 것은 올해 초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간 SPP조선을 추가 지원할 때와 비교하면 큰 변화다.

지난 3월 채권단이 SPP조선에 4천850억원의 추가 지원금을 주기로 하자 국민·신한·스탠다드차타드·농협·외환 등 5개 시중은행은 동의할 수 없다며 이탈했다.

하지만 당시 우리은행은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서울보증보험 등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채권기관들과 함께 추가 지원을 선택했다.

그러나 갈수록 경영사정이 악화하는 STX조선 지원에선 지분율이 적은 신한은행이나 KEB하나은행이 지원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발을 빼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우리은행의 이런 행보는 최근 본격화한 5번째 민영화 도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외환위기와 카드사태가 금융업계에 남긴 상처를 한몸에 간직한 곳이다.

1990년대 은행권을 주름잡던 5대 시중은행 중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쳐 우리금융지주가 만들어졌고, 이후 평화은행·경남은행·광주은행이 편입됐다.

정부는 이들 부실 금융회사를 모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예금보험공사 채권을 발행, 우리금융에 공적자금 12조8천억원을 투입해 지분 100%를 갖게 됐다.

공모와 블록세일(지분 대량 분산매각) 등을 통해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정부 지분은 꾸준히 줄었지만 예보의 우리은행 지분은 51.04%나 된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네 차례 시도된 민영화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급기야 지난 7월 지분 4∼10%씩 나눠 파는 과점주주 매각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우리은행의 민영화에 재도전하기로 했다.
이후 중동지역 국부펀드가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등 매각 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에 발맞춰 우리은행은 스스로 민영화를 성사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최대한 부실여신을 줄여 몸값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최근 "뒷문을 잠그라"는 말로 기업여신 관리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덩치가 큰 기업여신이 부실화하는 것을 뒷문으로 돈이 나가는 것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기업여신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업금융부 산하 팀을 기존 5개에서 7개로 늘리고, 신설된 두 팀에 기업의 부실 징후를 관리할 전문가들을 집중 배치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반드시 민영화를 이뤄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다"며 최근 달라진 분위기의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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