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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삼성물산 총수익스와프 '5%룰' 공시위반 결론
엘리엇, 삼성물산 총수익스와프 '5%룰' 공시위반 결론
  • 日刊 NTN
  • 승인 2016.01.10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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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지분 숨길 의도 '파킹 거래' 판단…제재수위 고심

금융당국이 지난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옛 삼성물산[028260] 지분을 매집하는 과정에서 '5% 룰'(대량 보유 공시 의무)을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특별조사국은 엘리엇이 파생금융 상품의 일종인 총수익스와프(TRS·Total Return Swap)를 활용해 삼성물산 지분을 대량 취득한 것이 불법 '파킹 거래'의 성격이 짙다고 보고 제재를 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도 "이번 사건에 대한 판단은 이미 선 상태"라며 "외국 펀드에 대한 차별이라는 말이 행여라도 나오지 않도록 최대한 신중히 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엘리엇은 작년 6월4일 옛 삼성물산 지분을 7.12%(1천112만5천927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면서 시장에 전격적으로 모습을 나타냈다.

당시 공시에 따르면 엘리엇은 6월2일까지 4.95%(773만2779주)를 보유하고 있다가 3일 하루에만 보유 지분을 2.17%(339만3148주) 추가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삼성물산 지분 2.17%가 하루에 매수하기에는 큰 물량이라는 점에서 엘리엇이 사전에 기관 투자가들에게 삼성물산 주식을 매집해 갖고 있도록 한 뒤 당일 통정매매를 통해 명의를 바꾸는 '파킹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감원 조사 결과 엘리엇은 실제 메릴린치, 씨티 등 외국계 증권사 여러 곳과 삼성물산 주식을 대상으로 한 총수익스와프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총수익스와프는 주식 보유에 따른 수익이나 손실이 파생 상품 계약자에게 돌아가는 구조의 파생상품이다. 자기 돈으로 주식을 사는 것은 아니지만 주식이 오르면 이익을 보고 내리면 손해를 보는 기회에 투자하는 것이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가격 등락에 따른 위험 없이 파생상품 판매 수수료를 받고 엘리엇의 요청에 따라 삼성물산 주식을 사 보유했다.

그런데 작년 엘리엇의 지분 공시 시점에 총수익스와프 계약이 해지·정산되면서 해당 삼성물산 주식의 상당량이 외국계 증권사에서 직접 엘리엇으로 넘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런 형식의 총수익스와프는 자기 자본 부담 없이 주식 상승에 따른 차익을 노리고 계약을 맺는 것이어서 정산 후 해당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당국은 일련의 과정에 비춰볼 때 엘리엇이 대량 보유 공시를 피할 수 있는 5% 이하 지분을 유지하다가 최적 시기를 노려 재빨리 지분을 늘릴 목적으로 총수익스와프를 '악용'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자신은 물론 특별 관계자가 합쳐서 특정 회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게 되면 5일 이내에 이를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작년 6월3일 하루 삼성물산 주식 매수량 가운데 엘리엇이 차지한 비중이 80%에 달할 정도로 매수세가 강했음에도 삼성물산 주가는 오히려 0.79% 하락했다.

또 삼성물산 주식의 대량 거래가 일어난 주요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서는 유독 매도와 매수액이 거의 같은 비율로 나타나 이상 정황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다만, 지금껏 국내에서 총수익스와프를 대량 보유 공시 회피용으로 악용했다는 이유로 당국의 제재를 받거나 형사 처벌을 받은 사례가 없어 금감원은 제재 수위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제재안을 마련하면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에 해당 안건을 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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