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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 새해 아침에 모셨습니다.
특별대담, 새해 아침에 모셨습니다.
  • 승인 2006.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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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이 가야할 길은 어디인가.

지난해 우리 언론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스스로의 역할과 임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특히 최근 우리의 언론 환경은 근본으로부터 재인식을 요구받고 있으며, 현실은 가변성에 의해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말 그대로 변혁기를 실감하고 있다.
새해를 맞아 민주사회의 목탁이자 정보화 시대의 오아시스인 오늘의 언론이 가야 할 길에 대해, 특히 전문 언론이 해내야 할 과제에 대해 연세대 강상현 교수(신문방송학과)를 만나 들어 본다.(편집자 주)

이희승 : 최근 언론은 인터넷 영향 등으로 속도의 경쟁이 무한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언론 환경에서 온?오프라인 간 새로운 언론 질서가 형성되는 현상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오늘과 같은 변환기에 신문의 진정한 역할과 사명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강상현 교수 : 새로운 매체는 기존 매체가 지닌 한계를 극복하면서 새롭게 태어나고 또 발전해 나가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신문이 새로운 매체로서의 방송과 인터넷에 그 기능의 일부를 내놓거나 경쟁력에 위협을 받고는 있지만, 신문 매체 자체가 지닌 고유의 특징은 변화되지 않습니다.
신문은 특정 사건이나 사안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비교적 소상히 담아 전달할 수 있고, 그러한 내용을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이동 중에도 어디서나 읽을 수 있고, 필요한 경우에는 원형 그대로 접거나 잘라서 보관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신문은 조직화된 전문 언론인들에 의해 가공, 처리되고 편집, 제작된 정보와 지식을 담고 있기 때문에 매체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비교적 높은 장점을 여전히 지니고 있습니다.

이희승 : 지난해 말 우리 언론은 황우석 교수 보도 과정에서 심각한 갈등구조와 취약한 기반을 드러냈습니다.

강상현 교수 : 언론의 제1 생명은 정확한 보도와 객관 공정한 논평에 있습니다. 때문에 언론인들에게는 자신의 활동 분야와 관련된 높은 지식수준(knowledge)과 취재?기사작성?편집 과정에서의 높은 숙련도(skill), 그리고 그 나름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의식(ethics)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황우석 교수 보도와 관련해서 우리 언론은 - 이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사안이긴 하지만 -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의 한계, 취재원에 접근하는 데 있어 강압적 방법을 동원하거나 금전적 혜택을 받는 등의 취재윤리상의 문제, 사실의 진실성 여부와는 관계없이 어떤 입장을 미리 정해 놓고 이를 추종하는 막가파식 보도, 실제보다도 특정 과학자의 업적과 기대되는 효과 등을 과도하게 부풀리는 과장 보도, 자사의 입장에 맞거나 유리한 내용만을 선택해서 보도하는 편파 보도, 그리고 언론사간의 지나친 헐뜯기식 경쟁보도, 사실에 관계없이 여론의 흐름에 따라 견강부회하는 널뛰기식 보도나 여론을 특정 방향으로 호도하는 여론몰이식 보도 등등...그간의 황우석 박사 보도는 우리 언론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대표작인 사례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우리 언론(인)은 언론(인)으로서의 전문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전문성 제고를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취재보도를 하는 과정에서의 숙련된 기법, 그리고 기자로서의 높은 윤리의식 등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희승 : 언론의 전문화 문제는 오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의 언론은 이제 일부에서 전문기자 및 전문화를 수용하고 있습니다. 전문기자 양성을 위해 서둘러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과거의 일간신문 기자나 방송사 기자들은 대체로 제너럴리스트적인 특성이 강했습니다. 한 기자가 여러 분야를 일정 기간씩 순환 근무함으로써 사회 전반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사회가 매우 복잡하고 전문화되어 가는 추세에 따라 기자들도 이제는 특정 분야에 대해 매우 전문적인 지식과 식견을 갖추지 않으면 그 분야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도 없고, 정확하고 바른 기사를 쓰기도 어렵습니다.
사건이나 상황, 사태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기자가 정확한 기사를 쓸 수 없을 뿐 아니라 올바른 방향 제시를 하기는 더더욱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사회가 전문화될수록 해당 분야와 관련해서 깊은 이해와 지식을 가진 기자, 정보원에 접근하여 핵심 포인트를 잘 잡아내고 어려운 내용을 독자들이 올바르게 쉽게 풀어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자, 그리고 취재 윤리에 대해서도 숙달된 그런 전문기자 양성이 더더욱 절실해진다고 할 것입니다.

이희승 : 우리의 언론환경에서 현재 전문 신문의 역할과 위치에 대해 평가해 주십시오.

다양한 신문들이 공존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특정 전문 분야를 다루는 전문 신문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전문 신문인가 전문 잡지인가 하는 것은 인쇄물의 형태를 가지고 구분하는 것이지 기실 그 위치와 역할은 유사하다고 할 것입니다.
전문 잡지에 비해 전문 신문은 대체로 발간 주기가 짧고 따라서 일정한 기간 내에 더 발행 빈도가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전문 잡지는 주로 월간이나 계간이 많은 데 비해, 전문 신문은 상대적으로 주간이나 월간이 많은 편입니다.
따라서 전문 신문은 일반 신문에 비해 특정 분야에 대한 보다 높은 전문성이 요구된다는 차이가 있고, 전문 잡지와 비교해서는 같이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면서도 전문 잡지보다는 더욱 빠르고 기민한 취재와 정보 전달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전문 신문은 한편으로는 전문성을 요구받으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해당 분야와 관련된 다양한 동향 정보나 관련 의견들을 모아서 보다 신속하게 전달해야 하는 속보성의 임무까지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전문성이 높으면 속보성이 낮고, 속보성이 뛰어나면 전문성이 낮은 경향이 있는데, 전문신문은 전문성과 속보성을 모두 충족시켜야 하는 그야말로 전문 저널리즘의 최첨단에 선 매체라 할 수 있습니다.

이희승 : 현역 언론인으로도 활동하셨는데요. 교수님이 갖고 계신 언론관이나 기자관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강상현 교수 : 언론은 사회의 거울이고 창입니다. 그러나 그냥 단순한 거울이나 창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사람이나 사물, 사건 등을 정확하게 비추는 거울, 사실을 진실되게 볼 수 있게끔 깨끗하거 투명하며 오물이나 뒤틀림이 없는 창이어야 합니다.
오목렌즈 같은 창은 사실을 축소보도하고, 돋보기 같은 창은 세상을 과장 보도합니다. 또 뒤틀린 거울은 세상을 왜곡해서 보여주게 됩니다. 따라서 언론이 사회의 거울이고 창이라고 해서 무작정 좋은 것은 아닙니다. 모든 언론은 정확한 언론, 공정한 언론, 바른 언론이 되기 위해 늘 스스로를 갈고 다듬고 관리해야 합니다.
언론인으로서의 기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담당하는 분야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기 위해 늘 애써야 하고, 보다 많은 것을 보다 효과적으로 알아내고 갈다듬고 전달하기 위한 저널리스트로서의 기능적 숙련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계속해야 합니다. 물론 높은 사회적 책임의식과 윤리의식도 기자의 전문성을 제고하는 데 필수적인 덕목입니다.

이희승 : 병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한국국세신문? 독자께 한 말씀 해 주십시오.

강상현 교수 : 먼저 드려야 했을 인사가 늦었습니다. 우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이미 전문 신문을 보고 계신 독자 여러분이 바로 다름 아닌 전문가이십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다소 불충분합니다. 전문 신문을 보는 진정한 전문가는 그 전문 신문에 대해서 비판적일 뿐 아니라 애정을 가져야 합니다. 아무리 전문신문이라지만 거기에도 불완전한 곳이 많습니다. 그것을 전문가인 독자 여러분이 지적하고 보완과 시정을 요구할 때 전문신문이 더욱 발전하고, 또한 그 독자도 함께 발전하는 것입니다. 훌륭한 독자가 훌륭한 신문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 역시 저널리즘의 한 진리입니다. ?한국국세신문?의 무궁한 발전과 독자 여러분의 건승을 함께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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