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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박근혜 대통령, 소통 방식 확 바꿔야
[특별기고] 박근혜 대통령, 소통 방식 확 바꿔야
  • 日刊 NTN
  • 승인 2016.01.2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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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정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학교법인 운산학원 이사
-(전) 경원대(현 가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우석대 신문방송학과 초빙교수
-(전) iMBC사장, 목포MBC사장, (전) MBC보도국장, 논설주간, 경영본부장

"대표에 취임하면서 대통령과 정례 회동을 하겠다고 했는데 안 됐다. 유감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한 신문과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말이다. 대통령과 제대로 소통을 못했다는 집권당 대표의 고백이었다.

박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국가적 위기를 강조했다. 신년 대국민담화 기자회견에서도 지금이 ‘안보와 경제가 동시에 위기를 맞는 비상상황’이라고 규정했다. 당·청(黨․靑)이 한 몸처럼 움직여도 힘든 판국이다. 그런데 당·청 간 소통도 제대로 안 됐다니 답답하고 안타깝다. 여기에 정치판은 툭하면 진흙탕 싸움질이다. 더욱이 야당은 ‘야당결재법’이니 ‘망국법’이니 하는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을 무기로 삼는다. 국정(國政)은 수시로 발목이 잡힌다. 많은 국민이 이런 정치 현실에 크게 분노한다.

박 대통령은 국가적 위기 상황인데도 국정운영에 비협조적이라며 야당에 대한 비난과 원망을 격정적으로 쏟아왔다. 그런데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벌어졌다. 대통령은 경제위기라면서도 행정공백을 무릅쓴 경제부총리의 국회 복귀, 개혁 입법이 절박하다면서도 여당 원내대표의 외국 대통령 취임 축하 사절 파견 등을 강행했다. 정작 자신은 작년 6월 워싱턴에서 가질 예정이던 한미정상회담까지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로 넉 달이나 연기하지 않았던가. 대통령 스스로 국가적 위기 인식에 대한 절박성과 진정성을 훼손한 꼴이다.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1년 여야 의회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 정치현안을 협의하고자 했다. 의원들은 ‘의회 지도부끼리 논의할 사안’이라고 했다. 오바마는 결국 백악관 회의실에서 쫓겨났다. 소통을 위해 겪은 수모(受侮)였다. 오바마는 여소야대 정국을 잘 헤쳐 나가고 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2013년 사회민주당과의 연정(聯政) 추진과정에서 야당으로 직접 찾아가 17시간 마라톤협상 끝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반면, 1997년 외환위기 직전 YS는 야당 총재인 DJ에게 금융개혁법 통과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 좋겠다는 참모들의 건의를 묵살하다 IMF에 손을 벌리는 불행을 자초했다. 소통하는 정치와 그렇지 못한 정치의 극명한 대차대조표다.

대통령은 국민과의 소통, 정부와 여당 안에서의 소통, 야당과의 소통 가운데 어느 한 가지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기자회견, 대국민 담화, 언론 기고 등 모든 방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지금처럼 가뭄에 콩 나듯 연두회견이나 정상회담 결과 발표 회견 정도에 그쳐서는 안 된다. 주요 현안은 수시로 언론과 만나 설명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보육비 대란에 대한 정부의 초기 대응은 너무 아쉬웠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뉴스거리다. 시장, 학교, 공원 등 국민이 숨 쉬는 삶의 현장도 자주 찾아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SNS 소통도 매우 중요하다.

대통령과 여당 지휘부와의 정례회동도 당장 부활시켜 활성화하고, 전화 소통도 자주 해야 한다. 집안 소통도 제대로 안 된다면 그런 정부에 뭘 기대하겠는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정파트너인 야당과의 소통이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얼마나 절박하게 또 진지하게 야당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했는지 묻고 싶다. 대통령은 야당을 압박하기 전에 야당과의 소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대통령 말 대로 지금이 국가적 위기라면 야당 측과 청와대든, 전화 통화든 자주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협력을 구해야 한다. 필요하면 국회로 직접 찾아가 여야 지도부를 만나야 한다. 헌법 제81조는 대통령에게 그럴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야당이 외면할까 부담스러워할 필요는 없다. 대통령의 진정성이 국민에게 정확히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이 감동하면 야당도 더 이상 못 버틴다. 다음 선거 때 국민이 준엄하게 심판할 것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애국심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국가적 위기에 대한 대통령의 절박성과 진정성이 국민에게 정확히 전달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국민이 감동한다. 그것이 바로 국민을 내 편으로 만드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소통만 잘하면 국회선진화법도 극복할 수 있다. 가장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먼저 가장 소통을 잘 한 대통령이 돼야 한다. 민주주의는 설득과 타협의 정치다. 그것은 소통을 통해 이루어진다. 소통은 진정성이 생명이다. 진정성은 국민을 감동시킨다. 민주주의 정치에서 훌륭한 리더십은 훌륭한 소통에서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빈다. 그것이 곧 대한민국의 성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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