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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기사 아님. 태광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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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cy
  • 승인 2006.11.13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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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 이호진 회장 막무가내 증여방식∼
계열사 돈 빌려서라도 상속작업 밀어부친다?

중학생 아들 그룹 알짜배기 회사 지분 장악
업계 '태광산업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주목'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진 태광그룹 이호진(44) 회장이 요사이 언론에 심심찮게 오르내리고 있다.

지배구조개선기업을 둘러싼 장하성 펀드와의 결전, 그룹의 '돈줄'인 흥국생명이 금산법(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을 어겼다는 지적 등 내용 또한 다양(?)하다.

특히 최근에는 이 회장의 중학생 아들인 현준군을 둘러싼 편법 증여 의혹까지 대두되고 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이 회장 부자가 자신들이 대주주인 회사로부터 빌린 돈을 상속과 그룹 지배권 확충에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국세청에서는 지난 8월부터 태광그룹 모회사인 태광산업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이 조사에서 편법증여 의혹 부분은 물론 특수관계자간 거래와 주식변동 등에 대한 조사까지 전방위적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계열사 돈 꿔서라도 증여는 계속돼야 한다?

지난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태광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한국도서보급(상품권 발행업)은 이 회장에게 회사 자금 11억원을 연 이자 9%에 빌려줬다.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바다게이트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도서보급은 이 회장 부자가 지분의 95%를 갖고 있는, 사실상 오너 개인의 회사나 다름없다.

주목할 점은 1개월 여 뒤에 이 회장의 아들 현준군이 부동산 자산을 관리하는 계열사인 태광리얼코의 유상증자에 8억원의 돈을 들여 참가, 49%의 지분을 확보했고, 51%의 지분을 가진 아버지와 함께 회사 전체의 지분을 나눠가졌다는 사실.

이 회장의 아들은 태광의 또 다른 부동산사업 관련 계열사인 동림관광개발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도서보급은 태광시스템즈에도 지난 4월 연리 7%로 18억원을 빌려줬다.

태광시스템즈는 빌린 돈으로 전산 장비를 구입했지만, 곧바로 이 회장 부자 둘뿐인 주주를 대상으로 유, 무상 증자도 진행시켰다.

유상증자를 통해 액면가 5천원의 주식을 1만8천955원으로 평가한 만큼 이 회장 부자는 무상증자(3만6천548주)를 통해 7억여원의 이득을 얻은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분석했다.

이에 대해 태광 홍보실 관계자는 "증자대금과 대여금은 별개의 것"이라며 "연관성이 보여질 것 같으면 그런 방식을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고 못박았다. 이어 "빌린 돈에 대해서도 이자가 지급됐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스템 통합 관리를 주 업무로 하는 태광시스템즈도 비슷한 시기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이 회장의 아들에게 9천600주의 주식을 배정해줬다.

유상증자 후 이 회장은 가지고 있던 지분 100%를 실권했고, 이 주식은 주당 1만8천955원에 아들 현준군에게 제3자 배정을 통해 넘어갔다. 현준군은 1억8천여만원을 들여 48.98%의 주식을 보유하게 됐고, 이 회장 지분은 51.02%가 됐다.

태광시스템즈는 이후 4월에 각각 1차례씩 주주배정 유상증자, 무상증자를 거치며 총 주식수가 6만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태광산업과 그룹 계열사들이 가져갔어야 할 시스템 통합 부문 사업기회를 이 회장의 개인회사가 가로챈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2세에 대한 편법 증여 의혹까지 제기된 것.

태광시스템즈는 2004년 태광산업의 자사 시스템 통합 사업 부문을 분사해 만든 회사이다. 이 회사는 태광그룹 계열사인 흥국생명과 유선방송업체들의 관련사업을 맡으면서 매출액이 2004년 32억원에서 2005년 289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티브로드전주방송 통한 황당한 증여 이어져

이뿐이 아니다. 그룹 내 SO 사업의 지주회사격인 종합유선방송업체 티브로드전주방송 역시 편법 증여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전체 지분의 75%(284만980주)를 이 회장이, 나머지 25%(94만5천주)를 아들 이 모 군이 갖고 있다. 당초 이 회장이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난해 11월 15일 지분 구조에 변동이 생겼다.

금감원 공시를 살펴보면 티브로드전주방송은 당시 201억원의 유사증자(주식수 314만 9천980주)를 결의했다.

조건은 기존 주주에게 5.25주를 배정하며 유상증자 금액은 주당 6천381원. 특이한 것은 이 유상증자를 하기 직전인 2005년 9월 30일 기준으로 티브로드전주방송은 전체 발생주식(330만주, 이 회장 100% 소유)의 81.8%인 270만주를 감자(5.5주를 1주로 병합)했다는 점. 이 감자로 이 회장은 60만주로 주식수가 줄었다. 하지만 지분율은 100%.

감자를 한 뒤 한 달이 지난 11월 15일 이 회사는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이 회장과 아들 이 모 군이 증자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지분 일부를 포기해 실권주를 발생시켰고,제3자 배정방식으로 현준군이 이를 넘겨받았다.

현준군이 유상증자에 납입한 금액은 주당 6천381원으로 전체 금액은 60억 3천만원이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유상증자 주당금액 부분. 당시 주당 금액은 6천381원으로 책정했지만, 이에 앞서 태광 측은 2004년 5월 계열사인 기남방송과 새롬방송으로부터 티브로드전주방송을 넘겨받을 당시 주당 9천12원을 지불했다.

따져보면 불과 1년 만에 이 회사의 주식 가치가 30%나 낮아진 것이기 때문에 의혹의 눈초리가 불거진 것이다.

더욱이 티브로드전주방송이 당초 실권주 발생 시 일반공모를 하려던 내용을 바꿔 '제3자배정'으로 바꿨다는 점도 의혹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금감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티브로드전주방송은 지난해 11월 15일 이사회에서 유상증자를 결의했고, 이튿날 곧바로 이 회장과 현준군이 주당 6천381원의 가액으로 주금을 납입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런데 거래가 이루어진 뒤인 11월 17일 '기재사항 변경'이라는 제목으로 낸 공시를 보면 '일반공모'에서 '제3자배정'으로 바뀐 것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미 주금납입까지 해놓고 뒤늦게 변경 공시를 한 것에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각을 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그룹 아직 미성년자에 불과한 아들에게 알짜배기 계열사들의 지분을 대거 넘겨주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 회장 부자가 증여와 증자를 통해 공동 소유 회사를 늘려나가는 방식으로 지배권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태광 측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것"이라며 "이른 나이에 증여작업을 하는 것에 대해 문제 삼는 것은 단순히 정서적 차이일 뿐이다" 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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