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최근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증시 주변의 대기성 자금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식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고객예탁금이 1월 말 20조4281억원에서 이달 4일 현재 21조2933억원으로 약 한 달 동안 8천억 원가량 늘었다.

고객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았거나 주식을 판 뒤 회수하지 않은 상태의 자금이다.

주식형 펀드 설정액도 작년 말 63조6천억원에서 올 1월 말 64조4천억원, 2월말 65조3천억원으로 3개월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2월에 증시가 일시적으로 1,900선을 밑돌면서 저가 매수세 유입 등으로 예탁금과 주식형 펀드 잔고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중순 1,900선을 밑돌던 코스피는 국제유가 상승, 유럽과 일본,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글로벌 정책 공조 강화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3주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미국 고용지표 결과가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며 "상승 탄력이 둔화하더라도 코스피 상승 기조는 이번 주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지수 상승을 뒷받침할 내부 펀더멘털(기초여건)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실적 모멘텀 측면에서 주가수익비율(PER) 11배인 박스권을 돌파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 후반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 다가설수록 경계감 내지 투자자의 관망심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