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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정치개혁, 이제는 국민이 직접 나서야
[특별기고] 정치개혁, 이제는 국민이 직접 나서야
  • 일간NTN
  • 승인 2016.03.3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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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정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학교법인 운산학원 이사
-(전) 경원대(현 가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우석대 신문방송학과 초빙교수
(전) iMBC사장, 목포MBC사장
(전) MBC보도국장, 논설주간, 경영본부장

“정치의 목적은 선(善)을 행하기는 쉽고, 악(惡)을 행하기는 어려운 사회를 만드는 데 있다.” 19세기 후반 영국 총리를 지낸 글래드스턴(W. E. Gladstone)이 남긴 말이다. 불행히도 대한민국의 정치는 정반대의 길을 걸어온 것 같다. 정치가 희망과 행복은커녕 부정부패로 얼룩지고 분열과 갈등, 절망을 더 안겨줘 국민이 정치에 넌더리를 낼 정도다. 정치판을 ‘X판’이라며 험한 욕설로 정치인들을 비난하는 국민이 넘친다.

우리는 안보와 경제위기 못지않게 정치위기가 심각하다. 당리당략에 눈이 먼 저질 정치가 빚어낸 비극이다. 많은 국민이 왜 정당과 국회의원들에게 엄청난 세금을 쏟아 붓느냐고 분노한다. 정치권의 추악한 작태는 멀리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다. 4.13총선을 불과 42일 앞두고 타결된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은 국회가 헌법을 짓밟고 위반한 행위였다. 왜? 늦어질수록 현역 의원들이 선거에 유리하기 때문이리라. 여야 모두가 한통속이었다.

정치권은 총선 후보 공천을 둘러싸고도 추잡한 막장 드라마를 반복했다. 새누리당은 특정인을 공천에서 밀어내려고 질질 시간을 끌다 당 대표가 ‘옥새 전쟁’까지 연출했다. 정체성 운운하지만 국민의 눈에는 기준도 원칙도 없는 말장난이었다. 더민주당도 다를 게 없다. 갑자기 뇌물수수 전과까지 있는 외부인(김종인)을 영입해 당의 운명을 맡겼다. 스스로 자생력이 없는 정당임을 고백한 꼴이다. 잘나가나 싶더니 김종인 대표가 주도한 이른바‘셀프공천’에 친노세력이 집단 반발하면서 비례대표 명단이 뒤집어졌다. 이 당의 총선 후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안철수 의원이 급조한 국민의 당은 어떤가. 더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야권통합제의 한 마디에 당 지휘부가 흔들렸다. 선대위원장이 사퇴하고 총선 출마도 포기했다. 이번에도 공천과정에 당적을 바꾼 철새 정치인은 여전했다. 예를 들자면 끝이 없다. 정말 ‘X판’이다.

공룡은 오래 전에 멸종됐다. 지금도 2만 종 이상의 동식물이 사라질 위기다.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치제도나 기업의 흥망성쇠도 마찬가지다. 왕권 군주제가 그랬고, 옛 소련 등의 공산주의 체제도 그랬다. 이제 한국의 정당이 도태될 운명인 것 같다.

악(惡)을 조장하는 최악의 정당정치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든가 이를 대체할 새로운 정치제도를 찾아야 희망을 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국민이 직접 국회해산권, 국회의원 파면권을 행사하고 국회의원의 불체포, 면책특권들을 박탈하는 등의 혁명적 개혁을 모색해야 한다. 국회의원의 지자체 장이나 지방의회 의원에 대한 공천권도 없애자. 스웨덴의 국회의원처럼 의원직을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로 바꿔야 한다.

지금은 첨단 IT시대다. SNS는 순식간에 전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도, 분열시킬 수도 있다. 이런 환경변화는 국민이 직접 참여, 결정하는 직접민주주의 영역의 확대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 낭비적이고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국회나 정당을 대신할 새로운 제도가 더 민주적이고 효율적으로 국가경영을 가능케 하는 시대가 열릴지도 모른다. 삼권분립의 형태와 방식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자. 지금은 정치제도의 진화를 위해 무한한 상상력이 필요한 때다.

이탈리아는 한 국회의원이 스스로 정치인을 “기생충”이라고 비하할 정도로 부패정치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런 나라에서 작년 10월 상원의원 315석을 100석으로 줄이고, 법률제정권한까지 없애는 정치개혁에 성공했다고 한다. 바로 상원에서 찬성 179표, 반대 16표의 압도적 지지로 말이다. 이 정치혁명을 하원의원 경력 1년짜리 정치초년병인 보스키라는 여성 헌법개혁 장관이 주도했다는 점이 더욱 놀랍고 신선하다.

정치개혁을 위해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학계, 언론, 시민단체들이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정치제도가 어떤 것인지 모색하는데 힘을 모아보자. 필요하면 인공지능(AI)도 동원하자. 돈키호테 식 과대망상이라고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인공지능이 세계 최강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결에서 4승 1패로 이기는 세상이다. 정치개혁은 절체절명의 국가적, 시대적 과제다. 정치권은 툭하면 정치개혁을 말해왔다. 이를 믿는 순진한 국민은 없다. 오랜 기간 너무 속아온 학습효과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정치개혁은 4.19혁명이나 1789년 7월에 시작된 프랑스대혁명처럼 대대적인 시민혁명을 필요로 할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 발상의 대전환을 통해 새 정치제도 창조에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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