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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칼럼]백운찬 세무사회장의 의미 있는 도전
[국세칼럼]백운찬 세무사회장의 의미 있는 도전
  • 일간NTN
  • 승인 2016.04.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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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영

 한국세무사회 A 팀장은 최근 몇 개월 사이 엄청난 갈등을 겪었다. 주머니 속에 사직서를 넣고 다니며 한숨과 함께 만지작거리는 것이 습관이 됐었다.

백운찬 세무사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매주 월요일 아침 8시 팀장회의는 ‘공포’의 시간이었다. 강요도 없고, 큰소리도 없고, 비난과 지적도 없는 이 회의가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은 단지 힘든 것 보다 낯섦, 그리고‘자신의 무능’에 대한 스스로의 경고가 작동했기 때문이었다.

A 팀장은 세무사회에 입사한지 20년 가까이 되는 베테랑이다. 적어도 회무 실무라면 시무식부터 종무식까지 빠삭하게 꿰고 있다. 그런 그를 심각한 고민에 이르게 할 정도로 힘들게 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백 회장은 33년 3개월 공직생활에서 솔선수범이 몸에 밴 대표적인 공직자 중 한 사람이다. 단순한 솔선수범뿐 아니라 집중력과 끈기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물이다.

백 회장은 자신의 공직 경험과 능력을 세무사회에 완전히 쏟아붓기로 작정을 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로지 ‘반듯한 세무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기로 했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한다. 

아울러 눈앞에 닥친 현안도 현안이지만, 무엇보다 세무사회가 회원들을 위한 진정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제대로 짜져야 한다는 판단 아래 ‘세무사회 개조작업’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일하는 사무국’으로의 혁신이 그 연장선상에서 산고(産苦)를 겪으며 진행됐고, A 팀장은 물론 사무국 직원들이 ‘변화의 아픔’을 체험했다. 새벽 출근에 상황에 따라 일요일 오후에도 진행되는 회의, 잦은 야근에 현안이 대두되면 철야까지 말 그대로 숨 돌릴 틈이 없다.

백 회장은 고위직 출신답게 대외적으로 자신이 챙겨야 할 굵직한 현안은 꼼꼼하게 챙기면서도, 내부적으로 이처럼 혁신적인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아직 외부에서는 내용을 잘 모른다.

조용근 전 세무사회장이 취임 직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사무국 직원교육이었다. 그것도 첫 출근하자마자 자신이 직접 실무를 가르치는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조 회장은 “깜짝 놀랐다. 세무사회 사무국이 이럴 줄 몰랐다. 공문 하나 시대에 맞게 제대로 나가는 것이 없을 정도로 구닥다리다”라며 “귀찮고 힘들겠지만 이 교육이 여러분에게 ‘귀한 약’이 될 것”이라며 독려했다.

이후 취임한 정구정 회장 역시 자신의 생각과 수준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세무사회 조직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을 자주 토로했고, 결국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해결하는 ‘열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되짚어보면 세무사회 회장은 그동안 누구를 막론하고 자리에 앉자마자 부족한 조직의 한계를 절감했다. 회장이 일을 제대로 하려면 회의체는 물론이고 실무조직이 탄탄하게 뒷받침 돼야 하는데 세무사회 조직은 비효율적인데다 변화에 무딘 관성화된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이는 봉사직인 임원들 탓만도 아니고, 사무국 직원들 탓만도 아니다. 

새 집행부가 들어서고, 현안과 공약사항을 중심으로 과제가 정해지면 사무국은 ‘시키는 일을 하는’ 수동식으로 움직였다. 비상근 상임이사가 주 1회 출근해서 결재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형태다.

그나마 사계절이 한번 지나면 다음 선거 분위기가 나오기 시작하고 이때부터 업무 집중도와 관리강도는 당연히 떨어진다. 적어도 실무 차원에서는 악순환이고, 속칭 ‘주인 없는’ 상태가 반복돼 왔다. 이 시스템으로 세무사회는 나름대로 주장하는 ‘전설’을 써 온 것이다.

평생 조직에서 성장했고, 조직을 이끈 경험이 풍부한 백 회장은 취임 후 세무사회 조직을 정밀진단했고, 곧바로 내린 결론이 원칙을 바로 세우는 일과 사무국 혁신이었다.

회직자가 비상근 봉사직 형태로 참여해 의사결정을 하는 조직에서 사무국의 실무역할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꿰뚫었고, 우선 규정 정비와 현대화된 조직운영 시스템을 도입했다.

매일 아침 회의는 물론 주 1회 팀장회의, 매월 첫 주 전직원 조회 등 참여형 회의체 정상화를 실현했고, 회의 내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회장실 대형 TV는 TV가 아니라 프리젠테이션용 화면이다. 듣고 지시만 받는 회의가 아니라 실무자가 주제를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회의로 바꾼 것이다.

그 결과 최근 현안에 대해 세무사회 연구기획팀이 제출한 보고서를 두고 해당 기관에서 “이것 굉장히 잘 됐네요. 기획재정부에서 작성한 것입니까?”라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처음에는 ‘길어야 3개월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회장님이 ‘지독한 집중력’으로 끌고 밀고를 하셨고, 정말 중요한 것은 일머리와 정확한 길을 알려 주신 것입니다. 예의도 새로 배우고 있습니다. 요즘은 저에 대한 존재감을 제가 느끼고 있습니다.” 세무사회 B팀장의 말이다.

세무사회에 의미 있는 도전이 시도되고 있다. 그 지휘봉을 백운찬 회장이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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