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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砲音]‘대구 정서’ 이번에도 하나일까
[세종砲音]‘대구 정서’ 이번에도 하나일까
  • 일간NTN
  • 승인 2016.04.1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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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파동 거센 역풍 조짐에 무릎꿇은 새누리당 후보들 유권자 감성에 호소했지만 변화된 민심을 못 읽었다면 또다른 역풍이 기다릴 수도
 

<영남일보 송국건 서울취재본부장>

13일 대구 유권자의 심판을 받게 되는 새누리당 후보 11명(무공천 동구을 제외)의 출신 성분을 분류해 보자. 공교롭게도 현역 국회의원과 이른바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후보, 지역사회에서 쭉 활동한 인물이 모두 3명씩이다.

12명의 현역 중 불출마를 선언한 2명(이한구·이종진)을 제외한 10명이 공천을 신청했으나, 김상훈(서구)·윤재옥(달서구을)·조원진 후보(달서구병)만 재공천됐다. 진박은 원래 6명이 스크럼을 짰지만 박근혜정부 청와대 참모와 각료를 지낸 곽상도(중구-남구)·정종섭(동구갑)·추경호 후보(달성)만 살아남았다. 양명모 후보(북구을)는 대구시의원과 대구시약사회장을, 이인선 후보(수성구을)는 계명대 부총장과 경북도 경제부지사를, 곽대훈 후보(달서구갑)는 대구시 행정관리국장과 달서구청장을 지낸 ‘토종’이다. 나머지 2명은 경기도지사 등을 거친 김문수 후보(수성구갑)와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1년 남짓 역임한 중앙공무원 출신 정태옥 후보(북구갑)다.

이들이 공천을 받은 과정도 제각각이다. 6명(곽상도·김상훈·정태옥·곽대훈·윤재옥·조원진)은 경선을 치렀다. 현역 의원 3명 모두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장을 땄는데 이들의 성향엔 차이가 있다. 3선에 도전하는 조원진 후보는 진박-가박(假朴) 논란에서 ‘진박 감별사’를 자처했던 친박계 핵심이다. 반면 재선 고지 등정에 나선 김상훈·윤재옥 후보는 ‘유승민 파동’ 때 친박계에 미운털이 박혔던 초선 7인 그룹의 멤버였다. 경선을 거치지 않고 사실상의 전략공천을 받은 후보 중 4명(정종섭·김문수·이인선·추경호)은 단수추천자로 낙점됐다. 이인선 후보는 여성우선추천됐다가 막판에 단수추천자로 바뀌었다. 또 다른 1명(양명모)은 장애인 몫 우선추천자에 포함됐다.

이들 11명의 새누리당 후보들이 상대해야 하는 본선 경쟁자의 정치적 지향점도 여러 갈래다. 새누리당에서 공천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아예 경선을 포기하고 무소속으로 뛰는 상대가 많다. 정통야당 계열로는 수성구갑의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더민주에서 컷오프된 북구을의 무소속 홍의락 후보가 있다.

결국 새누리당 대구 후보들은 ‘이한구(전 공천관리위원장) 발(發)’ 공천파동의 수혜자, 혹은 희생자가 될 뻔했다가 기사회생한 사람, 또 진박-가박 논란과 무관한 인물이 뒤섞여 있는 셈이다. 그들이 상대할 후보의 성향도 다양하다.

그럼에도 그들은 지난 수요일 두류공원에서 대구 유권자 앞에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최경환 대구·경북 공동선대위원장, 조명희 비례대표 후보도 참석한 자리에서 그들은 대구시민들에게 용서를 구한 뒤 한 번만 더 마음의 문을 열어달라고 읍소했다. 양명모 후보만 “사과와 반성만으론 진정성이 부족하다. 시민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며 강한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삭발을 했다. 출신 성분과 선거상황이 다른 새누리당 후보들은 왜 일제히 하나가 되어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을까. 그런 퍼포먼스는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아마도 그들은 “대구는 하나의 정서다”라는 통설을 철석같이 믿는 거 같다. 과거 선거처럼 이번에도 결국엔 관성(慣性)투표, 감성(感性)투표, 묻지마 투표가 이뤄질 걸로 기대하는 거 같다. 2008·2012년 총선에서 전국적으로 위력을 발휘했던 ‘박근혜 마케팅’이 이번엔 대구·경북에서만 유일하다시피 이뤄지는 현상과 맥을 같이 한다.

과연 그들은 203만 대구 유권자를 관통하는 민심의 흐름을 제대로 읽었을까. 혹시 새누리당이란 큰 틀 속에 갇히지 않고 자기만의 경쟁력을 보여주길 원하는, 달라진 민심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만일 대구는 하나란 통설이 깨진다면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낭패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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