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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칼럼]태양의 후예
[세상칼럼]태양의 후예
  • 일간NTN
  • 승인 2016.05.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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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여자면 '탈세'도 용서되나?"

金 鎭 雄

2016년의 히트작은 누가 뭐래도 ‘태양의 계절’이다. 시청률이 무려 30%를 상회했으니 말이다. 드라마가 아니라 하나의 신드롬이었다. 특히 여성들에겐. 그런데 이 드라마의 성공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자칭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역설적이지만 여성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필수코스인 막장 3요소를 철저히 피해갔다는 점이란다. 재벌과 신데렐라, 알고 보니 남매더라 식의 출생의 비밀, 칡뿌리같이 얽힌 삼각 치정, 이런 쉬운 유혹을 모두 외면하고 오로지 단선적이고 경쾌한 사랑을 전개하였다는 거다.
아울러 칵테일 같은 발랄한 대사들이 로맨틱 취향을 한껏 고무시킨 것은 여성 작가만이 보여줄 수 있는 섬세함일 수도 있겠다.
그러면 대박을 친 이 드라마의 대본 값은 과연 얼마일까? 대외비이지만 드라마 1회당 7천만원에서 8천만원을 김은숙 작가가 받았다고 연예계 기자들은 공공연히 말한다. 16부작이면 10억~13억은 족히 번 것이다.
학술 세미나 후 저녁 식사시간에 그 드라마가 화제로 올랐다. 그런데 세무전문가들의 직업병이 도졌다. 한 분이 말하였다. 김은숙 작가는 가족과 필리핀에 살고 있다는데 어느 나라 거주자로 볼 것인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필리핀 거주자라면 필리핀에 종합소득세를 내야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에 다른 분은 거액의 원고료를 필리핀의 금융기관에 예치하였다면 한국 국세청에는 해외자산신고를 하고 있을까라는 남 걱정까지 얹었다. 그 신고를 놓치면 예금 최대액의 20%씩 매년 과태료로 내야 하는 위험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5년간 무신고이면 해외재산이 몽땅 날아간다.
이어 아름다운 주연 여배우로 화제가 넘어갔다. 그녀는 이제 중화 대륙의 연인으로 부상하였다 까지는 좋았다. 직업병이 발동한 거다. 그녀의 종합소득세 탈세 ‘혐의’에 대한 세평 (稅評)으로 넘어가서는 아름다운 미모가 무색한 세평(世評)이 전개되었다.
조사 당시 문제가 된 2009년부터 3년간은 그녀는 모범납세자로 위촉된 해라는데 그 기간에만 무려 25억원의 소득세를 누락하였단다. 그 정도의 금액이 불거졌다면 세무조사기간을 3년 말고도 그 앞뒤로 넓혀야 하는 것은 상식인데 과세당국은 어째 달랑 그 3년에 국한하였느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세금이 누락되면 세법에 따라 기본적으로 5년간에 대하여 적출을 하여야 하고, 한 발 더 나아가 세금 탈루에 고의성이 있었다면 법이 정한대로 10년에 대하여 적출을 하도록 연장되어야 마땅하다는 거였다. 
당시 보도된 내용대로라면 영수증을 이중공제 받거나 대부분은 아예 증빙이 존재 조차하지 않는데도 신고서에는 필요경비를 무려 54억원 부풀려 써넣은 것이므로 이는 단순한 누락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게 좌중의 견해였다.
그러나 그 사건은 어찌된 연유인지 모범납세자로 지정된 3년간만 달랑 추징하고 그 앞뒤 연도에 대한 추가검증은 왜 할 필요가 없었는지에 대한 일말의 해명도, 추적보도도 없으니 미디어조차 무얼 하는지 의혹은 여전히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지금까지 온 거라는 거였다.
실제로 당시 TV방송에 출연한 한 여성 전문가는 “탈세방법이 단순하고 무식했어요. (필요경비로) 54억원이 증빙 없이 숫자로만 54억원을 썼습니다. 전문가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태죠.”라고 지적하였다. 그러나 그에 대한 본격적인 탐사기사는 없었다.
아름다운 그 여배우만 모르게 3년간(혹은 그 이상의 세월을) 세무대리인이 단독으로 자기가 주인인 양 임의로 54억원의 가공경비를 달고 25억원의 세금을 줄여 신고하여 왔다는 해명은 법적인 책임 문제와 전문가로서의 기본 자질을 떠나 전문가들에게는 마치 유치원 원아가 3년간 대서양을 헤엄쳐 단독 횡단하였다는 주장으로 들린다는 거였다.
신고서에는 납세자의 서명날인이 필요한데 대리인이 단독범행으로 도장까지 도용 날인하였다? 대배우의 매니저조차 전혀 관련되지 않았다? 한 마디로 대리업계 관행상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는 좌중의 분위기였다.
여배우가 몰랐다 치더라도 대리인의 탈세주도’혐의’에 대한 고발문제나 매니저의 공모’혐의’에 대한 처벌문제는 왜 비켜가는지 여전히 의문점으로 남는다는 거였다. 그러자 한 분이 유머러스 하게 말하였다. “내비도! 이쁘자나!” 그러자 여성 참가자가 항의하였다. “남자분들은 참! 이쁜 여자이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건가요?”
하여튼 ‘태양’이 제목에 들어가면 성공인 듯 하다. 돌출 정치인 이시하라의 ‘태양의 계절’이 일본에서 대히트였다. 알랭 들롱이 주연한 프랑스 영화 ‘태양은 가득히’도 전세계적으로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후자는 마지막 순간에 반전이 있었다. 사필귀정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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